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의 절정을 놓쳤다 아쉬움만 삼키고 있을까. 진안 마이산은 고원지대에 위치해 비교적 늦게까지 벚꽃이 핀다. 벚꽃놀이의 보루다. 탑영제 저수지에 비친 마이산의 음영과 탑사의 진귀한 돌탑은, 혹여 꽃 진 뒤라도 ‘여행의 보험’ 역할을 한다. 진안홍삼스파나 백운원촌마을 산책까지 곁들이면 꽃과 무관하게 봄날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4월은 곳곳에 봄꽃이 만개한다. 산으로 들로 떠나기 좋은 시절이다. 그 가운데 벚꽃길이 많다. 화사하고 풍성하게 피어 봄날과 잘 어우러진다. 가로수로 많이 심어 길을 걸으며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벚꽃은 일본의 꽃으로 알려졌지만, 근래에는 제주가 왕벚나무 원산지라는 학설이 주목받고 있다. 덕분에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다만 몇 해 전부터는 개화시기가 들쑥날쑥이다. 어영부영하다 보면 꽃시절이 금세 지난다. 대체로 4월 15일을 넘어서면 슬슬 꽃놀이에 대한 마음을 접는다. 그렇다고 너무 쉽게 포기할 이유는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마지막 벚꽃놀이를 즐길 장소를 찾을 수 있다. 마이산이 대표적이다. 마이산은 전국에서 벚꽃이 가장 늦게까지 피는 지역 중 하나다. 지대가 높고 일교차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 윤중로에 꽃이 질 때 즈음 벚꽃이 절정을 향한다. 바쁜 일상에 치여 시기를 놓쳤다면 마이산을 떠올려볼 일이다. ‘벚꽃 엔딩’으로 제격이다. 마이산 벚꽃길은 이산 묘에서 탑사에 이르는 약 2.5km 구간이다. 마이산 벚나무는 수령 20~30년생으로 수형이 크거나 굵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산사를 향해 난 길이 운치를 더한다.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며 빛을 발한다. 탑사까지 경사도 완만한 편이라 천천히 걸으며 벚꽃을 즐길 만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진안읍내에서 출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무진장(무주, 진안, 장수)’이라 불리는 오지다. 전주역에서 마이산 남부주차장(매표소)까지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상 상황에 따른 변수는 있지만 20일 전후까지 벚꽃을 만날 수 있다. 마이산 남부관광안내소에 문의한 다음 출발하면 안전하다. 마이산은 남부주차장에 다다르는 길목부터 벚꽃 가로가 봄날의 절정을 실감케 한다. 주차장에 내려서는 탑사 방면으로 걸음을 옮긴다. 호젓한 벚꽃길이 열린다. 초반부는 매표소를 전후한 일대의 음식점들이다. 인삼튀김이나 흑돼지 같은 진안의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 가볍게 여흥을 누릴 만한 곳들이다. 허기진 상태라면 지나치기가 쉽지만은 않다. 자연 속 벚꽃의 운치는 금당사를 지나며 짙어간다. 마지막 벚꽃이다 보니 늦은 상춘객이 적지 않겠다만 봄날 어딘들 그렇지 않을까. 그럼에도 길가로 늘어뜨린 분홍빛 벚꽃가지는 한결같은 설렘이다. 그 진수는 탑영제 저수지다. 시기와 무관하게 마이산 벚꽃을 유명하게 만든다. 저수지 변을 따라 벚꽃이 줄지어 피었다. 물가로 슬그머니 가지를 늘어뜨려 꽃무늬를 그린다. 꽃그늘 아래에는 쉴 만한 의자도 여럿이다. 한가로이 봄볕을 쬐는 것도 정취다. 초입의 제방 위에서 전경을 품어도 좋겠다. 근래 들어 날씨 변덕이 잦다. 느닷없는 봄비나 시샘하는 봄바람에 갑작스레 꽃잎이 떨어지곤 한다. 행여 뒤늦은 봄꽃 나들이가 됐다면 탑영제 저수지에 어린 마이산의 반영이 아쉬움을 달랜다. 암마이봉과 막 새순을 틔운 벚나무의 초록이 물 위에 고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대자연의 데칼코마니는 한 폭의 그림이고 예술이다. 절로 탄성이 이는 경치다. 둑 위에 가만히 앉아 있노라면 봄기운으로 충만하다. 고전적인 뱃놀이도 유혹한다. 물 위를 오가는 오리배다. 연인이라면 물길 위에서 봄날의 풍경을 누려봄 직하다. 벚꽃의 끝자락에라도 걸쳤다면 꽃잎이 물 위에 눈꽃처럼 날리며 낭만의 순간을 선사한다. 탑영제를 돌아보고 탑사로 가는 여정답게 돌탑체험장도 지난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돌탑을 쌓아볼 수 있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라면 가벼운 소원 하나 더해도 좋겠다. 소박한 돌탑 위에도 벚꽃이 가지를 드리운다. 그리고 마지막 벚꽃이 자취를 감출 때 탑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탑사도 뒤늦은 꽃놀이의 '보험' 역할을 한다. 마이산은 탑사의 전경만으로 꼭 한 번은 찾아볼 만한 여행지다. 탑사는 그 이름처럼 거대한 탑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갑룡 처사가 쌓은 80여 기의 돌탑들이다. 그중 천지탑, 월광탑, 약사탑 등이 명물이다. 그 안에 음양오행 소우주의 이치를 담았다. 무엇보다 100여 년 동안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은 견고함이 신비롭다. 그 사이를 걸어 제일 위쪽 한 쌍의 천지탑까지 오른다. 천지탑 뒤편에서 내려다본 탑사의 전경도 일품이다. 탑사를 돌아본 뒤에는 은수사와 천황문을 지나 북부주차장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내친김에 마이산 산행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남부주차장에서 출발해 고금당과 전망대, 봉두봉에 오른 뒤 탑사로 내려오거나, 전망대에서 북부주차장으로 내려오는 코스는 2시간에서 2시간 30분 걸려 가벼운 산행으로 적합하다. 봄날의 신록이 가득한 길이다. 마이산 벚꽃 구경이나 봄 산행을 다녀와서는 진안홍삼스파로 여행의 방점을 찍는다. 진안은 인삼이 유명한데 홍삼스파는 그 효능을 몸으로 체험하는 명소다. 진안홍삼스파는 크게 태극존, 테라피존, 아쿠아존으로 나뉜다. 홍삼거품으로 마사지하는 방식의 태극존 태극버블센스 테라피, 마이산을 바라보며 즐기는 아쿠아존 노천욕 등이 특별하다. 숙소동인 홍삼빌에서 하루를 묵으며 진안 여행을 할 수도 있다. 1박을 계획한다면 백운원촌마을도 추천한다. 마이산 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백운면에 있는데 흰구름마을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전국에서 가장 '간판 좋은' 마을이다. 마을꾸미기 사업은 벽화마을이 대세지만 원촌마을은 지난 2007년에 마을 간판들을 정비했다. 독특한 모양새의 간판들이 마을을 걷는 재미를 더한다. 시골마을의 소박한 풍경과도 잘 어울린다. 마이산 도립공원 -주소 : 전북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182 (마이산 남부관광안내소) -문의 : 063-430-2651(마이산 남부관광안내소) http://maisan.jinan.go.kr/ 마이산 탑사 -주소 : 전북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367 -문의 : 063-433-0012 http://maisan.jinan.go.kr/home/maisan/seeing/tapsa/tapsa_02 진안홍삼스파 -주소 : 전북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길 16-10 -문의 : 1588-7597 http://www.redginsengspa.co.kr/ 주변 음식점 -초가정담 : 흑돼지 /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213 / 063-432-2469 -섬진각 : 중화요리 / 진안군 백운면 임진로 1323 / 063-433-4945 숙소 -진안홍삼스파(호텔 홍삼빌) : 진안군 진안읍 외사양길 16-10 / 063-433-0396 -운장산자연휴양림 : 진안군 정천면 휴양림길 77 / 063-432-1193 http://www.huyang.go.kr/main.action 글, 사진 : 박상준(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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