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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온 휴식시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마음과 부지런히 걷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고민 끝에 여유로움 70%, 발품 30%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 여유로움으로 대세가 기운 데에는 겨울의 영향이 컸으리라. 게으름 피우듯 대책 없이 시간을 때우기도 하고 발길을 끄는 곳으로 한가로이 걷는 여정, 편안함이 유지된 여행. 가이드는 영산강이 소개해 준 광탄강, 곡강, 영산호가 수고해줬다. 영산강의 상류 부근인 담양에서는 확실히 걷는 맛이 좋아 걷고 또 걸었다. 담양을 지나 광주에 이르면 여러 하천이 합류한 영산강이 도심의 풍경 속에서 곧은 물길을 따라 조용히 바다로 향한다. 광주를 지나 영산포에 이르면서 영산강은 본연의 리듬으로 유하게 곡선을 타며 평야 구석구석을 충분히 적신다. 나주에 흐르는 영산강은 이곳 주민에게 '광탄강(廣灘江)'이라 불린다. 광탄이란 '넓은 여울'을 뜻하는데, 영산강의 넓고 얕은 물길이 마치 여울 같았던 것이다. 이런 특징이 비옥한 범람지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다. 광탄강이 들려보라는 복암리 고분과 천연염색박물관으로 향했다. 강과 너른 평야 사이로 약 천오백년 전 사람 살던 흔적이 고분으로 드러나 있다. 마한에 의해 조성됐으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분 3호에 관한 설명에서 횡구식 석곽, 수혈식 석곽, 횡혈식 석실, 획구식 석실 등 무덤의 형태를 뜻하는 전문단어가 등장한다. 한 고분 속에 여러 무덤이 들어있으며 각 무덤의 형태 또한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런 무덤이 총 41개가 고분 3호에서 발견됐다. 큰 그림을 그려보면 먼저 만들어진 무덤이 깔리고 그 위로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무덤들이 얹힌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각 무덤의 형태는 당시의 시대를 드러내는 중요한 증거이며 3세기의 무덤과 7세기의 무덤이 발견돼 약 400년의 역사가 한 고분에 담겼다는 것이다. 북암리 고분에서 약 1.5㎞ 떨어진 한국천연염색박물관으로 가보자. 영산강 4경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내부 전시관에 들어서면서 안구정화랄까 참 고운 빛깔이 화사하다. 천연염색의 매력이 무엇인지 첫눈에 체감되는 듯 자연을 닮은 색에 한결 편안한 기분이 된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이곳을 방문해 깊은 관심을 드러낸다고 한다. 이곳은 장마철마다 어김없이 강이 범람했다. 자연스레 주민은 장마철 전에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을 심었는데 그 중 하나가 '쪽'이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나주의 쪽은 최상급 중 최상급으로 통했다. 덕분에 요즘 말하는 천연염색기술도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염색과정 또한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옛것의 우수함과 자연이 가진 고운 빛깔이 어우러진 오늘날 천연염색의 작품을 보는 동안 그야말로 안구정화된 듯하다. 좀 더 하류로 이동하면 무안군에 다다른다. 이곳 주민은 영산강을 사호강 또는 곡강이라 한다. 사호강(沙湖江)은 가뭄기에 물이 말라 모래사장처럼 변한 모습을 따와 붙여진 이름이다. 범람지가 발달했다는 것은 비옥한 농토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바꿔 말해 홍수와 가뭄 등 잦은 수해가 발생할 수 있는 지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조선시대와 근대에 영산강은 국내의 대표적인 수해지역으로 자주 거론됐다. 또 다른 이름인 곡강에 담긴 이야기는 간단하다. 곡선을 띄는 강이라고 하면 되겠다. 요즘 말로 S라인이다. 곡강의 매력에 빠져 정자를 세운 이가 있으니 한호 임연선생이다. 그가 세운 식영정(息營亭)은 영산강의 대표적 굽이인 몽탄노적에 자리한 배뫼 마을의 한 언덕에 세워졌다. 정면 3칸, 측면 3칸으로 내부 중심에는 제실이 갖춰져 있어 비교적 큰 크기가 특징인 정자다. 임연선생의 복거록에서 식영정의 터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영산강 연안을 따라 살만한 곳을 찾아 상하를 두루 살펴보다 드디어 사포와 몽탄 사이에 한 오묘한 곳을 얻었으니 자리는 그윽하여 기운이 머물렀고 물맛이 좋으며 땅은 비옥하여 가히 선비가 살만한 곳이다 '경영할 영(營)'을 사용하는 이름을 풀이하면 '경영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정자'로 해석된다. 이름값 하듯 이 정자에서 많은 석학이 모여 토론을 했으며 나주임씨 강학 공간으로도 활용됐다. 영산강과 바다가 접하는 영암군에서 대미를 장식하면 좋겠다. 영암군은 고인돌, 청동기 마을터 등이 발견돼 오래전부터 살기 좋은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에 제방이 쌓이면서 영산호가 생겼고 호수를 중심으로 대규모 휴양지가 개발 중이지만, 좋은 동선을 이미 갖췄다. 영산재라는 한옥 호텔은 영산강을 배경으로 세련된 한옥의 멋을 보여주며, 농업박물관은 전라남도 농업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전시했다. 게다가 영산강의 운치 있는 자전거 길은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차후 개발이 완료되면 다양한 볼거리로 많은 사람의 발길을 사로잡지 않을까 싶다. 농업박물관은 전라남도의 농업을 심도 있게 다뤘다. 점점 사라지는 전통 농경문화를 재미있게 알리고자 설립됐다. 본관, 별관, 농경문화체험관, 야외전시장으로 구성. 현재 본관은 내부 공사 중으로 휴관상태이며 준공일은 2013년 4월 5일로 예정돼 있다. 이에 박물관은 공사기간 동안 본관은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무료로 개방했다. 별관은 농경이 정착했던 신석기부터 초가와 기와집이 출연한 삼국시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라남도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전시했다. 영산재를 둘러 멋진 풍광을 둘러보길 권한다. 최근에 만들어져 깔끔하면서 세련된 분위기의 한옥의 멋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이어지는 영산강 자전거 길에서 산책하는데 미진한 바다 내음이 여정을 마무리해준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무안광주고속도로 문평IC → 구고막원역 (나주 방면 좌회전) → 고구려대학삼거리 (복암리 방면 우회전) → 복암리 고분 → 동쪽으로 약 1.5km → 천연염색박물관 → 영산로 목포 방면 → 섬동삼거리 (몽탄 방면 좌회전) → 몽탄면 소재지 (배뫼 방면 좌회전) → 무안 식영정 → 명산삼거리 (목포방면) → 녹색로 (보성 방면 좌회전) → 영산호 관광지 2.주변 음식점 구진포장어거리 : 장어 (나주시 구진포 강변 부근) 나주 곰탄거리 : 곰탕 (나주시 금남동 금성관 부근) 영산포 홍어거리 : 홍어 (나주시 영산동 선창가 부근) 무안 낙지골목 : 낙지 (무안읍 버스터미널 안쪽 골목) 3.숙소 M모텔 : 나주시 이창동, 061-333-377 무안비치호텔 :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 061-454-4900 무안국제호텔 : 무안군 망운면 목동리, 061-454-8500 가회한옥체험관 : 종로구 계동, 02-595-4939 한옥호텔 영산재 : 전남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 061-460-0300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ahn856@gmail.com ) ※ 위 정보는 2012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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