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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 가까워진다. 경강선 KTX로 2시간이면 오케이!

  • 지역 : 강원도 강릉시
  • 조회 : 2906
  • 최종수정일 : 2017.12.29

강릉이 가까워진다. 서울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경강선 KTX가 12월 22일 개통하기 때문이다.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에 청량리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정동진역까지 6시간 걸려서 갔을 때를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꼭두새벽에 출발해 밤늦게 돌아오는 강릉 여행은 이제 추억이 될지도 모르겠다. 코레일에서 마련한 경강선 KTX 시승식에 참여해 강릉 하루 여행을 미리 다녀왔다.

경강선 KTX 경강선 KTX<사진제공·코레일>

AM 09:01 서울역 출발

시승식 출발은 서울역이다. 강릉역까지 약 2시간이면 도착한다는 시승식 담당자의 안내가 실감나지 않았다. 용산역과 청량리역, 양평역 구간까지는 기존 경원선과 중앙선 철로를 달리기 때문에 최고 속도까지 내지 못하지만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제 시간에 도착할 테니 느긋한 마음으로 창밖 겨울 풍경을 감상하면 될 일.

기차에 오르는 여행객 서울역에서 강릉을 가기 위해 경강선KTX를 탔다. 서울역에서 강릉을 가기 위해 경강선KTX를 탔다.

천천히 경강선 KTX 내부를 살펴보았다. 앞좌석 아래에는 기차여행 중 노트북PC나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를 설치해 두었다. 와이파이도 잘 잡혀 인터넷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앞뒤 좌석 간격도 넓다. 특실에는 잡지를 비치했고, 열차 칸 사이에는 음료 자판기도 운영 중이다.
서원주를 지나니 경강선 KTX 운행을 위해 건설한 철로로 들어섰다. 만종역부터 속도가 높아져 시속 250km로 달린다. 그전까지는 시속 150~230km로 운행한다고 한다. 최대 시속 330km까지 달릴 수 있지만 강원도 지형의 특성 때문에 속도를 조절했다. 경강선 KTX 구간에는 만종과 횡성, 둔내, 평창, 진부, 강릉 등 6개 역이 있다. 국내에서 가장 긴 대관령터널(약 21.7km)을 비롯해 터널 34개와 교량 53개도 새로 만들었다. 서울에서 경강선 KTX를 타기 위해서는 서울역, 청량리역, 상봉역을 이용하면 된다. 강릉역까지 열차 운임은 서울역 기준 2만 7600원, 청량리역에서 탑승했을 때는 2만 6000원, 상봉역에서는 2만 5600원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인천공항에서부터 강릉역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에서 올림픽 경기장이 있는 진부역까지 운임은 3만 4400원, 강릉역까지는 4만 100원이다. 기차역에 내려서 경기장까지는 무료 셔틀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노트북PC나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왼쪽/오른쪽]노트북PC나 휴대전화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 /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등받이를 조절하는 버튼 입석 승객을 위해 열차 칸 맨 뒤에 준비해둔 잡지와 소형 TV [왼쪽/오른쪽]등받이를 조절하는 버튼 / 입석 승객을 위해 열차 칸 맨 뒤에 준비해둔 잡지와 소형 TV

강릉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쯤. 매끈한 원형으로 디자인한 강릉역이 눈길을 끈다. 자동차로 3시간 정도 걸렸을 강릉에 빨리 도착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2시간이면 강릉에 도착할 거란 코레일 담당자의 말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강릉역을 중심으로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비롯해 강릉 주요 여행지가 매우 가깝다.

강릉시 선교장 강릉시 선교장(船橋莊) 선교장 열화당 열화당 현판 [왼쪽/오른쪽]선교장 열화당(悅話堂) / 열화당 현판

AM 11:20 강릉 선교장

강릉역에서 첫 걸음을 옮긴 곳은 선교장이다. 조선시대 상류층 가옥이다. 선교장의 진짜 아름다움은 주변 경치와 함께 감상할 때 느낀다.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족제비를 잡기 위해 지금의 선교장 자리까지 왔다 명당자리를 알아보고는 집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선교장을 세운 이후 지금까지 약 300여 년 동안 후손들이 명맥을 유지하며 가문과 집을 관리하고 있다고 하니 명당을 고른 이내번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된 셈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드넓은 평지에 자리한 선교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주변을 둘러싼 낮은 산등성이가 보였는데 풍수지리를 잘 모르는 이가 봐도 집을 짓기에 썩 괜찮은 위치라 느껴졌다.

열화당에서 행랑채를 따라 이동해 안채로 들어갔다. 열화당에서 행랑채를 따라 이동해 안채로 들어갔다.

관람은 본채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사대부 집안답게 담장 위로 올라간 솟을대문이 여행객을 맞이했다. 대문을 들어서 왼쪽으로 돌아 열화당 마당에 섰다. 햇볕을 가려주는 차양이 눈길을 끌었다. 선교장에 잠시 머물던 러시아공사관 직원들이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1815년 만들어 준 것이다. 차양과 처마 주변에 연꽃과 구름 문양으로 마감한 나무 기둥이 눈에 띈다. 시선을 조금 높이자 열화당과 행랑채 지붕 위로 고개를 내민 나무가 보였다. 잠을 자고 일어난 아이 머리카락처럼 삐죽하게 뻗친 모양이다. 푸른색 차양 색깔과 더불어 계절마다 색이 달라질 나무와 잎을 상상해봤다. 곧 함박눈이 내리면 열화당은 어떤 얼굴로 변할까. 열화당을 비롯해 선교장에서 눈길을 건물에만 고정해서는 이곳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지붕의 곡선과 너머에 자리한 산자락, 또는 너른 평지까지 두루 살피고 즐길 자세가 필요하다. 열화당은 선교장의 남자 주인이 살던 사랑채다. 건물 주변을 거닐며 이 풍경을 오롯이 소유했을 선교장 주인을 생각하니 순간 부러워졌다.

선교장 동별당 안채에서 동별당 뒤로 걸어가 발견하는 선교장 사당 [왼쪽/오른쪽]선교장 동별당 / 안채에서 동별당 뒤로 걸어가 발견하는 선교장 사당 오재당(吾在堂)

열화당 관람 후에는 행랑채를 따라 안채로 이동했다. 여성들이 머물며 선교장 살림을 돌보던 장소다. 안채에서 동별당 뒤쪽으로 걸어가 얕은 언덕 위에 생각지도 못한 소박한 건물 한 채를 발견했다. 선교장 사당인 오재당(吾在堂)이다. 조상들 신주를 모시는 곳이다. 오재당을 중심으로 봄에는 꽃이 만개하고 가을엔 붉은 낙옆이 쌓여 있을 경치가 눈에 그려진다.

활래정 열어놓은 활래정 문을 통해 본 연못 풍경 [왼쪽/오른쪽]활래정(活來亭) / 열어놓은 활래정 문을 통해 본 연못 풍경

본채 관람을 마치고 나와 활래정(活來亭)을 볼 차례다. 활래정은 인공으로 판 연못에 돌기둥을 박고 세운 정자다. 여름에 왔다면 보기만 해도 시원했을 테지만 겨울 초입의 활래정에서는 쌀쌀함만 느껴진다.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뤄 선교장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다. 선교장 집안은 대대로 만석꾼 소리를 들을 만큼 대지주였다. 활래정 앞에 서니 선교장 가문이 대단한 이유가 단지 재력 때문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정자와 연못 풍경을 감상하면서 선교장 후손들이 재물만큼 풍류 또한 중요하게 생각했을 거라 짐작해봤다.

PM 01:30 강릉 오죽헌

선교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조선시대 건축물로 유명한 장소가 한 곳 더 있다. 조선시대 예술가로 유명한 신사임당의 본가, 신사임당의 아들이자 조선 최고 학자인 율곡 이이가 태어난 장소, 바로 강릉 오죽헌이다. 집 주변에 줄기가 까만 대나무가 많아 이름을 오죽헌으로 지었다. 이곳에는 문성사를 비롯해 몽룡실, 어제각, 안채, 바깥채 등이 있다. 조선시대 중기 예술과 학문의 꽃을 피운 두 주인공이 머물던 장소라 생각하니 오죽헌의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에는 율곡의 어머니로서만이 아니라 스스로 천재 예술가로 재평가 받는 신사임당이 머물던 집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오죽헌 어제각 오죽헌 어제각(御製閣) 율곡 이이의 영정을 보관 중인 오죽헌 문성사 오죽헌 문성사 율곡 이이의 영정을 보관 중인 오죽헌 문성사(文成祠)

가장 안쪽에 있는 어제각부터 둘러봤다. 율곡이 지은 <격몽요결>이란 책과 어린 시절 직접 사용하던 벼루를 보관하는 집이다. 어제각과 담장을 하나 두고 연결한 바깥채 주변에 서 있는 감나무 몇 그루가 겨울 운치를 더한다.
바깥채 건물에 새겨진 글씨가 눈에 띄었다. 조선시대 정조 때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새긴 시구다. 나무 기둥 열 군데에 글씨를 새겼는데 이를 발견하고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자가 어려워 포기하려는 순간, 건물 앞에 글씨의 위치와 뜻을 표기한 해설을 발견했다. 어제각과 바깥채 구경을 마치고 문성사와 몽룡실이 있는 마당으로 이동했다.
몽룡실은 신사임당이 율곡을 낳았던 방이다. 신사임당이 아들을 낳을 때 용꿈을 꾸었다 해서 몽룡실이라 지었다. 지금은 신사임당의 영정을 보관 중이다. 마당 정면에 자리한 건물이 문성사다. 율곡의 영정이 있는 사당이다. 무엇을 기원하는지 율곡의 영정에 고개 숙이며 기도하는 방문객도 보였다. 후손의 출세를 기도하는 것일까.

PM 03:00 안목항 커피거리, 그리고 다시 서울로

강릉 하루 여행의 마지막 장소로 안목항 커피거리를 택했다. 오늘의 여행을 은은한 커피 향과 바다 경치를 즐기며 마무리하고 싶어서다. 커피 맛을 잘 몰라도 상관없다. 분위기에 취할 마음만 있다면 안목항 커피거리는 여행지로 매우 훌륭하다. 안목항에 처음 온 여행객은 어느 카페에 들어가야 할지 몰라 살짝 당황할 수도 있을 듯. 그러나 관광지에서 유명한 맛집 찾듯 스마트폰을 꺼내 이름난 카페를 검색하지는 말자. 정보보다 자신의 감성을 따라 마음 끌리는 곳, 걸음이 이끄는 커피집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곳이 어디인들 좋지 않을까.

안목항 커피거리 안목항 커피거리 안목항에서 영업 중인 카페들 안목항에서 영업 중인 카페들 안목항에서는 커피를 마시다 해변 산책을 즐겨도 된다. 안목해변 안목항에서는 커피를 마시다 해변 산책을 즐겨도 된다.

안목항에 있는 카페는 대부분 바다 쪽으로 좌석을 두고 영업 중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순간, 해변 산책을 즐기기 위해 일어서는 연인들의 자리를 발견하고 바다가 잘 보이는 좌석에 앉았다.
안목항에서는 커피를 즐길 장소로 카페만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도로 중간에 설치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셔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설탕커피, 블랙커피, 밀크커피뿐 아니라 대추생강차, 코코아, 율무차 등 여행자의 기호를 고려해 판매품목도 다양하다.
안목항 커피 향을 뒤로하고 강릉역으로 출발했다. 서울역으로 출발하는 오후 5시 30분 기차를 타기 위해서다. 강릉에 올 때처럼 서울로 돌아오는 귀갓길도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눈이라도 와 길이 막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을 마친 후 밀려오는 피곤함에 기차에서 잠시 단잠에 빠졌다. 어렴풋하게 꿈속에서 강릉의 하루를 다시 여행한 것도 같다. 달콤한 잠에 얼마나 취했을까. 어느새 서울역에 도착했다. 벌써 강릉 여행이 추억이 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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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

선교장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운정길 63
  • 문의 : 033-648-5303(관람 문의)
오죽헌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
  • 문의 : 033-660-3301~3308(오죽헌/시립박물관)
안목해변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창해로 14번길 16
  • 문의 : 033-640-4414(강릉 관광안내)
주변 음식점
숙소
  • VV호텔 : 강원도 강릉시 하슬라로 192번길 22-1 / 033-647-2222
  • 루소호텔 : 강원도 강릉시 교동광장로 100번길 12 / 033-647-9400
  • 강릉ing게스트하우스 : 강원도 강릉시 용지각길 19 / 010-5919-0050

글, 사진 : 이시우(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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