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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판 없어도 핫한 가게

    • 지역 : 서울 기타지역
    • 조회 : 5191
    • 최종수정일 : 2018.04.05

    간판이 없어서 기웃하던 이들의 시선이 이내 수백, 수천 장의 SNS 인증 샷이 되어 돌아오는 가게들이 있다. 가격은 다소 높게 느껴지지만 맛과 공간, 분위기와 기분 등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매력적인 아이디어는 주머니를 탈탈 털어볼 만하다. 제품의 질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외관을 보고, 문을 열며, 자리에 앉아 구경하는 재미에 연신 고개를 돌리다가 주문한 음식이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감탄의 연발총은 발사된다. 가게의 진화와 변신은 현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로서 감사한 일이다. 지루한 일상 속 순간의 감동을 받고 싶다면 찾아가 보자! 간판 없는 가게.

    간판 없는 간판 없는 가게 전경 간판 없는 ‘간판 없는 가게’ 전경

    아무도 몰랐다, 이곳은 레스토랑이다! 익선동 ‘간판 없는 가게’

    젊은 친구 셋이 모여 큰일 한번 냈다. 큰일은 더욱 커져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어느 때보다 즐겁다는 세 명의 대표가 개성만점 이탤리언 레스토랑을 열었다. 이름도 공간도 메뉴까지 모두 색다르지만 거부감 없는 가게, ‘간판 없는 가게’다. 주메뉴는 파스타와 리소토, 피자. 거기에 음식의 맛을 더할 수 있는 음료와 주류를 곁들였다. 간판은 세우지 않았다. 간판 없이도 동네 사람들이 늘 찾는 시골의 작은 음식점처럼 맛과 정, 분위기만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이들은 운영과 기획, 마케팅, 요리 등 각자의 분야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2017년 7월 간판 없이 가게를 오픈했다. 이후 오히려 간판이 없어서 찾아오는 사람이 넘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단출하고 익숙해 보이지만 개성 넘치는 메뉴판 옛 공간의 본래 모습을 간직한 인테리어 [왼쪽/오른쪽]단출하고 익숙해 보이지만 개성 넘치는 메뉴판 / 옛 공간의 본래 모습을 간직한 인테리어

    이들이 내놓는 퓨전 이탈리아식 메뉴는 브레이크타임 전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다. 명랑파스타, 굴파스타, 스테이크 리소토, 시금치피자 등 우리에게 낯익은 재료가 들어가고 이름도 익숙한 메뉴이지만 완성된 음식의 모양과 맛을 보면 상상 그 이상이다. 이곳은 음식에 사용되는 소스와 육수를 모두 직접 만든다. 바질페스토로 버무린 방울토마토며 토종 고추로 담근 피클 역시 매력적인 맛을 지닌 이 집의 자랑이다.
    익선동 한옥 골목은 이들이 가정집 같은 포근한 느낌의 레스토랑을 추구하기에 더없이 마침한 장소였다. 공간의 옛 모습은 남기고 절제된 세련미를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조차 간판은 달아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고. 유행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잡지 등 언론 매체에서 취재 문의가 들어올 정도로 세 명의 대표는 간판 없는 트렌드를 실감하는 중이다.

    여심 저격 명란파스타 여심 저격 명란파스타 개성 넘치는 모양의 메뉴들 눈송이 치즈 속 숨겨진 삶은 달걀과 시금치가 조화로운 시금치피자 [왼쪽/오른쪽]개성 넘치는 모양의 메뉴들 / 눈송이 치즈 속 숨겨진 삶은 달걀과 시금치가 조화로운 시금치피자

    ‘간판 없는 가게’가 자리한 익선동 한옥 거리는 서울 도심 중심가에 위치한다. 이른바 도심형 한옥인데 1970년대 도시계획으로 한옥 마을이 조성되었다. 서민의 배를 채워주던 고깃집과 전집, 국숫집이 즐비하던 이곳에 기존 공간을 해치지 않으면서 세련된 인테리어로 무장한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남녀노소 많은 이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간판 없는 가게는 기다림이 기본이다. 이 집의 분위기와 맛을 즐기고 싶다면 가장 먼저 웨이팅 노트에 이름을 적어두는 것이 필수다. 바로 앞집, 옆 골목 등 곳곳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나니 기다리는 자에게 지루함은 허용되지 않는다.

    볼거리 넘치는 한옥 골목 익선동에 자리한 간판 없는 가게 볼거리 넘치는 한옥 골목 익선동에 자리한 ‘간판 없는 가게’

    포토존인가요? 망리동 카페 ‘자판기’

    ‘인생 분홍’ 만난 듯 자판기 앞에서 연신 포즈 잡고 사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초창기에는 진짜 포토존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자판기 앞에서 포즈 잡고 사진 찍다가 자판기가 벌컥 열려 놀람과 민망함을 동시에 가져야 했다고. 이제는 누구나 안다. 핑크 자판기가 출입구라는 사실을. 자판기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자판기 출입구에서 누가 나오지는 않을까 어느 정도 눈치를 보고, 자판기 문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사진 촬영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배려하며 서로서로 자판기 경계에서 예의범절을 다한다.

    줄을 서시오 여기는 사진 찍기 좋은 자판기 입구입니다 자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자판기 속 세상 [왼쪽/오른쪽]줄을 서시오~ 여기는 사진 찍기 좋은 ‘자판기’ 입구입니다! / 자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자판기 속 세상

    핑크 자판기와 멍멍이 앞에서 포즈를 잡고 이리저리 인증 샷을 날렸다면, 이제 뒷사람에게 포토존 자리를 넘기고 자판기 문을 열 차례다. 묵직한 자판기 문을 어찌 열어야 할까? 스타일 무너지며 분홍 문을 잡고 서성이지 말자. 다소 무겁긴 하지만 문 옆에 달린 고리를 잡고 힘껏 당기면 된다. 자판기 안에는 온통 분홍빛으로 치장한 핑크월드가 펼쳐진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모티브를 따온 이곳의 주인장이 원하던 공간이다. 이곳은 자판기 속 세상이다. 이상할 건 없지만 분명 현실과는 다른 세상 속으로의 초대다. 분홍빛 세상, 입가에는 이미 미소가 번지고 두 볼에 핑크 기운이 퍼진다. 동그란 도넛, 틴 케이크라 불리는 캔 속 컵케이크, 서너 번 주저하다 겨우 숟가락을 들고 그 속을 파헤칠 용기가 생기는 심장 저격, 예쁨 주의 카페 메뉴다. 매장 가운데 중정의 실내정원, 벽면으로 이어진 좌석 배치 등 인테리어 역시 새롭다. 오래된 우유 냉장고는 핑크빛 단장하고 세워졌고 라임이 담긴 물을 따라 마시는 종이컵도 분홍 분홍이다. 문 앞은 물론 실내 곳곳은 그대로 인생사진을 위한 배경이다.

    모든 메뉴는 예쁨 주의 핑크 고래가 캔(Tin) 속에 퐁당 [왼쪽/오른쪽]모든 메뉴는 예쁨 주의 / 핑크 고래가 캔(Tin) 속에 퐁당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카페 소품들 나무 트레이에 나오는 메뉴들 [왼쪽/오른쪽]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카페 소품들 / 나무 트레이에 나오는 메뉴들

    카페 ‘자판기’가 있는 동네는 지하철 6호선 망원역에서 멀지 않은 망원시장 거리다. 일명 망리단길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핫한 골목이 된 지 이미 옛일이다. 거기에 분홍빛 자판기 카페의 등장은 더 큰 주목을 받는 데 한몫했다. 카페에서 분홍 분위기를 즐기고 나오니 망리시장 거리 곳곳에 분홍빛 간판들이 눈에 찬다. 온 세상이 이처럼 핑크하기만 하다면 오늘도 내일도 조금은 밝게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재미있는 분홍 세상 자판기 카페가 전하는 선한 기운이다.

    작은 소품에도 담긴 카페 자판기의 개성 핑크 세상 속 푸른 정원 [왼쪽/오른쪽]작은 소품에도 담긴 카페 ‘자판기’의 개성 / 핑크 세상 속 푸른 정원

    클럽 아니야, 빵집이야! 압구정동 ‘아우어 베이커리’

    영어 명칭은 ‘OUR’, 한글로는 ‘아우어’라고 명명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름부터 시작이다. 아우어 뒤에 이어지는 밑줄. 우리의(OUR)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아우어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친구들이 뭉쳐 만든 마케팅 비즈니스 스타트업인 CNP의 작품 중 하나다. CNP는 브랜딩과 마케팅, 디자인 등 젊은 생각을 탄탄하게 성장시켜 나가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아우어베이커리 역시 그에 따른 결과물이며 더 확장해 나갈 CNP의 브랜드인 셈이다. 베이커리를 시작으로 파스타, 다이닝, 카페 등 아우어가 보여줄 분야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아우어로 시작되는 브랜드 외에 정직하고 건강한 음식을 전하는 배드파머스, 미국 가정식을 선보이는 색다른 패밀리 레스토랑인 브라더후드키친 등도 CNP의 작품이다.

    빵집일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아우어 베이커리’의 간판 없는 외관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묵직한 출입문 [왼쪽/오른쪽]빵집일 거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아우어 베이커리’의 간판 없는 외관 /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묵직한 출입문

    우리 모두 함께 꿈꾸는 세상, 아우어에 담겨 있다.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바가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모든 사람은 무언가를 원한다. 그중 아우어베이커리가 원하는 것은 빵! 그것도 맛있고 건강하고 예쁜 빵이다. 아우어베이커리의 외관은 세련미와 단순미의 조합이다. 삼거리 모퉁이에 자리하는 건물 1층에 블랙 타투 같은 문양의 묵직한 문은 잘 밀리지도 않는다. 무언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면 외부 건물의 크기로 상상되는 규모보다는 아담한 카페 공간이 펼쳐진다. 전체적으로 블랙 색감의 인테리어에 나무와 철의 질감을 잘 살린 가구, 황금빛 조명들이 마치 한 장의 그림 속 색깔들처럼 어우러진다. 거기에 코끝을 자극하는 빵 냄새와 커피 향은 침샘까지 자극한다. 베이커리 스튜디오 앞으로 진열대가 있고 그 위에 SNS를 뜨겁게 달군 빵들이 각기 다른 색과 모양을 뽐내며 놓여 있다. 시금치치아바타, 소시지페이스트리, 더블치즈, 크랜베리호두, 잡곡식빵 등 아우어만의 색과 멋을 담은 빵 종류가 줄지어 있다. 그중 나오자마자 철판이 비워지는 메뉴는 더티초코다. 발로나 코코아로 반죽한 빵오쇼콜라로 코코아 가루가 소복이 쌓여 있다. 손으로 찢어 먹으면 빵의 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푸짐한 코코아 가루는 손과 입, 온 주변으로 흩어진다. 이런 모습이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근래에 신메뉴도 선보였다. 베리잼을 넣은 초코크로아상 위에 머랭을 가득 올리고 토치로 구워낸 머랭베리다.

    신메뉴 머랭베리 빵 한 조각 한 조각에 담긴 아우어베이커리의 매력적인 개성 [왼쪽/오른쪽]신메뉴 머랭베리 / 빵 한 조각 한 조각에 담긴 아우어베이커리의 매력적인 개성 오븐에서 나오기 무섭게 나가는 더티초코와 크로아상 아우어베이커리의 커피마저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소품 [왼쪽/오른쪽]오븐에서 나오기 무섭게 나가는 더티초코와 크로아상 / 아우어베이커리의 커피마저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소품

    카페 풍경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아우어베이커리 입구 앞에는 대기자 노트가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빵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클럽이나 바(Bar) 같은 분위기의 공간 속에 머물며 잘 만들어진 빵과 커피를 좋은 사람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카페 자리는 늘 만석이다. 대기자 노트에 이름을 적어두고 부스러기가 너무 과하게 흐르지 않을 빵 하나와 최고급 커피를 지향하는 아우어의 음료 하나를 손에 들고 바로 옆에 있는 도산공원을 한 바퀴 산책하는 것도 아우어를 아주 현명하게 즐기는 방법일 테다. 공간보다 빵이 우선이라면 메뉴별로 나오는 빵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매장을 찾으면 좋다. 인기 메뉴는 금세 동이 난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아우어의 SNS 페이지를 확인하면 빵 제조 과정부터 메뉴 소개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우어베이커리는 도산본점을 비롯해 잠실롯데, 싸이더스, 베이징 산리툰,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점 등 국내외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머물고 싶은 아우어베이커리의 카페 공간 멋스러운 아우어베이커리의 인테리어 [왼쪽/오른쪽]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머물고 싶은 아우어베이커리의 카페 공간 / 멋스러운 아우어베이커리의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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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정보

    간판 없는 가게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돈화문로 11다길 36
    • 문의 : 02-3673-1018
    • 영업시간 : 12:00~22:00(마지막 주문 21:00) /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연중무휴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no_ganpan
    • 예약 : 가능(단 당일, 주말 제외)
    자판기
    아우어베이커리
    •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0-11
    • 문의 : 02-545-5556
    • 영업시간 : 월~금요일 09:00~21:30, 토~일요일 및 공휴일 10:00~21:30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ourbakerycafe

    글, 사진 : 김애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8년 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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