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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는 이른 봄에 동백꽃과 벚꽃, 가을에 석산(꽃무릇)이 아름답다. 덕분에 꽃이 아름다운 사찰로 소문이 자자하다. 다만 선운산 자락에 숨은 야생화는 그 명성에 묻혀 있었다. 6월은 봄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선운산의 생태를 누리기에 적합한 시기다. 특히 짙푸른 숲길이 매혹한다. 탐방 구간은 선운산생태숲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숲길이 안성맞춤이다. 왕복 2시간 남짓으로 소요시간이 적당하고 경사도 완만해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광대수염, 수정란풀, 사상자, 나도양지꽃, 참꽃마리, 미나리아재비 등 길가에 핀 야생화도 어렵잖게 만난다. 도솔암 가는 길은 특정 종이 압도적으로 분포하지는 않는다. 그윽한 숲길을 산책하듯 거닐다가 꽃을 발견하는 기쁨이 각별하다. 선운사, 도솔암 등 오랜 암자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선운사는 꽃으로 이름난 사찰이다. 꽃으로 유명한 사찰이 꽤 있지만, 선운사가 한 수 위다. 이른 봄에는 대웅보전 뒤편의 산자락이 온통 붉다. 1967년 천연기념물 184호로 지정된 동백나무 숲이다. 4월은 선운사 입구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꽃잎이 흩날릴 때는 극락이 따로 없다. 봄꽃에 그치지 않는다. 9월 선운사는 온통 석산(꽃무릇)이다. 붉고 화려한 꽃은 땅 위에 핀 9월의 단풍인 양하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늘 여행객이 북적이니 선운사를 포함한 선운산 일대를 천천히 음미하기 어렵다. 부러 한적한 시기에 찾는 것도 그 때문이다. 선운산 일대를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은 때는 6월 초순으로, 사람은 적고 숲이 생기롭다. 그냥 걸음을 내기 무료하다면 야생화나 생태 여행으로 주제를 잡아도 좋다. 동백꽃이나 석산(꽃무릇)에 가린 선운산 풀꽃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봄날에 비해 야생화 수는 적어도 숲이 주는 청량감은 절정이다. 여름 야생화의 독특한 매력도 누려볼 수 있다. 경로는 선운산도립공원 입구에서 도솔암 구간이 무난하다. 왕복 2시간 코스로, 경사가 완만해 걷기 편하고 걸음을 낼수록 숲의 정취가 더한다. 길가의 야생화도 소박한 정감으로 매료한다. 첫걸음은 2008년에 조성한 선운산생태숲이다. 이곳은 자생 숲이라기보다 종전 습지에 조성한 생태 공원에 가깝다. 생태 연못과 습지 사이로 난 데크를 오가며 익숙한 습지 생물을 관찰한다. 이맘때 가장 시선을 끄는 건 보라색 붓꽃과 노랑꽃창포다. 노랑어리연꽃도 슬슬 꽃을 피울 기세다. 선운산생태숲은 꽃만 치자면 6월보다 7월이 다채롭다. 부처꽃, 마타리, 좀비비추 등이 피어나고 습지에는 어리연꽃과 수련 등이 얼굴을 내민다. 도솔천 쪽으로는 천연기념물 367호 고창 삼인리 송악도 진귀한 볼거리다. 송악은 두릅나뭇과에 속하는 덩굴식물로, 뿌리가 바위에 붙어 자란다. 정확한 수령은 알 수 없으나 족히 수백 년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암벽을 기어오르는 푸른 덩어리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창의 송악은 북방 한계선에 해당해 가치가 특별하다. 본격적인 야생화와 생태 탐방은 선운사매표소를 지나서 시작된다. 도솔천 왼쪽 탐방로를 택한다. 개울에 어린 초록은 선운사와 나란한 오른쪽 길이 낫지만, 숨은 야생화를 만나기에는 숲과 접한 도솔천 왼쪽이 우세하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야생화는 광대수염이다. 그늘진 곳에서 30~60cm로 자라며, 흰색이나 자주색 꽃이 5~6송이 뭉쳐서 핀다. 잎자루와 줄기 사이에 긴 돌기가 광대의 수염을 닮았다. 광대수염과 비슷한 산골무꽃은 연한 보랏빛으로, 꽃술 끝에 나비가 앉은 듯하다. 광대수염과 산골무꽃은 보통 5~6월에 꽃이 피며, 도솔암 가는 길에 가장 흔한 야생화다. 수정란풀도 특이하다. 광합성을 하지 못해 줄기가 투명에 가까운 흰색을 띠며, 꽃 역시 투명한 흰 꽃이 핀다. 썩은 식물의 그 양분에 기생하며, 주로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번식한다. 노란색을 띠는 구상난풀도 있다. 수정란풀은 발견하기 쉽지 않은데, 무리 지어 자라므로 하나가 있으면 주변에 더 있을 확률이 높다. 도솔제쉼터부터는 하천보다 숲이 깊다. 야생화와 더불어 삼림욕의 청쾌함을 만끽하며 걷기에 알맞다. 선운산 산림의 특징이 두드러져 소나무가 많은 침엽수림에서 활엽수림으로 변해간다. 온도가 올라가며 거제, 진도 등 남해에서 자라던 식물도 등장한다. 7~8월에 꽃을 피우는 애기등이 숲의 변화를 대변한다. 참나무나 서어나무, 물푸레나무 등도 늘어난다. 덕분에 여름 숲이 꽤나 울창하다. 길가에는 나무 그늘을 드리워 쉼터도 제공한다. 잠깐 쉬노라면 광릉골무꽃이나 광릉갈퀴가 여름 꽃을 피워 반긴다. 둘 다 광릉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꽃의 빛깔이나 생김이 다르다. 광릉갈퀴는 붉은 자줏빛이고, 광릉골무꽃은 보랏빛 도는 연한 파란색에 가깝다. 파란빛 도는 흰색의 참꽃마리나 노란색 미나리아재비처럼 앙증맞은 꽃도 있다. 젓가락나물도 작고 노란 꽃이 핀다. 야생화 하면 연상되는 모양새다. 사실 야생화는 일부러 찾지 않으면 발견하기 쉽지 않다. 숲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걷다가 무심코 눈이 맞는 경우가 잦다. 쉬어갈 때 발끝에서 가까운 풀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방법이다. 도솔암 가는 길처럼 넓고 짙은 숲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주 쉬며 주변을 살펴볼 일이다. 선운산 야생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선운사로 걸음을 옮긴다. 선운사는 전북의 대표적인 고찰이다. 대웅보전,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등 보물급 문화재도 여럿이다. 만세루에는 탁자와 다기 세트가 구비되어 무료로 차 한잔 마시며 쉴 수 있다. 7~8월에는 선운사를 찾는 즐거움이 하나 더 있다. 경내의 배롱나무 고목들이 꽃을 피운다. 진분홍 꽃이 고찰의 누각과 어울려 장관이다. 선운사 하면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가 떠오른다. 선운사 동백꽃과 막걸리 집에 관한 시다.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 선운사에서 6~7km 거리다. 현재는 미당시문학관과 미당시문학마을(진마마을)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미당시문학관은 선운초등학교 봉암분교를 개조해 지난 2001년에 개관했다. 미당의 기념품과 유품을 전시하는데, 아름다운 시는 물론 친일 부역의 흔적도 있다. 문학관 옥상은 전망대나 진배없고, 난간에는 미당의 시구가 새겨졌다. 그 위로 스물세 해 서정주 시인을 키운 팔 할의 바람이 분다. 미당시문학관 곁의 미당시문학마을은 ‘대시인의 의자’에서 시작해 마을 곳곳에 시인의 시정(詩情)이 어렸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풍경이다. 맞은편에는 고창국화마을(돋움볕마을)도 있다.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를 테마로 꾸민 마을의 벽과 지붕에 국화 그림이 산뜻하다. 마을 여인들의 얼굴도 함께 그려 정겹다. 선운산 생태 여행의 감흥을 잇고 싶다면 운곡 람사르습지를 추천한다. 고창 고인돌공원에서 출발해 습지 일대를 탐방하는 코스다. 운곡 람사르습지는 과거 여러 마을과 경작지가 있던 땅이다.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수를 확보하기 위해 주민들이 이전했고, 남겨진 땅은 30여 년 동안 스스로 원시 습지를 회복했다. 폭 1m 산책 데크로 돌아볼 수 있는데, 풍요로운 산림과 희귀 동식물이 주는 감흥이 남다르다. 근래 들어 고창에서 가장 각광받는 생태 여행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고인돌공원의 풍경은 보너스다. 선운사 못지않은 생태 여행의 명소로, 조금 무리해서라도 다녀올 만하다. <당일 여행 코스> 힐링 코스 / 선운산생태숲→도솔암 가는 숲길→도솔암→선운사→미당시문학관 생태 코스 / 선운산생태숲→도솔암 가는 숲길→도솔암→고창 고인돌공원→운곡 람사르습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선운산생태숲&숲길→도솔암→선운사→미당시문학관→미당시문학마을→고창국화마을 둘째 날 / 고창 고인돌공원→운곡 람사르습지→고창읍성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고창군 문화관광 www.gochang.go.kr/culture - 선운사 www.seonunsa.org - 미당시문학관 www.gochang.go.kr/seojungju/index.gochang - 운곡 람사르습지 www.gochang.go.kr/ungok/index.gochang ○ 문의 전화 -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063-560-2456 - 선운산도립공원 관리사무소 063-560-8681 - 선운사 063-561-1422, 063-561-1418 - 미당시문학관 063-560-8058 - 고창국화마을(조병균 위원장) 010-3734-3414 - 운곡 람사르습지 063-560-2687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고창,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6회 (07:00~19:00) 운행, 3시간 30분 소요. 고창-선운사, 고창공용버스터미널에서 선운사행 농어촌버스 하루 16회(06:40~19:50) 운행, 30분 소요. 고창-선운사, 고창공용버스터미널에서 선운사행 시외버스 하루 4회(09:25~16:35) 운행, 20분 소요. *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www.hticket.co.kr 고창공용버스터미널 063-563-3388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IC→석교교차로 법성포·선운사 방면 좌회전 2.9km→상용터널 진입 후 3.5km→선운사터널 진입 후 2.4km→삼인교차로 선운사 방면 좌회전 1.5km→선운사 주차장 ○ 숙박 정보 - 넥스텔 : 고창읍 월암수월길 / 063-564-8999 - 힐링카운티 : 고창읍 석정2로 / 063-560-7300 - 선운산관광호텔 : 아산면 중촌길 / 063-561-3377 - 선운산유스호스텔 : 아산면 선운사로 / 063-561-3333 ○ 식당 정보 - 조양관 : 한정식 / 고창읍 천변남로 / 063-564-2026 - 청림정금자할매집 : 장어구이 / 아산면 인천강서길 / 063-564-1406 - 우진갯벌장어 : 장어구이 / 고창읍 상월1길 / 063-564-0101 - 미향 : 바지락정식 / 고창읍 모양성로 / 063-564-8762 ○ 축제와 행사 정보 - 고창 복분자와 수박축제 : 2015년 6월 19~21일 / 선운산도립공원 일원 / 063-560-8863 ○ 주변 볼거리 고창읍성, 문수사, 구시포해수욕장, 하전마을 갯벌체험학습장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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