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해의 바다는 맛이 깊어진다. 10월 제철 해산물로 차린 한 상,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 ‘셰프의 바다밥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바다와 사람, 섬이 함께하는 미식 여행이었다.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와 함께한 태안 대야도 하늘분교의 가을, 맛과 풍경이 하나로 물든 바다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 추천장소 🍴 태안 대야도 하늘분교, 천상병 시인 옛집, 꽃지해수욕장, 안면암 ‘셰프의 바다밥상’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해양관광 활성화 대국민 참여 이벤트다. 5월 여수와 부산 봄 바다를 담은 바다밥상에 이은 10월 바다밥상의 주제는 섬으로 떠나는 이야기가 있는 미식여행. 장소는 충남 태안의 대야도였다. 태안 대야도에서 진행된 가을의 셰프의 바다밥상은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10월 제철 서해안 로컬 식재료로 만든 해산물 만찬’을 주제로 열렸다.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가 진행을 맡아 서해안 음식의 특징, 제철 특산물의 요리법, 섬의 문화적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야기와 요리, 풍경이 한데 어우러진 토크쇼 형식의 만찬은 ‘섬에서 만나는 스토리텔링 미식 여행’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대야로에 자리한 대야도는 ‘섬 속의 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천수만 입구에 자리한 이곳은 넓은 갯벌과 해초가 어우러진 마을로 1970년대 간척사업으로 안면도와 연결된 연륙도가 됐지만, 섬의 정취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번 행사의 무대가 된 하늘분교는 폐교된 안중초 대야분교를 리모델링한 체험형 공간으로, 카페·숙소·공유서재가 함께 있는 마을의 중심이다. 특히 하늘분교 카페에서 내려다 보이는 바다와 갯벌의 풍경이 일품이다. 늦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는 오후, 하늘분교 잔디 정원으로 이제 막 도착한 참가자들의 얼굴엔 설렘이 번졌다. 첫 프로그램은 조개공예 체험이었다. 참가자들은 조개껍데기로 달항아리를 꾸미며 섬의 바람과 햇살을 작품 속에 담았다. 가족 혹은 연인이 함께 이야기하며 조개껍데기를 붙이는 손끝에서 섬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바다의 시간으로 빚은 도자기가 건조되는 동안 참가자들은 세프의 바다밥상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노을이 분교 창가를 붉게 물들 무렵, 친환경 에코밴드 ‘요술당나귀’의 버스킹 공연이 섬의 저녁을 부드럽게 열었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자,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셰프가 무대에 올랐다. 이번 행사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서해 바다의 제철 식재료가 맛있는 요리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 보면서 우리 음식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셰프의 손끝에서 주꾸미, 꽃게, 우럭, 갑오징어 그리고 가을 해초들이 해산물 리소토, 스튜, 해산물구이, 그리고 디저트 티라미수로 완성됐다. 리소토의 향긋한 버섯 향, 스튜의 깊은 해산물 육수, 그리고 달콤한 티라미수로 이어진 코스는 대야도의 가을 바다를 한 그릇에 담은 듯했다. 참가자들은 요리 과정을 가까이서 보고, 질문하며, 셰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산소곡주가 곁들여지자, 식탁은 더 따뜻해졌다. 잔잔한 바다 위로 붉은빛이 번지고, 멀리 토끼섬과 닭 섬의 실루엣이 실처럼 걸려 있다. 누군가는 카메라를 들고, 누군가는 그저 숨을 고른다. 식탁 위 따뜻한 접시와 섬의 바람, 그 사이에 ‘섬의 시간’을 담은 저녁이 완성됐다. 둘째 날 아침, 참가자들은 하늘분교 카페에서 간단한 조찬을 즐기고 갯벌 체험장으로 향했다. 특히 대야도는 서해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일출명소로 알려진 곳. 몇 시간 전 해가 떠올라 가을볕에 따끈하게 데워진 아침 갯벌을 밟으며 바지락을 캐는 시간을 가졌다. 체험 시간 내내 참가자들의 웃음소리가 갯벌과 바다로 퍼졌다. 그리고 갯벌체험으로 행사가 종료된 이후에는 대야도 근처를 둘러보며 섬의 정취를 이어갔다. 대야도에는 시인 천상병의 고택이 있다. 서울에 있던 시인의 옛집이 철거 위기에 놓였을 때, 시인의 친구였던 대야도 주민이 그 집을 옮겨와 복원한 것이다. 작은 마당과 낮은 지붕, 시인의 사진과 시집이 놓인 방 안에는 ‘귀천’의 시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정취가 배어 있다. 하늘분교의 교정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그가 남긴 시가 섬의 바람처럼 조용히 마음에 스며든다. 천상병 시인의 고택 외에도 하늘분교에서 차로 15분 남짓이면 꽃지해수욕장과 안면암으로 이어지는 짧은 여행이 가능하다. 꽃지에서는 석양이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안면암에서는 절벽 위에서 서해의 일출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바다 위로 이어진 해상 탐방로와 대형 불상이 어우러져 신비롭고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야도어촌체험마을 (하늘분교) - 위치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대야로 349 - 문의 : 041-673-9673 - 홈페이지 : https://cms.seantour.com/CN006/index.do 꽃지해수욕장 - 위치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 문의 : 당암리 관광안내소 041-670-2543 - 운영시간 : 3월~10월 10:00~17:00, 11월~2월 10:00~16:00 - 홈페이지 : https://www.taean.go.kr/kor.do 안면암 - 위치 :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여수해길 198-160 - 문의 : 041-673-2333 ※ 위 정보는 2025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 : 이선경 여행작가 사진 : 한국관광공사, 태안군관광공식블로그, 태안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