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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들은 말한다. ‘겨울 여행의 운치’에 대해. 찬바람과 추위가 두려운 우리들은 따뜻한 아랫목에서 TV를 켠다. 어느덧 시즌3을 맞이한 KBS <1박2일>과 귀여운 꼬마들의 성장기까지 볼 수 있는 MBC의 <아빠, 어디가>를 보며 겨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맛있는 음식이나 멋있는 겨울 풍광을 보며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찾아봤다. 그들이 사랑한 겨울 여행지는 어디? 언제부터였을까. 지상파 TV에서 ‘야생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한 아웃도어 프로그램이 여기저기 출몰하게 된 것은. 방학이나 명절 특집으로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아예 배경이 주인공이 되고 이 날것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방송인들의 생존기는 ‘야생 버라이어티’라는 이름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다가왔다. 케이블 방송까지 더하면 제법 많은 방송이 있(었)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2007년 시작한 KBS <1박2일>과 2013년 시작한 MBC의 <아빠, 어디가>를 중심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혹한의 추위에 따뜻한 방안에서 취침하기 위해 목숨 걸고 게임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웃던 시청자들은 그들이 향하고 머무르던 ‘공간’에도 관심을 가졌다. 2000년대 후반은 IMF(국제통화기금 파동)로 ‘등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이 점점 전문적인 장비에 관심을 보이며 이 땅에 ‘아웃도어 열풍’이 불던 시기. 지금이야 중고등학생부터 20~3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재킷을 애용하고 있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등산복’하면 ‘아저씨들이나 입던 옷’으로 여겨지곤 했다. 여행자마다 또 여행마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차를 타고 목적지마다 이동해서 그곳의 풍광과 시간을 즐기는 여행에는 디테일한 정보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직접 뛰어들고 싶은 순간이 온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과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의 위치가 궁금해지는 것. <1박2일>이나 <아빠, 어디가>를 보면 잠자리 장소를 두고 혈전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그들이 다녀간 여행지를 사람들이 찾게 되는 것도 이때 노출된 공간의 역할과 무관하지 않다. 야생 버라이어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식은 게임에 진 사람들이 야외취침을 하게 하는 것. 이렇게 텐트없이 야외에서 자는 것을 ‘비박(bivouac)’이라고 한다. 보통 전문 산악인들이 등반을 하면서 바람만 간신히 피할 공간에 취침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베개 삼아 잠드는 것을 뜻한다. 물론 <1박2일>과 <아빠, 어디가>의 경우 텐트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캠핑도 제대로 해 본적 없는 이들에게는 무엇이건 비박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여행지에 대한 ‘동영상’으로 제작된 확실한 선행학습 덕분일까? 사람들은 더 이상 여행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게 된 것 같다. 대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는, 이미 내가 아는 친숙한 공간으로 생각하게 된 것도 같다. TV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 정보를 접하게 됐으니까. 이렇게 길게 주석을 단 것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KBS <1박2일>을 비롯해 MBC <아빠, 어디가>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겨울 여행지는 어디일까? 야생 버라이어티가 사랑한 겨울 여행지를 모아봤다. 아이들 있는 가정이라면 한번쯤 관심있게 봤을 <아빠, 어디가>도 가족단위 여행을 위해 더했다. 야외취침은 바로 캠핑과 연결된다. 야외활동의 백미로 꼽히는 캠핑을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여행을 좋아해야 하고 또 여행을 즐기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정해진 시간이긴 해도 자연 안에서 오롯이 맨몸으로 버티려면 약간의 내공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간혹 캠핑부터 시작하는 이들도 있긴 하다.) 산과 들, 야외로 나가서 직접 내 몸으로 부딪혀가며 알아가는 알짜 정보들은 캠핑을 비롯한 야외활동에서 살아있는 정보로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이 과정, 그러니까 우리가 직접 겪어야 하는 ‘여행 고수로 가는 과정’을 <1박2일> 같은 야생 버라이어티는 쏠쏠하게 대체 충족시켜 줬고, 사람들은 TV에 소개된 여행지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이는 그만큼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행 소개서가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 2013년 1월 시작해 방송분량이 적은 MBC <아빠, 어디가>부터 살펴보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는 첫 번째 겨울 여행지는 강원도 춘천의 오지마을 ‘품걸리’였다. 제일 초라한 집에서 하룻밤 머물게 됐다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꼬마 아이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어진 겨울 여행지로 선택된 춘천호에서는 빙판 위에 텐트를 치고 빙어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년 겨울이면 강원도 화천에서는 산천어 축제가, 인제와 춘천에서는 빙어축제가, 평창에서는 송어축제가 펼쳐지건만 작년겨울 유독 ‘빙어축제’가 인기 있었던 데에는 방송의 공이 크지 않았을까. 이 외에도 강원 정선과 원덕천마을과 충북 청원의 두모리가 <아빠, 어디가>의 겨울 여행지로 소개됐다. 그리고 시즌1의 마지막 여행지로는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도가 선택됐다.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1박2일>에서 겨울 여행지로 선택한 고장을 살펴보자. 이번 겨울에는 전북 남원 뱀사골계곡과 경기 양주의 가래비 빙벽장을, 작년에는 전남 무안, 강원 태백․삼척․인제, 충남 부여와 서산을 다녀왔다. 이중 겨울 색감이 제대로 드러나는 곳은 누가 뭐래도 빙벽장. 익스트림 아웃도어를 즐기는 이들이 겨울이면 잊지 않고 찾는 ‘아이스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가래비 빙벽장에 매달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던 노장 배우의 모습은 큰 웃음과 함께 새로운 레포츠와 장소를 뇌리에 남겼다. 2012년에는 강원 양구와 인제 황태마을, 그리고 경포대해수욕장과 오대산 부연동 마을을 찾았다. 또 충남에서는 홍성, 경상권은 통영과 포항 구룡포, 전남 장흥과 서울 경복궁과 종묘를 소개했다. 겨울이면 강원도 산골을 채우는 황태덕장을 보며 입맛 다시지 않은 사람 몇이나 될까. 설산(雪山)트레킹 명소로 꼽히는 강원도 오대산, 맛있는 물메기와 과메기가 기다리는 통영과 포항도 마찬가지. 뿐만 아니다. 2011년에는 강원도에서는 철원 민통선과 태백산, 동해 추암․경포대해수욕장과 홍천 가리산자연휴양림, 설악산을 찾았다. 전북에서는 군산 금강호 충남에서는 보령 호도, 경상권은 통영 소매물도와 울릉도, 전남은 여수 손죽도 그리고 제주도를 소개했다. 멤버들이 각각 뜯어지는 미션이 많았던 2010년에는 인천, 대전,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의 광역시와 제주, 경북 안동, 전남 신안 흑산도, 경기 가평 칼봉산 등을 소개했다. 땅끝마을로 유명한 전남 해남과 충남 보령의 녹도와 외연도, 강원 화천의 감성마을, 경북 울진과 전남 영광을 찾은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는 강원 아침가리골과 전남 여수 거문도, 전남 보성과 담양 등으로 떠났다. 겨울 여행지로 가장 많이 소개된 고장은 산과 바다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강원도와 한해를 정리할 수 있는 남도와 서해의 섬들이었다. 수도권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동해를 품은 강원도는 ‘마이카’ 시대에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고장이 된 것. 어디 여름뿐이랴. 겨울에는 강원도 산자락의 스키장과 사시사철 인기있는 동해바다를 찾는 이들로 넘쳐난다. 예로부터 척박한 땅으로 여겨지던 강원도는 21세기를 맞아 그가 품은 자연환경을 최대로 발휘해 다양한 이미지를 품은 ‘여행지’로 자리잡고 있다. 야생 버라이어티쇼도 이런 그의 이점을 놓치지 않았던 것. 이번 주말, 그동안 차곡차곡 찜해 두었던 겨울 여행지로 나만의 ‘야생 버라이어티’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4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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