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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이 귀했던 강원도 영월은 옥수수, 메밀, 칡, 콩 등으로 국수를 만들어 세 끼를 먹을 만큼 국수요리가 발달했다. 그들에게 국수는 삶이다. 배고픔을 달래주는 구황음식이었고, 잔칫날 마음을 담은 축복음식이었다. 지금도 영월에선 특별한 국수가 사랑을 받고 있다. 얼큰하고 구수한 칡국수, 매콤새콤달콤한 동치미 국물에 쫄깃하게 말아내는 동치미국수 그리고 투박하고 걸쭉한 꼴두국수가 그 주인공이다. 엄마 품처럼 그리운 맛에 건강한 재료의 기운이 더해진 국수 먹으러, 허리띠 풀고 영월로 향한다. 칡국수는 영월 여행자들이 빠트려서는 서운할 영월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다. 하동면 고씨굴 입구에 칡국수집이 여럿 모여 있다. 그중 ‘강원토속식당’은 1995년부터 칡국수를 팔기 시작한 원조집이다. 성숙자 할머니는 26세 때부터 동굴 앞에서 기념품을 팔았다. 배고프다는 손님들에게 어릴 때부터 먹어오던 칡국수를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았다. 차츰 인기를 끌면서 주위에 칡국수집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나 어릴 때 엄마가 아침저녁 국수를 만들어줬지. 그때는 밀가루가 귀하니까 콩가루를 섞어서 만들었지. 콩가루로 하면 거칠었어. 콩가루 대신 밀가루를 넣어서 훨씬 부드럽게 넘어가지.” 인기 비결을 알려달라는 요청에 할머니의 대답이다. 강원토속식당 칡국수 맛의 비결은 쫄깃쫄깃한 면발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가장 정성을 들이는 일이 반죽이다. 칡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일일이 손으로 반죽한다. 그날 쓸 분량을 그날그날 반죽해서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킨다. 매일 400~500인분, 여름 한철에는 600인분을 손수 준비한다. 새벽마다 허리가 꼬부라지도록 힘든 일이지만 하루라도 대충 한 날이 없다. 알맞게 삶아 건져낸 면에 감자를 넣어 끓여낸 육수를 붓고 김치, 달걀지단, 부추, 참깨가루, 양념장을 얹고 마지막으로 김을 뿌려 손님상에 낸다. 고명을 섞어 한 젓가락 들어올리면 거무스름한 면발이 자태를 드러낸다. 후루룩 한입 먹으면 얼큰하고 구수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면발은 쫄깃하고 부드럽다. 말캉말캉 씹히는 감자와 아삭하고 매콤한 김치, 향긋한 부추와 담백한 달걀지단이 잘 어우러진다. 흔한 멸치육수가 아니라 강원도 감자를 툭툭 썰어 국간장과 소금으로 가볍게 밑간을 해 끓여낸 깔끔한 육수를 쓴다. 그래서 면의 구수함과 재료 하나하나의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강원도 땅의 기운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국수 한 그릇. 먹을수록 깊은 맛이 살아난다. 조선 성종 16년에 한명회가 칡을 말려 가루로 만들어 죽을 해먹었더니 배를 채울 만하다며 가뭄으로 배고픈 백성들에게 권하게 했다. 그 후 칡국수가 탄생했다. 강원도 땅에서 난 칡은 조선시대부터 전국 최고로 쳐주었다. 숙종 때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강원도에서 나오는 칡가루가 가장 좋다고 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칡은 두통, 주독, 소갈을 다스린다고 한다. 칡국수는 칡의 찬 성질이 열을 내려주어 더운 여름날 효자 음식이다. 중금속을 해독하고 소화기관을 보호해 피곤하거나 소화가 안 될 때 먹으면 좋아서 지치기 쉬운 여행길에 안성맞춤이다. 칡국수와 함께 감자전의 인기도 대단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이 집에서 직접 만드는 감자송편도 맛있다. 강원토속식당 주변에는 고씨동굴을 비롯해 영월 명소들이 제법 있다. 고씨동굴 주차장 오른쪽에 영월아프리카미술박물관이 있고, 식당 바로 앞에 영월동굴생태관이, 고씨굴관광지 내에 영월아트미로가 들어서 있다. ‘연당동치미국수’는 38년째 이북식 동치미국수를 팔고 있는 집이다. 이북이 고향인 시어머니의 맛을 물려받은 며느리가 지켜오다가 이제는 그의 동생이 변함없이 문전성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집의 매력은 바로 동치미다. 동치미 외에 국수에 들어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소면을 삶아 6개월 동안 잘 익힌 동치미에 말면 끝이다. 이 집에서 가장 정성을 들이는 것도 당연히 동치미다. 배추, 고추, 쪽파, 당근, 무를 넣어 만든 동치미를 장독에 넣어 겨울에는 6개월, 여름에는 4개월 정도 발효시킨다. 잘 익은 동치미를 육수통으로 옮겨 일주일을 두었다가 손님상에 낸다. 이 일주일이 얼었다 녹았다 하며 맛이 더 풍부해지는 중요한 시간이다. 동치미국수는 눈으로 먼저 먹는다. 맛깔나는 맑은 주황색 국물에 하얀 소면, 잘 삭은 배추와 무, 당근, 고추, 쪽파가 고명처럼 자리 잡고 있다. 살얼음이 언 국물은 보기만 해도 목덜미가 서늘해진다. 먼저 가위로 동치미 속 재료들을 먹기 좋게 자른다. 가위질하는 동안 침이 꿀꺽 넘어간다. 참지 못하고 그릇째 들고 국물부터 마시는 사람, 건더기는 일단 미뤄두고 국수부터 후루룩후루룩 넘기는 사람 등 제각각 먹는 방법은 달라도 그 맛에 반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론 숟가락에 면과 건더기를 쌓아 올리고 동치미 국물을 듬뿍 떠서 한입에 먹기도 한다. 새콤달콤하면서 매콤하고 시원한 동치미 맛. 한번 먹으면 결코 잊을 수 없다. 청령포와 장릉 등 단종의 유적지가 몰려 있는 읍내에 자리해서 영월 명소 나들이에도 안성맞춤이다. 서강이 내려다보이는 선돌까지도 10분 거리다. 한우로 유명한 주천읍 다하누촌으로 가면 한우식당들 건너편에 ‘제천식당’이 있다. 48년째 팔고 있는 국수는 이름도 생소한 꼴두국수다. 식당 메뉴판에 꼴두국수의 유래에 대한 설명문이 붙어 있다. 꼴두국수 뜻이 궁금한 손님들의 질문 공세 덕분이다. 꼴두국수는 먹을 게 없던 시절 너무 많이 먹어서 ‘꼴도’ 보기 싫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하지만 요즘엔 군침이 꼴딱꼴딱 넘어간다 해서 ‘꼴딱국수’라는 애칭이 생겨났다. 1973년에 처음 문을 연 주인 할머니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메밀을 말리고 빻고 직접 반죽하고 국수를 민다. 48년 전이나 똑같은 맛을 내는 비결이 바로 변함없이 정성을 다하는 손맛이다. 투박한 면발과 걸쭉한 국물이 기가 막힌다. 꼴도 보기 싫다는 이름과는 달리 또 먹고 싶어지는 그리운 맛이다. 며느리가 1987년부터 시어머니를 도와 함께 일하며 꼴두국수 맛의 대를 이어가고 있다. 엄마 품같이 푸근한 그 맛을 오래오래 맛볼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 주천면은 섭다리로 유명하다. 꼴두국수를 먹은 뒤 산책 삼아 섶다리까지 걸어갔다 와도 좋다. 요선정과 요선암도 차량으로 10분 거리다.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전망대도 15분 거리로 가깝다. 강원토속식당 -주소 :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영월동로 1121-16 -문의 : 033-372-9014 연당동치미국수 -주소 : 강원 영월군 영월읍 분수대길 32 -문의 : 033-375-8272 제천식당 -주소 : 강원 영월군 주천면 도천길 3 -문의 : 033-372-7147 주변 여행지 -청령포 :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33 / 영월관광전화 1577-0545 -한반도 지형 :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로 555 / 영월관광전화 1577-0545 -고씨동굴 : 영월군 김삿갓면 영월동로 1117 / 고씨굴 매표소 033-372-6871 숙소 -탑스텐리조트동강시스타 : 영월군 영월읍 사지막길 160 / 033-905-2000 http://www.cistar.co.kr -망경대산자연휴양림 : 영월군 중동면 선도우길 177 / 033-375-8765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ID02030067 -조견당 : 영월군 주천면 고가옥길 27 / 033-372-7229 글, 사진 : 유은영(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1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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