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돌려 군산으로 근대여행을 떠난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이 아니다. 선양동 해돋이공원과 주변 근대 문화유산, 소설 <탁류>를 아우르는 생태여행이자 역사·문학 여행이다. 이름하여 ‘햇빛 동네에서 뒹구는 근대 인문학 기행’. 선양동 해돋이공원을 지나는 문화생태탐방로는 채만식 소설 <탁류>의 주인공 정주사 집터와 한참봉 쌀가게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선양동 해돋이공원 인근에는 시멘트 계단과 담장 등 1930년대 토막집이 모여 있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군산은 1899년 5월 일제의 강압에 의해 개항되었다.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쌀을 반출하기 위해서다. 일본인들이 군산으로 몰려들어 요지를 차지했고 조선인들은 월명동, 둔율동 등 산등성이로 내몰려 토막집을 짓고 살았다. 조선인들의 삶은 처절했다. 남자는 부둣가에서 막노동을 하고 여자는 식모살이와 미선공(米選工)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말라비틀어진 콩나물대가리처럼 피폐한 조선인의 삶에 빗대 ‘콩나물고개’라 불리던 산동네가 선양동이다.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는 동안 선양동은 군산의 아픈 상처로 남았다. 선양동이 군산의 생태관광 1번지로 새롭게 태어난 것은 해돋이공원이 조성되면서부터다. 군산시에서 운영하는 ‘햇빛 동네에서 뒹구는 근대 인문학 기행’은 선양동 해돋이공원과 주변 근대 문화유산, 소설 <탁류>를 아우르는 생태여행이자 역사여행이다. 2004년 선양동 일대가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되면서 따개비처럼 산등성이에 붙어 있던 토막집들이 하나둘 철거됐고, 그 자리에 메타세쿼이아를 시작으로 매화나무, 소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홍가시나무, 팥배나무, 편백나무, 나무수국, 루드베키아 등이 하나둘 자리를 잡았다. 울창한 숲 사이로 예쁜 산책로와 멋진 팔각정도 들어섰다. 잿빛 산에 푸른 생기가 돌면서 여행자들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소설 <탁류> 속 인물들이 힘겹게 오르던 고갯길은 ‘탁류길’이라는 이름의 문화생태탐방로가 되었고, 군산 최고 조망처가 된 선양동 해돋이공원은 볕이 가장 먼저 든다는 선양(先陽)이라는 이름처럼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군산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선양동 해돋이공원 팔각정에서는 군산시를 품고 떠오르는 장엄한 일출과 북쪽의 금강하구, 서쪽의 서해까지 한눈에 담긴다. 아름다운 생태만큼 선양동 해돋이공원이 매력적인 건 채만식의 대표소설 <탁류>가 선양동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다. 선양동 해돋이공원에서 명산동 방향으로 100m쯤 내려가면 소설 속 주인공 정주사 집터가 나오고 거기서 내쳐 200m 정도를 더 가면 한참봉의 쌀가게가 나온다. 채만식은 소설에서 정주사 집터와 한참봉 쌀가게를 잇는 고갯길을 “올라가는 좁다란 골목길은 코를 다치게 경사가 급하다”라고 표현했다. 선양동 해돋이공원에서 한참봉 쌀가게를 잇는 고갯길에는 아직도 시멘트로 만든 계단과 담장 같은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정주사 집터가 있는 선양고가교의 내력도 재미있다. 본래 선양동과 명산동은 터널을 통해 연결할 생각이었지만, 일제 말기 민족 정기를 끊으려는 속셈으로 고개를 절개해 길을 냈다는 것. 선양동과 명산동을 잇는 고개가 ‘끊은 고개’로 불리게 된 사연이다. 소설 속 장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선양동해돋이공원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조선은행, 째보선창, 동녕고개, 제중당약국, 남승재가 근무했던 병원, 큰샘거리, 중앙초등학교 등 소설 <탁류>에 나오는 장소들은 선양동해돋이공원에서 1km 남짓 떨어진 군산 시간여행마을에서 만날 수 있다. ①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군산 근현대사를 총망라한 공간이다. 해양물류역사관, 독립영웅관, 근대생활관으로 구성됐다. 군산 최대 번화가를 재현한 골목과 산등성이에 지어진 토막집, 쌀 수탈을 위한 군산 미곡취인소와 전북 최초의 극장인 군산좌 등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물이 인상적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옆에는 구 군산세관 본관(사적 제545호)이 있다. 주 소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해망로 240 이용시간 : 09:00~21:00 휴 무 : 첫째·셋째 주 월요일. 1월 1일 관 람 료 : (통합권)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 통합권 사용 : 박물관, 진포해양공원, 조선은행, 18은행 문 의 : 063-454-5953 홈페이지 : http://museum.gunsan.go.kr/ ② 채만식문학관 재향 소설가인 백릉 채만식 선생의 문학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금강 변에 자리한 문학관은 정박한 배의 모습을 형상화해 지었다. 채만식의 삶을 다양한 문학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 1층 전시관과 선생의 일대기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 2층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야외에는 금강을 바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문학공원도 조성됐다. 주 소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강변로 449 이용시간 : 09:00~18:00(하절기), 09:00~17:00(동절기) 휴 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관 람 료 : 무료 문 의 : 063-454-7885 홈페이지 : www.gunsan.go.kr/chae/index.gunsan 군산 시간여행마을에서는 매년 ‘군산시간여행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는 ‘옛 추억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시간여행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군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군산시간터널’과 옛 가게 등을 재현한 ‘군산, 추억을 담다’ 코너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축제 개막 당일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군산시간여행축제의 백미다. • 연락처 063-454-3340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관광개발) • 추천 여행코스 당 일 : 선양동 해돋이공원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등 해망로 일대 → 경암동 철길마을 1박 2일 : (1일 차) 선양동 해돋이공원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등 해망로 일대 → 경암동 철길마을 (2일 차) 고우당 → 동국사 → 은파호수공원 • 주변 음식점 중앙식당 : 반지회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해망로 146-27 / 063-446-0471 유락식당 : 아귀찜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해망로 146-25 / 063-445-6730 복성루 : 짬뽕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월명로 382 / 063-445-8412 • 주변 숙소 차칸호텔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소룡1길 58 / 063-464-6206 / https://blog.naver.com/ps2228 예스모텔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가도안1길 61 / 063-464-6081 애플트리호텔 군산점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가도안1길 17 / 063-734-1234 / http://appletreehotels.com/gunsan/ 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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