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가야의 땅’ 고령에는 독특한 박물관이 있다. 개진면에 자리한 전통기와박물관은 국내 유일한 기와 박물관이다. 기와를 만드는 도구와 가마, 전통 기와 수천 점을 간직한 곳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기와는 경복궁 근정전(국보 223호)과 경회루(국보 224호), 창덕궁 인정전(국보 225호), 경주 불국사(사적 502호), 구례 화엄사(사적 505호) 등 국내 중요 문화재 복원에 쓰인 것이다. 낙동강 변에 있는 개진면 구곡리 일대는 예부터 기와의 고장이었다. 해방 이후 기왓골로 불리는 기와 제작소가 10여 곳 있었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만 해도 기왓골 6곳이 있었다. 점토질 흙이 풍족한 개진면은 기와를 만들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와공(瓦工)이 대를 이어 살았고, 나루터가 있어 기와를 실어 나르기 좋았다. 인근 낙동강에는 기와 나루터를 뜻하는 ‘와나루’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1970년 새마을운동 이후 시멘트기와가 대량 보급되면서 기왓골 전통 기와 공장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고령 땅에서 유일하게 명맥을 이은 기와 제작소가 ‘고령기와’다. 선친에 이어 전통 기와를 만든 김은동 회장은 창립 60주년이 된 2013년, 50억원을 들여 전통기와박물관을 열었다. “지붕 건축만 봐도 어느 나라인지 단번에 알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전통 기와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전통기와박물관은 전통 수제 기와를 제작하던 공장 터에 들어섰다. 현대식 기와 공장과 거리를 두고, 갈대 핀 낙동강 변 산책로 옆에 호젓하게 자리했다. 강 건너편은 달성 도동서원(사적 488호)이다. 기왓골 소년은 도동서원까지 헤엄쳐 건넌 추억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에 등재된 도동서원의 지붕 개·보수에도 어김없이 이곳 전통 기와가 사용됐다. 전통기와박물관은 제작소, 가마소, 전시관으로 나뉜다. 전통 벽돌 ‘문양전’으로 단장한 제작소에서는 전통 기와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다. 기와는 흙 작업, 초판, 암키와·수키와 만들기, 건조, 가마 작업 등을 거쳐 완성된다. 기와 생산도구(국가등록문화재 574호)가 눈길을 끌며, 1960년대에 처음 기계화된 수키와·암키와 제작기, 양식 기와 성형 목형, 용과 태극 문양이 새겨진 막새 틀 등이 전시된다. 제작소 안쪽은 전통 기와를 만드는 공간이다. 제작 와공(기와 기능공) 6명이 전통 기와를 빚는다. 작업장과 쌓아 올린 기와에는 ‘경복궁 계조당 기와 제작 중’이라고 적혀 있다. 두 달 이상 숙성한 흙을 밟아 부드럽게 만드는 흙 작업을 마치면 시루떡처럼 길게 펼쳐진 초판이 만들어진다. 나무 와통에 삼베로 된 마포를 감고 초판을 붙이는 게 본격적인 기와 성형 작업의 시작이다. 물 묻힌 나대로 표면을 부드럽게 하고, 방망이로 두드려 밀도를 높인 다음, 와통을 걷어내고 건와 방망이로 모양을 다듬는 섬세한 과정이 이어진다. 성형한 암키와·수키와, 막새 등은 4~5일간 그늘과 햇볕에서 말린다. 고령 흙은 질에 따라 용도가 나뉘었다. 상급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고, 옹기와 기와가 그 뒤를 이었으며, 하급 흙은 벽돌에 사용했다. 와공은 비슷한 일을 해도 크게 대우받지 못했다. 고령에서 만든 기와는 가마에 들어가면 신분을 떨치고 단단한 성질로 변한다. 어른 3~4명이 올라가도 잘 부서지지 않고, 비바람에도 균열 없이 색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전통 가마인 등요를 이용해 화부가 1070~1100℃에서 기와를 굽는다. 강하고 안정적인 화력을 위해 땔감으로 소나무를 쓴다. 가마소에는 서울 수서동과 담양 용연리 기와 가마터를 재현한 가마도 복원됐다. 2층으로 높게 솟은 전통기와전시관은 전통 기와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경복궁, 창덕궁, 남한산성 행궁(사적 480호),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52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18호) 등 내로라하는 문화재에 쓰인 기와가 전시된다. 취두와 취미, 용두 등 장식 기와, 바닥과 담장을 단장하는 전돌 외에도 국회의사당 사랑채, 남산골한옥마을, 경상북도청 신청사 등에 사용된 기와가 전시관 한쪽을 채운다. 이곳 기와는 고령의 대표 유적인 고령향교(경북문화재자료 229호), 우륵박물관, 개실마을의 지붕을 단장했으며, 인근 개진면사무소에도 흔적을 남겼다. 전통기와박물관은 2021년 1월 11일부터 30일까지 한정 개방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는 무료다(일요일 휴관). 박물관은 이 기간에 문화해설사를 배치해 방문객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기와 제작 과정을 살펴보려면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당일 여행 코스〉 전통기와박물관→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박물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전통기와박물관→고령 지산동 고분군→대가야박물관 둘째 날 / 개실마을→우륵박물관→대가야수목원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고령문화관광 - 전통기와박물관(고령기와) ○ 문의 전화 - 고령군청 관광진흥과 054)950-6662 - 전통기와박물관(고령기와) 054)954-8008, 8000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고령,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회(07:50, 17:00)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고령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606번 버스(개진면행) 이용, 구곡2리 정류장 하차, 전통기와박물관까지 도보 약 200m. * 문의 :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 고령군 버스시간표 ○ 자가운전 정보 광주대구고속도로 동고령 IC→개진 방면→부동삼거리→전통기와박물관 ○ 숙박 정보 - 미숭산자연휴양림 : 대가야읍 낫질로, 054)950-7407 - 개실마을 : 쌍림면 개실1길, 054)956-4022 - 대가야캠프 : 대가야읍 신남로, 054)956-5279 ○ 식당 정보 - 산막골식당 : 오리불고기, 쌍림면 영서로, 054)955-0900 - 대원식당 본점 : 인삼도토리수제비, 쌍림면 대가야로, 054)955-1500 - 고령명품한우 : 버섯한우전골, 다산면 성암로, 054)954-1131 ○ 주변 볼거리 고령 주산성,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고령개포동석조관음보살좌상 ※ 위 정보는 2020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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