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수목원' 동심이 꽃 피다
동화를 읽으면 이야기 속 순수한 마음에 감동한다. 동화는 그 분위기에 맞게 삽화가 끼어 있다.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 그려진 것이라 메시지가 쉽게 전해진다. 이런 동화 속 삽화 같은 수목원이 있다. '아침고요수목원' 가평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진 이야기 속으로 초대한다.
장마철이다. 비 오는 소리가 나름의 운치 있어 감성적 나날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 습한 공기의 찝찝함이 점점 짜증으로…급기야 안 좋은 일의 원인으로 날씨가 1순위에 오르게 된다. 긴 장마철, 끝날려면 아직 멀었다.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방법은 여행이 딱 이다.
우기를 맞아 한껏 매력 발산 중인 꽃들,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처지를 바꿔보자.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의 식물은 이 시기를 일 년 동안 기다린다. 봄기운에 힘입어 어렵게 새싹을 틔웠고 자태를 뽐내기 위한 탄력을 이 시기에 받는다. 무뎌 보이던 연한 잎이 강인한 잎맥과 두꺼운 잎사귀로 무장한다. 올라오는 태풍의 비바람도 견뎌내면서 힘을 기른다. 이런 입장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아침고요수목원에서의 하루다.
촬영지 명소 아침고요수목원의 "래디~ 액션!" 현장
SBS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영화 '편지'
'아침고요수목원' 자주 들어보고 접한 이름이다. 알아보니, 영화와 드라마 등 각종 영상 촬영지로 각광받는 수목원이다. 영화로는 최근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부터 유명한 '편지' 등 다수의 작품이 촬영됐다. 드라마는 최근의 '웃어라 동해야'부터 '미남이시네요' '이죽일놈의사랑' 등이 이곳을 거쳤다. MBC 예능프로 무한도전 '가을소풍' 편에서도 아침고요수목원을 찾을 수 있다. 직접 가보자. 매력찾기 돌입이다. 가벼운 카메라 또는 캠코더가 있다면 꼭 챙겨갈 것을 추천한다.
수목원이란, 나무를 심고 가꿔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공간을 일컫는다. 교목, 관목 등을 공개하는 것이 제1원칙이다. 보기 좋게 구성하는 것은 부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교육, 연구, 관광 등 여러 효과를 충족시키는 국내 수목원은 손가락으로 꼽히는 정도다. 공간이 넓을수록 관리할 것들이 늘어난다. 식물 조성 또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며 짧은 시기에 끝나지도 않는 과정이다. 토양, 지리, 날씨, 습도, 광량 등 조건이 충족돼야만 뿌리를 내리는 까탈스런 식물도 한몫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어느 시점에 달해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수목원은 언제나 모든 것이 '진행 중'이다. 아침고요수목원도 마찬가지. 가지치기하고, 화초를 심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공사 중인 구간도 있다. 더 좋은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의 단면을 들여다봤다.
매표소를 지나면 아침고요수목원 품 속이다
소책자를 보자. 코스 구성이 어떤지 살펴보고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을 정도가 됐다면 출발준비 완료. 입구를 지나면 갈림길, 방향을 선택할 첫 구간이다. 어느 코스가 좋을까. 머리 속 지도를 꺼내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내딛으면 된다. 또는 그냥 발길이 가는 데로 멈춤 없이 지나치는 것도 좋은 방법.

곳곳에 자태를 뽐내는 식물의 유혹이 끊이질 않는다
초입 부근의 코스는 일종의 워밍업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형형색색이 달콤하다. 코스마다 꾸며진 아기자기한 모습에 눈길을 주다 보면 '참 예쁘다'를 되뇌게 된다. 식물과의 교감이 따로 있을까. 식물마다 뽐내는 자태를 유심히 살펴보고 마음속으로 드는 생각을 나지막이 속삭이면 그것이 교감 아닐까.

전통가옥으로 지어진 아침고요수목원의 역사관, 전시관
취재하는 날, 오전에 부슬비가 내렸다. 안개가 껴 조금은 어둑한 분위기다. 전통가옥 초가집이 있는 '고향집 정원'에 들어왔다. 날씨 덕분에 회색빛이 감돈다. 덕분에 분위기가 수묵화 한폭을 연상될 정도의 차분함으로 꽉 찼다. 초가집 처마에서는 편안함 하나 찾았다.
습한 날씨에 녹음이 한층 더 짙어진 수목원 모습
고산지대의 미기후 형성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폭포
고산 식물, 대부분이 비교적 작은 크기지만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오른쪽 코스를 따라 조금씩 올라가면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어디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고산암석원, 백두한라원이라는 정원이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을 식재한 곳이다. 인공폭포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고산 미기후(지표면에서 약 1.5m 높이까지의 특정 대기층의 기후) 형성을 돋기 위한 장치다.
오르막 길을 지나면 '무궁화동산' 근방의 정자
아침고요수목원에는 휴식, 여유, 재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하다
눈을 감으면, 작은 폭포 소리와 산을 타고 내려온 시원한 바람…자연이 느껴진다. 무궁화동산으로 불리는 곳이다. 여름이면 무궁화가 전방위로 핀다고 한다. 한켠에 마련된 정자, 젊은 신선 두 명의 달콤한 낮잠 현장이 포착됐다.
야생화정원 모습
아침고요수목원의 진면모는 좀 더 안으로 들어가야 알 수 있다. 야생화정원이 워밍업 마무리를 깔끔하게 끝내준다. 아침고요수목원 설립 시 조성된 정원으로 10살을 맞았다. 큰금매화, 물싸리, 바위구절초, 구름국화, 털동자, 난쟁이패랭이, 날개하늘나리, 산부채, 두메양귀비 등 희귀한 야생화가 연못과 계류 곳곳에 어우러졌다.
아침광장 모습 
굽이굽이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넓은 구릉이 나온다. 그리고 시야 트인다. 축령산에서 내려온 산세의 허리가 일품이다. 원래의 자연과 꾸며진 수목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광장, 멀리 축령산부터 넓은 잔디밭까지 한 편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영화 '중독' 속 결혼 장면의 배경이기도 하다.

하늘정원 모습
거목 아래 그늘 속 벤치, 일어날 줄 모르는 연인
오른쪽으로 비교적 좁지만 시원하게 뚫린 길이 보인다. 하늘정원과 달빛정원으로 이어지는 하늘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란 듯한 키다리 나무는 산기슭의 어떤 나무보다 위엄 있어 보인다. 주위의 꽃들은 만발하거나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려 하는데, 아직도 꽃봉오리를 꽁꽁 싸맨 녀석도 있다.
야생화산책길
서화연 모습
하늘길과 이어진 아침고요산책길을 지나면 서화연이라는 연못정원에 당도한다. 한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연못과 육각정을 중심으로 수목, 수생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란다. 연못가를 돌면 양반이 살법한 기와집으로 들어선다. 잠시 마루에 앉아 장독대를 바라보니 아름다운 풍광에 넋이 빠진다. 그리고 두 번째 편안함을 찾았다. 고향, 그 포근함을 떠올리며 잠시 기대본다. 이곳이 아침고요수목원 입구의 반대편 끝이다. 다시 입구 쪽으로 향할 차례.
약속의 정원 모습
녹색 종이에 빨간색, 흰색, 분홍색, 연두색, 갈색 등 물감을 잘 떨어뜨려 놓았다. 유화처럼 강렬한 색감이 눈에 박힌다. '안경을 끼고 올걸' 나빠진 시력만큼 시선이 닿지 못한 곳이 있을 것 같아, 시력 탓을 하게 된다. 이 아쉬움의 유발지는 '약속의 정원'이라는 곳이다.
어떤 약속이 있는 걸까. 이곳은 여러해살이 풀꽃들로 채워진 공간이다. 그래서 약속한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숙근초가 꽃을 피운다. 계절이 꽃을 피운다면, 그 꽃이 여기에 모인 듯하다.
하경정원 모습
약속의 정원 너머 하경정원이다. 이곳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조성한 정원이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숙근초와 일년초가 한반도형 정원을 풍성하게 만든다. 봄을 포함해 여름에도 화려한 꽃들이 만발하는 곳으로 아침고요수목원을 대표하는 정원이다.
정원나라의 여러 모델 중 '무릉도원' 정원
하경정원 다음은 정원나라다. 식물로 만들 수 있는 테마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을까. 테마에 테마가 꼬리를 무는 코스에 점점 기대감이 상승한다. 정원나라는 주택정원에 적합한 소규모 정원 모델을 제시한 공간이다. 기다림, 무릉도원 등 다양한 주제의 작은 정원을 볼 수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이라는 큰 둥지에 개성적 작은 둥지가 모여있는 형상이다. 발걸음을 잡는 작은 정원이 있다면 사진 한 장 찍어가자.
석정원 초입
천년향 모습
하경정원을 둘러보면 석정원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다. 돌틈, 바위틈에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뿌리내린 목본식물을 볼 수 있다. 여름에는 꿩의비름, 땅채송화, 기린초 등의 진한 향이 가득찬 곳이다. 강인한 생명력의 대미를 장식할 아침고요수목원의 상징이 기다린다. '천년향' 약 천년이라는 수령, 그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향나무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줄기의 뻗음, 하늘을 향한 주먹처럼 보이는 잎의 무리…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천년향 앞에서 만들어진 정적은 꽤 길었던 느낌이다. 추운 겨울에도 항상 푸른 천년향을 보러오는 발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아침고요수목원 홈페이지에서 찾은 한 구절로 마무리할 수 있겠다.
"빗방울 맺힌 꽃과 나무의 싱그러움 짙어진 녹음의 생명력 들려오는 편안한 빗소리" (아침고요수목원 홈페이지 팝업창의 한 구절)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ahn856@gmail.com)
아침고요수목원 가는 방법
자가용
서울 : 춘천 고속도로 - 화도IC - 가평, 청평 방면 - 청평 좌측 출구 - 대성리 - 청평 - 청평검문소 좌회전 - 일동 현리 방면 7km - 임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좌회전 - 마을길 4km
경기 북부 : 47번 국도 포천, 일동 - 서파검문소(신팔) - 현리 방향 - 현리 - 임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우회전 - 마을길 4km
경기 남부 : 구리, 퇴계원 - 춘천 청평 자동차 전용도로 - 호평 - 마석 - 청평 좌측 풀구 - 대성리 - 청평 - 청평검문소 좌회전 - 일동 현리 방면 7km - 임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좌회전 - 마을길 4km
인천 : 외곽순환 구리 - 퇴계원 - 춘천 청평 자동차 전용도로 - 호평 - 마석 - 청평 좌측 출구 - 대성리 - 청평 - 청평검문소 좌회전 - 일동 현리 방면 7km - 임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좌회전 - 마을길 4km
강원 :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면 - 조양IC - 서울 - 춘천 고속도로 - 설악 IC출구 - 청평 방면 - 청평 - 청평검문소 좌회전 - 일동 현리 방면 7km - 임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좌회전 - 마을길 4km
지방 : 서울 방면 고속도로 - 구리 - 퇴계원 - 춘천 청평 자동차 전용도로 - 호평 - 마석 - 청평 좌측 출구 - 대성리 - 청평 - 청평검문소 좌회전 - 일동 현리 방면 7km - 임초리 상면초등학교 앞 좌회전 - 마을길 4km
대중교통
전철이용
- 상봉역(경춘선) - 청평역 - 청평터미널 - 수목원행 버스
버스이용
- 터미널(춘천, 동서울, 상봉, 강남) - 청평 - 수목원행 버스
- 청량리 환승센터1번 - 청평 - 수목원행 버스
주변관광지
호명호수
호명호수는 국내 최초의 양수식 발전소 '청평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이다. 호명산의 수려한 산세와 어우러진 모습이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 한다. 산 아래로 길게 뻗은 계곡이 아찔하다. 특히 팔각정에 서면 청평호반을 포함해 가평의 산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호명호수공원은 진입광장, 휴게광장, 산책로, 연결로, 벽천의 공원 시설과 키다리정원, 난쟁이정원, 화단 등의 조경시설, 휴게데크 10개소의 휴양시설 외에 화장실 2개동 편익 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호명호수 자세히보기
백련사와 축령백림

창건이 오래되지 않은 절이다.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의 절이다. 전각들은 단청을 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특히 대웅전 중앙 천장위에 모셔진 참제업장십이존불(중생들의 죄업을 참회받으시고 증명하시는 열두부처님)은 다른 절과는 다른 독특한 부분이다. 절에서 뒤쪽으로 20여분을 올라가면 가평 팔경의 하나인 축령백림이 나오는데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아람드리의 잣나무 숲이 사방 4킬로미터에 펼쳐져 있다.
백련사(가평) 자세히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