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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아래 은평구 신상 맛집

  • 지역 : 서울 은평구
  • 조회 : 7375
  • 최종수정일 : 2017.04.07

봄날. 산 아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따뜻한 테이블 풍경.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합이다.

굵은 나무들 사이로 연두빛 잎이 돋아나고 있고, 하얀 새 한마리가 그 사이를 날고있다. 돌담 위에 기왓장. 기왓장안에 이끼가 있다.

봄. 듣기만 해도 근질근질한 단어다. 시인 신달자는 그 마음을 참새들 불러 모아 '봄풍경'으로 노래했다.

「싹 틀라나 / 몸 근질근질한 나뭇가지 위로 / 참새들 자르르 내려앉는다 / 가려운 곳을 찾지 못해 / 새들이 무작위로 혀로 핥거나 꾹꾹 눌러 주는데 / 가지들 시원한지 몸 부르르 떤다 / 다시 한 패거리 새 떼들 / 소복이 앉아 엥엥거리며 / 남은 가려운 곳 입질 끝내고는 / 후드득 날아오른다 / 만개한 꽃 본다」

근질근질한 봄은, 결국 나뭇가지에 만개한 꽃을 피운다는 얘기다.

길 양 옆으로 심어져있는 나무사이 길을 한 커플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고 있다.

봄은 간질간질하다. 사랑이 싹트는 연인들에겐 더욱 그렇다. 이어폰을 나누며 숲길을 걷는 두 사람의 귓속으로 로이킴의 '봄봄봄'이 감미롭게 흘러들어온다.
「봄 봄 봄 봄이 왔네요 / 우리가 처음 만났던 / 그때의 향기 그대로 / 그대가 앉아 있었던 그 벤치 옆에 / 나무도 아직도 남아 있네요~」
간질간질한 봄은 당장이라도 꽃망울을 터뜨릴 듯한 연인에게 밝은 표정을 선사한다.

초록 체크무늬 돗자리에 준비해온 쿠키와 음료를 세팅해놓았다.

봄은 알록달록 화려하다. 굳이 꽃을 불러들이지 않아도 빨강 노랑 파랑의 등산객들을 산으로 불러 모은다. 산에 오르는 어머니들의 봄 마중은 '청춘을 돌려다오'란 유행가 가사처럼 애절하다. 간질간질 근질근질했던 과거를 담아 목청껏 봄을 합창한다. 학창시절 풍금소리에 맞춰 불렀던 이 노래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 건넌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다주~」

가로로 가운데에는 강이 흐르고 있고, 산에는 산수유와 벚꽃이 피어나고 있다.

봄은 멀리 보이는 산으로부터 온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듯 온통 흑갈색의 나무와 숲, 심지어 사철 푸르다는 소나무조차 암청색이던 곳에 연두색 새잎이 달린다. 주변의 검은 대지엔 아지랑이와 함께 초록 풀이 돋아난다. 기적처럼 매년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만, 봄이 시작된 산을 보는 마음은 올해도 역시 두근두근 설렘이다. 서울의 봄은 남쪽의 관악산에서 시작해, 시내 한복판의 남산을 거쳐, 북한산에서 정점을 찍는다.
관악산은 이름에 들어있는 악(岳)이 나타내듯 비교적 가파른 산이다. 남산의 높이는 262m. 산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나지막하다. 서울을 북쪽으로부터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북한산은 악(岳)하기도 하지만 민망하기도 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산이란 얘기다. 봄이 되면 북한산으로 유독 등산객들이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행코스가 완만한 구기터널과 북한산성 코스가 특히 그렇다.

벚꽃나무 아래 뒤돌아 앉아있는 아이를 찍어주는 엄마 돌틈사이로 피어난 연보라색 꽃

봄의 시작과 함께 주말 오후면 북한산 가까이 있는 불광역과 연신내역 부근은 북새통이다. 산에서 내려와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 맥주 한 캔으로 산행의 육체적 피로를 풀려는 등산객들이 몰려선다. 그러나 화사한 봄 햇살 아래 막걸리와 맥주만으로 산행을 마무리하는 건 아쉽다는 사람들이 많다.
굳이 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멀리서 북한산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을 마시며 나른한 봄을 느끼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바람을 알아차렸는지 불광역과 연신내역을 주축으로 하던 은평구의 먹거리 지도가 확 달라지고 있다.
은평 뉴타운으로, 은평구청 근처로, 불광천변으로 쭉쭉 뻗어 가며 분위기 좋고 맛도 뛰어난 음식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홍대, 상수동, 연희·연남동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난 젊은 오너셰프들이 이곳으로 집합 중이다. 해외에서 공부하고 들어온 셰프들은 자신의 음식에 개성을 듬뿍 담아내며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북한산에서 내려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한두 코스를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은평의 맛집. 굳이 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불광천을 걸으며 살랑살랑 봄 향기를 가득 담을 수 있는 신흥 음식점과 카페도 함께 모아봤다.

1인1상(1인1잔)

창 너머로 북한산이 펼쳐지는 1인1상. 1인 상에 음식과 술을 내오는 콘셉트로 문을 열었다 창 너머로 북한산이 펼쳐지는 1인1상. 1인 상에 음식과 술을 내오는 콘셉트로 문을 열었다 1인1상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피쉬앤칩스 1인1상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피쉬앤칩스

한 사람에게 하나의 밥상을 낸다는 독특한 개념의 레스토랑 겸 카페. 하나고등학교 건너편의 은평한옥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한옥풍의 5층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는데 입보다는 눈과 마음이 더 즐거운 곳이다. 창밖으로 펼쳐진 북한산과 한옥의 지붕이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는 눈 맛이 으뜸. 130만원~150만원 짜리 소반(양병용 작가)을 직접 쓰는 즐거움이 두 번째다. 여기에 묘하게 한식이 아닌 서양 음식이 오른다. 그릇(김상용)과 젓가락(최성우) 역시 상품이 아닌 작가의 제품이다. 점심 1만7000원부터. 월요일 휴무.
주소 서울 은평구 진관동 134-31 전화 02-357-1111

쿠아레 비·쿠아레

쿠아레 비 창문에 빵위에 앉아있는 사람과 다람쥐 그림이 그려져있다. 외부에서 보는 쿠아레 비 쿠아레 비 빵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구워 내는 쿠아레 비 북카페 쿠아레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책을 골라 볼 수 있어 혼자 찾는 사람이 많다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북카페 쿠아레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양한 책을 골라 볼 수 있어 혼자 찾는 사람이 많다

1층은 베이커리(쿠아레 비), 3층은 북카페(쿠아레)다. 출판전문가가 꾸민 소박한 공간이지만 내용의 구성은 무척 알차다. 1층에선 좋은 재료와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구워 내는데 가격도 착해 주변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다. 북카페에서는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다양한 책을 마음껏 골라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공원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혼자서 작업하거나 사색하기에 좋은 곳이다.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복도는 멋진 포스터로 장식돼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소 서울 은평구 진흥로 101 전화 쿠아레 비(베이커리) 02-356-7886, 쿠아레(북카페) 070-8880-7870

스시쇼부

319 319 그날그날 다양한 횟감과 맛있는 설명이 곁들여지는 오마카세

3명의 셰프가 의기투합해 문을 연 초밥전문점. 맛을 논하기에 앞서 개업 1년도 안 돼 셰프의 숫자가 7명으로 늘었다고 하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듯하다. 독특하게 카운터에 앉을 때와 일반 홀이나 별실에서 식사할 때의 값이 다르다. 10여 석의 카운터에서는 '셰프 맘대로(일본어 표현으론 오마카세)' 메뉴로 그날그날 다양한 횟감과 맛있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저녁 시간에 카운터(4만원)에 앉아 배를 채우고 나면 내 지갑보다 가게 걱정을 할 정도로 푸짐하고 알차다. 점심 1만3000원부터. 매주 화요일 휴무. 예약 필수.
주소 서울 은평구 은평로11길 12-24 전화 02-385-0045

브릭하우스76

브릭하우스76에서는 15가지 내외의 수제맥주를 입맛 따라 맛볼 수 있다 브릭하우스76에서는 15가지 내외의 수제맥주를 입맛 따라 맛볼 수 있다 브릭샐러드 치킨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브릭샐러드와 치킨

수제맥주만으로 은평부심(은평의 자부심)이라 할 만한 곳이다. 은평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동갑내기 40대 초반 부부가 고향 사랑의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전국 소규모 양조장에서 장인들이 만든 수제맥주를 선별해 판매하는데 가격은 5500원부터. 사장 부부의 깔끔한 서비스와 더불어 봄날 달빛 아래 칼칼한 목을 달래기 최고인 장소다.
안주류는 브릭샐러드 8000원부터, 파스타와 피자와 리조토 메뉴도 분위기만큼 맛나다. 한 달에 한 번 푸드트럭을 불러 재미난 콜라보 행사도 연다.
주소 서울 은평구 연서로 40 전화 02-353-1976

차이몬스터

부드럽게 삶아낸 돼지고기에 아삭한 오이, 대파를 곁들여 먹는 오향장육 칼칼한 짬뽕탕 한 그릇이면 어른 셋의 안주로 부족함이 없다 [왼쪽/오른쪽]부드럽게 삶아낸 돼지고기에 아삭한 오이, 대파를 곁들여 먹는 오향장육 / 칼칼한 짬뽕탕 한 그릇이면 어른 셋의 안주로 부족함이 없다

서울 시내 대형 중식당에서 10년 넘게 실력을 닦은 오너셰프의 중국식당. 점심 영업은 안 하고 저녁 시간에 문을 열어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손님을 받으니 요즘 유행하는 '중식포차'란 표현이 더 정확하다. 포차라고 해도 실내 분위기는 무척 깔끔하다. 셰프의 장난기 어린 외모와 맞아떨어지는 포켓몬스터 등의 피규어 장식이 눈길을 끈다.
매일매일 만들어 내는 짬뽕 육수가 주특기. 오향장육 한 접시(1만8000원)에 안주용 짬뽕탕(1만8000원)이면 어른 셋의 안주로 부족함이 없다. 모자라면 짬뽕탕 국물에 밥 말아 먹기. 둘째·넷째 주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 은평구 불광천길 334 전화 02-305-7843

출처 : 청사초롱
글 : 유지상(음식칼럼니스트), 사진 : 청사초롱 박은경 기자, 문유선(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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