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부여를 찾는다면, 연꽃과 연잎으로 뒤덮인 궁남지에 가봐야 한다. 그리고 2015년 7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 나성도 돌아봐야 한다. 거기에 백제금동대향로를 만나볼 수 있는 국립부여박물관과 백제의 화려했던 사비시대를 조명해보는 백제문화단지까지 포함하면 부여 여행 코스로 거의 완벽할 듯하다. 여행 코스가 완성됐다면 이제 부여에서 뭘 먹을지 고민할 차례다. 부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연잎밥일 것이다. 연잎밥은 궁남지 연꽃과 이미지가 맞아떨어지면서 부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만큼 부여 곳곳에 연잎밥 전문점이 많다. 그렇다고 연잎밥만 먹기엔 좀 아쉽다. 그래서 여기, 연잎밥 외 부여에서 즐길 수 있는 4가지 별미를 모아봤다.부여에서 연잎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연꽃빵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딱 한 군데다. 바로 궁남지 가는 길목에 자리한 ‘백제향’이다. 백제향은 부여에서 나름 유명했던 연잎밥 전문 음식점이었다. 2013년경 부여연꽃빵을 개발해 식당에서 함께 판매하다가 올해부터는 아예 찻집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연꽃빵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후 6시 무렵 백제향에 들어섰더니 앞사람이 연꽃빵을 사고 있었다. 진열대에 연꽃빵이 몇 개밖에 남지 않은 걸 확인하니 불안해진다. 주인장이 미안한 얼굴로 “12개씩 판매하는데 남은 게 얼마 안 되네요” 한다. 남은 것만이라도 사겠다고 하자 저렴한 가격으로 떨이를 해준다. 뒤이어 들어온 손님은 “죄송합니다, 매진됐어요”라는 말을 듣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부여연꽃빵이 아직은 그리 유명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궁남지를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모양이다. 주인장은 부여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들고자 연꽃빵을 개발하게 됐다고. 부여연꽃빵은 백제문화의 상징인 연꽃 모양이다. 생연꽃과 생연잎을 끓여서 우려낸 물에 연잎분말과 찹쌀가루, 밀가루 등을 배합해 연꽃빵을 만든다. 연꽃빵 제조에 쓰이는 연꽃과 연잎은 주인이 직접 재배한다. 진항 연꽃 향을 유지하기 위해 오전 8시 이전, 꽃잎이 열리기 전에 따서 냉동 보관해 사용한다. 연잎분말을 넣어 반죽한 빵과 단팥소가 어우러져 깔끔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낸다. 잣을 넣어 간간이 씹히는 맛도 있다. 연꽃빵에 연꽃차나 연잎차를 곁들여도 좋다. 연꽃차도 백제향에서 직접 재배해 만든다. 화사하게 피어나는 연꽃차는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그 밖에 연잎쉐이크, 연잎쿠키 등 연잎으로 만드는 다양한 주전부리도 맛볼 수 있다. 궁남지로 오가는 길에 연꽃 향과 맛을 음미하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다. 부여에서 관광명소만큼 유명한 음식점이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언제 찾아가도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오랜 기다림을 피하고자 가게 문을 여는 오전 11시를 조금 지난 20분쯤에 장원막국수를 찾았다. 그러나 웬걸! 이미 오래된 시골집을 개조한 식당 안팎에 손님들이 가득하다. 주말에는 가게 문을 열기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선단다. 다행히 아직 줄이 길지 않음에 안도하며 냉큼 줄을 선다. 기다리는 동안 마당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본다. 마당 한쪽에서 기계로 반죽을 뽑아내고, 주방 앞에서 그 반죽으로 면을 뽑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마당 가마솥에서 펄펄 끓는 물에 수육이 익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다행히 ‘후루룩 후루룩’ 빨리 먹는 막국수인지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자리가 난다. 손님들은 옛날 할머니댁 같은 방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막국수를 먹는다. 메뉴는 단출하다. 막국수와 편육이 전부다. 대부분 막국수와 함께 편육을 주문한다. ‘편육을 막국수 면에 감아 드셔보세요.’ 벽에 붙어 있는 문구가 가히 유혹적이다. 일단, 메밀막국수부터 맛본다. 살얼음 동동 띄운 차가운 육수에 말아내는 물막국수다. 고명이라야 양념장 약간과 채 썬 오이, 김가루, 깨가 전부. 면발은 일반 막국수에 비해 가늘고 쫄깃하며, 육수는 새콤달콤하다. 대중적으로 좋아할 맛인데, 신맛이나 단맛에 민감한 사람들은 싫어할 수도 있다. 편육은 목삼겹살을 이용해 기름기가 적다. 곁들여 나오는 새우젓이나 고추장아찌와 같이 먹으면 더 맛나다. 막국수 면과 함께 먹어도 별미. 모든 음식이 그러하듯 장원막국수에 대한 평가도 호불호가 나뉜다. 하지만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한 번쯤 줄을 서서 먹어볼 만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나,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 줄 서는 게 걱정된다면 가능한 한 일찍 방문할 것. 어느 지역에 가나 한우 전문점은 쉽게 만날 수 있다. ‘부여까지 와서 꼭 한우를 먹어야 할까’ 고민될 수도 있지만 ‘서동한우’는 그만의 특별함이 있다. 바로 건조숙성(dry-aging) 한우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소고기를 건조숙성시킨다는 게 다소 생소하다. 건조숙성이란, 고기를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시킨 채 말리는 방법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줄어들고 육즙은 응축된다. 당연히 고기의 양도 줄어든다. 생고기 200g을 건조숙성시키면 150g 정도가 된다. 그래서 서동한우에서 처음 고기를 받아보면 대부분 ‘양이 적네’라고 생각한다. 서동한우의 고기는 선홍색이 아닌 검붉은 빛깔을 띤다. 마블링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다. 일반 소고기는 살짝 익혀 먹어야 맛있는데, 건조숙성육은 바짝 익혀도 맛있단다. 겉이 노릇노릇 익어도 고기 안쪽의 육즙은 그대로 살아 있다. 바짝 구워 먹을수록 치즈 같은 풍미가 퍼진다. 물론, 취향에 따라 살짝만 익혀 먹어도 된다. 고기를 잘라놓고 굽는 정도를 달리해서 맛보며 풍미를 비교해보자. 고기를 굽다 보면 눈에 띄는 점 하나. 일반 고깃집과 달리 환기시설이 없다. 건조숙성 과정에서 고기의 지방과 수분이 줄어든 탓에 연기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기를 구워 먹고 나서도 옷이나 머리에 냄새가 배지 않아 좋다. 서동한우는 지방이 적은 한우 암소 2등급을 사용하고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입안 가득 퍼지는 기름진 맛이 없다. 대신 담백하고 부드럽다. 확실히 일반 고기에 비해 느끼한 맛이 덜하다. 동판과 참숯을 사용하고, 3년간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만을 쓰는 등 손님들의 건강을 고려한 세심함도 돋보인다. 반찬으로 나오는 독특한 피클과 후식으로 즐기는 연잎냉면도 특별한 맛이다. 부여의 맛집 정보를 탐색하기 귀찮다면 구드래나루터 앞에 조성된 굿뜨래음식특화거리로 가보자. 연잎밥, 한우, 냉면, 곰탕, 갈비, 불고기 등 다양한 메뉴를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모여 있다. 장원막국수 역시 굿뜨래음식특화거리에 있으나, 다소 외곽에 자리한다. 이 거리에는 유명한 음식점이 꽤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구드래돌쌈밥’이다. 돌쌈밥이란 돌솥밥과 쌈밥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갓 지은 따끈따끈한 돌솥밥에 풍성한 쌈채소와 10여 가지가 넘는 반찬이 함께 나온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돼지고기 주물럭, 불고기, 편육, 훈제오리 등 고기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쌈채소는 무공해 위주로 제공하며, 쌈장도 직접 만들어 내놓는다. 신선한 채소에 따끈한 밥 한 숟갈 올리고, 고기와 쌈장을 얹어 입안 가득 넣는다. 특별한 맛집이라기보다는 건강하고 푸짐하게 한끼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백제향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사비로30번길 17 문의 : 041-837-0110
http://백제향.kr/skin15/index.php
장원막국수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62번길 20 문의 : 041-835-6561
서동한우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256 문의 : 041-835-7585
http://www.seodong.kr/
구드래돌쌈밥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 31 문의 : 041-836-9259
1.주변 여행지
부소산성 :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31 / 041-830-2330 궁남지 : 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52 / 041-830-2330 정림사지 :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 / 041-832-2721
2.숙소
백제관 : 부여군 부여읍 왕중로 87 / 041-832-2722 아리랑모텔 :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55-13 / 041-832-5656
http://www.arirangmotel.com/ 롯데리조트부여 :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400 / 041-939-1000
http://www.lottebuyeoresort.com/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8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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