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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를 넘겼건만 아직도 대낮에는 여름 땡볕이 한창이다. 언제쯤 에어컨 없이 두 발 쭉 뻗고 자는 날이 올까. 늦더위 몰아치던 어느 주말, 울산 언양에서 폭염과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자수정동굴나라는 올해 유난히 붐볐다. 그 넓은 주차장에서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람들이 대거 몰린 탓이다. 이곳 자수정동굴은 연중 12~16도를 유지하여 여름에는 천연냉장고로, 겨울에는 천연온실로 불린다. 동굴 입구에 서 있기만 해도 서늘한 바람이 훅 불어온다. 늦더위에 지친 발걸음이 나도 모르는 사이 안쪽으로 향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안내판 옆 온도계다. 현재 기온은 약 16도, 여름철 에너지절약 적정온도인 26~28도에 한 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작 몇 걸음 만에 계절을 거스르고 보니 숨통이 확 트이는 느낌이다. 동굴 천장에 닿을 듯 지하수가 용솟음치는 분수대를 지나면 동굴에서 가장 넓은 광장에 닿는다. 이곳에서 필리핀 기예단의 공연이 하루 여섯 차례 진행되는데, 멤버들의 말재간이 좋고 솜씨도 훌륭해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차라리 마법에 가까운 그들의 몸짓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등줄기가 저절로 오싹해진다. 광장 안쪽으로는 여러 가지 체험시설이 밀집해 있다. 그중에서도 기도를 하거나 소원쪽지를 걸어둘 수 있는 소원동굴이 대표적이다. 소원지가 가득 걸린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낯익은 부처의 모습이 보인다. 석굴암의 본존불상이다. 불교신자인 고용균 회장이 석굴암을 본떠 만든 공간인 만큼 실제로 예불을 드리는 사람이 많다. 여자 친구와 함께 온 남자, 아이 손을 잡은 엄마, 나란히 앞에 선 노부부까지. 그 누구도 요란하게 떠들지 않지만 그곳에 남겨진 소원이 어떤 것인지 모두 알 것만 같다. 동굴 한편에 넓은 수로가 보인다. 일부러 땅을 파고 지하수를 채워놓은 깊이 2m, 총길이 500m의 인공 수로다. 이 수로를 오가는 모터보트는 동굴 오른쪽에 위치한 보트승강장에서 탈 수 있다. 탑승 전 구명조끼를 착용하며 보트에 안전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위험하진 않다. 보트를 타면 마이크를 쥔 선장이 동굴 구석구석을 누비며 자수정동굴의 역사나 자수정 정동에 대해 설명한다. 운이 좋으면 인적 드문 곳 한쪽에 웅크리고 있는 박쥐도 볼 수 있다.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으려다가 휴대폰을 놓치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물속에 가장 많은 것이 물고기가 아닌 휴대폰이라고. 이외에도 자수정동굴나라에는 보고 즐길거리가 많다. 독도와 반구대 암각화를 재현한 전시물도 있고 인류변천사와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전시한 소규모 박물관도 있다. 동굴과는 아무 관련 없지만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한 것이다. 동굴에서 한기를 느끼면 자수정 기(氣)체험실이나 동굴쉼터 등에서 쉬어가면 된다. 보일러와 라디에이터가 설치돼 있어 훈훈한 열기가 감돈다. 자수정동굴나라는 자수정을 채굴하던 광산갱도를 활용해 개발한 총길이 2.5km, 넓이 5000평 규모의 테마 관광지다. 지금은 오가는 시민들의 땀을 식혀주는 고마운 쉼터지만 한때는 광부들의 구슬땀이 모이던, 삶의 열기가 가득한 곳이었다. 광부들은 1960년대부터 이곳 갱도에서 자수정을 캐내어 일본 등지로 판매했다. 당시 부족한 가공 기술과 광산업자와의 마찰 등으로 폐업의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당시 잡지사 기자였던 고용균 회장의 도움으로 채광을 재가동, 1987년 폐업 전까지 미국보석협회(GIA)가 공인한 세계 최고 품질의 자수정을 생산해냈다. 지금도 갱도 곳곳에서 자수정 원석을 볼 수 있다. 가장 큰 정동은 자수정전시관 옆에 있는 것으로 1987년 발견 당시 감정가가 5억 원에 달했다. 이 정동에서만 약 10톤, 15가마니 분량의 자수정이 생산되었다. 반대로 자수정이 가장 잘 보이는 정동은 필리핀 기예단의 공연장에 있는 정동이다. 1985년 발견되었으며 정동의 전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돌 속에서 솟아난 보랏빛 원석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갱도의 끝, 막장이라 불리는 곳엔 광부들이 채광하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조선시대 광부는 정과 망치를 들고, 근대의 광부는 채광도구와 리어카를 사용하는 모습이다. 신라 장신구에서도 자수정이 발견되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부터 울주군에서 자수정 채광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직도 이곳에는 200년 동안 캘 수 있는 양의 자수정이 묻혀 있다. 또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천정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사실 자수정동굴은 인공 동굴 중에서도 보기 드물게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서 2층을 올려다볼 순 있지만 직접 올라갈 순 없다. 매표소에서 티켓을 따로 구매한 후 외부 계단을 통해서 올라가야 한다. 2층은 다양한 공룡이 전시된 쥬라기월드다. 앞에 가까이 다가가면 센서가 작동해 공룡이 울부짖으며 움직인다. 어른들이 보기엔 허술하지만 아이들은 책 속에서만 보던 공룡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에 긴장 멈출 새가 없다. 천정이 높고 통로가 넓다고 해서 동굴이 무너질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둘러싸여 있어 기둥 없이도 잘 버틴다. 울주군 지진대피소로 활용될 정도라고 하니 신기할 따름이다.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자수정로를 따라 천전리 방향으로 차를 몰다 보면 가까운 곳에서 작괘천을 만날 수 있다. 등억알프스로를 따라 평행하게 흐르는데, 작천정 별빛야영장부터 작천정휴게소까지 중하류 부근이 너른 바위가 많아 놀기 좋다. 하얗고 너른 바위 위를 깨끗한 계곡물이 얄팍하게 미끄러져 흐르는 광경을 보면 누구라도 입수 욕구를 뿌리치기 힘들다. 동네 어른들은 바위 위에 그늘막이나 텐트를 치고 시간을 보낸다. 아이들은 간식도 마다하고 물에 뛰어들기 바쁘다. 여기저기 명당을 찾아 헤매는 것이 부담이라면 작천정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식사를 약속한 뒤 마음 편히 물놀이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매운탕, 닭백숙, 닭볶음탕, 도토리묵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무엇보다 휴게소 앞 계곡이 지형 면에서 물놀이에 최적이다. 깊이가 다양하고 매끄러운 돌 사이로 물이 흘러 미끄럼틀 삼아 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얀 바위에 새겨진 한자와 작천정도 이 계곡의 운치를 더한다. 작천정은 고려 말에 유배 온 고려의 충신, 포은 정몽주가 글을 읽었다고 전해진 곳에 세운 누각이다. 누각 주변 반석에 새겨진 한자들은 정몽주를 추모하는 글과 울산 여류시인의 이름, 작천정 보존회 설립 이후 단체를 통해 돈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 등이다. 정몽주가 글을 읽었던 자리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한여름 무더위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지만 늦더위만큼은 확실히 물리치고 온 듯 하다. 자수정동굴나라 -주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자수정로 112 -문의 : 052-254-1515 -영업시간: 평일/주말 09:00~18:00 -주요시설: 자수정동굴, 동굴수로탐험, 쥬라기월드, 사계절썰매장, 놀이기구 등 -부대시설: 화장실, 주차장, 편의점, 자수정전시 및 판매장 등 -요금 : 대인(중학생 이상) 기준, 동굴 7000원/ 보트 6000원/ 쥬라기월드 6000원/ 동굴+쥬라기월드 12000원/ 동굴+보트 12000원 * 패키지표는 17:30까지 사용해야 함. * 반려동물 출입불가 및 자전거, 인라인, 킥보드 등 소형탑승기구 사용금지 -공연시간 : 1회 10:30 / 2회 12:00/ 3회 13:30/ 4회 15:00/ 5회 16:30/ 6회 18:00 *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 있음 * 15인 이상 입장 시 진행 http://www.jsjland.co.kr 작괘천 -주소 :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작괘들길 67-16 -문의 : 052-277-0101(울산종합관광안내소) ※ 위 정보는 2019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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