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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계절, 하얀 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난다.초등학교 시절의 우동은 중국집 짜장면과 어깨를 견주던 맑은 국물의 그것이었다. 노란빛이 나는 수타면에 갑오징어와 양파가 들어간 우동, 괜찮다고 하는 집에선 홍합 몇 개 더 넣어 끓여낸 우동. 어른 흉내를 내고 싶던 날엔 흑갈색 별미메뉴인 자장면 대신 그것을 시켜 놓고 친구들 사이에서 우쭐하던 기억이 난다. 대학에 들어가 고속버스를 탈 기회가 생기면서부터는 휴게소 우동이 새롭게 다가왔다. 짧은 휴식의 시간에 후다닥 해치우는 요기용 우동. 튀김가루, 파, 고춧가루 고명에 조미료 맛이 가득하지만 한 그릇 깨끗하게 비운 여운의 감칠맛은 도착지까지 입안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직장에 들어가선 업그레이드 버전의 또 다른 우동을 만나게 된다. 반숙 달걀이 고명으로 올라간 냄비우동이다. 찌그러진 냄비에 펄펄 끓는 채 내놓아 입안을 데기 일쑤였지만 가츠오부시 국물에 반숙 노른자를 풀어 한 숟가락씩 떠서 먹는 냄비우동의 국물 맛은 속풀이 해장 메뉴로도 손색이 없었다. 여기까지는 추억의 우동. 그렇지만 지금도 자주 찾아 먹는 우동이다. 여기에 요즘은 한 가지 우동이 더해졌다. ‘오동통한 내 너구리’란 어느 라면 회사의 광고 카피가 연상되는 우동이다. 이탈리아 파스타에 버금가는 가격으로 고급 면 요리 메뉴로 자리를 잡고 있는 일본식 우동이 바로 그것이다. 맛은 제쳐놓더라도 깨끗하고 깔끔한 인테리어, 친절한 서비스로 새로운 우동의 세계를 펼쳐가며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사실 우동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으면 ‘가락국수의 비표준어’라고 나온다. 따뜻하게 먹는 국수라는 뜻의 ‘온돈(饂飩)’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란다. 가락국수를 다시 찾아보니 ‘가락을 굵게 뽑은 국수의 하나. 또는 그것을 삶아서 맑은장국에 요리한 음식’으로 풀어놨다. 그렇지만 우리 뱃속에 자리 잡고 있는 우동은 아쉽게도 가락국수와는 엄연히 다른 음식이다. 일본에서 우동은 온 국민의 소울 푸드다. 일본 우동의 대명사격인 ‘사누키 우동’의 본고장 일본 가가와현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오동통한 우동 면발에 푹 빠져서 지낸다. 주식처럼 우동을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한 집 건너 한집이 우동 가게일 정도로 ‘고향의 맛’으로 뿌리박혀 있다. 단순히 값이 싸서 그렇게 먹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정찬에 버금가는 품격 있는 고급 우동전문점도 즐비하다. 모든 음식이 그러하듯이, 일본의 우동 역시 지역에 따라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 관서지방에선 맑은 국물에 면발이 쫄깃하고 탱탱한 면 중심의 우동인 반면, 관동지방에선 부드러운 면발에 진한 간장 국물 맛의 우동을 선보인다. 일본의 우동이라고 해서 모두 사누키 우동은 아니다. 일본 현지에선 3대 명물로 가가와의 사누키 우동, 아키타의 이나니와 우동, 군마의 미즈사와 우동을 꼽는다. 사누키 우동은 차지게 반죽한 면을 발로 꼭꼭 밟아서 면을 뽑는데 뜨거운 물에 10분 이상 삶아내도 탱글탱글한 게 특징이다. 카가와 현지에서는 사누키 붓카케 우동이라는 메뉴를 즐겨 먹는데, 나무그릇에 뜨거운 면을 건져내 소바(메밀국수)처럼 생강즙이나 무즙을 넣은 츠유(진한 간장 국물)에 담갔다가 먹는다. 탱글탱글한 면발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게 군대시절에 먹던 건빵과 비슷하다. 이나니와 우동은 우리나라 칼국수와 비슷하게 납작하게 생긴 면이다. 그런데 밀어서 뽑은 면이 아니라 양손에 나뭇가지를 들고 늘려서 건조한 것이다. 면은 얇지만 쫀쫀한 맛은 사누키 우동에 뒤지지 않는다. 구사츠 온천과 이카호 온천으로 유명한 군마에는 밀 생산량 전국 2위의 명성에 걸맞은 미즈사와 우동이 있다. 매끄러운 윤기와 쫄깃한 맛으로 온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미즈사와 우동 대신, 면의 폭이 넓은 아이치 현의 기시멘을 3대 우동으로 꼽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우동은 뜨거운 장국에 면을 말아서 내는 국수로 머리에 각인돼 있다. 그러나 일본식의 우동은 차게 먹는 경우도 있고, 소바처럼 삶은 면을 츠유에 찍어 먹는 경우도 흔하다. 처음에 방문하면 무척 혼란스러운 부분인데 몇몇 메뉴 용어만 알아두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갓 삶아 찬물에 헹군 뒤 따뜻한 국물에 말아 내는 것을 가케 우동이라고 한다. 채 썬 파 정도가 올라가는 게 보통인데, 돈을 더 내고 튀김이나 어묵 등의 고명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갓 삶은 면을 찬물에 헹구지 않고 따뜻한 채로 츠유에 찍어 먹는 건 가마 우동이라고 한다. 따뜻한 면에 양념을 부어 비벼 먹는 건 가마 붓가케 우동이다. 자루 우동은 소바처럼 ‘면 따로, 츠유 따로’ 나오는데 찬물에 헹군 면을 적셔 먹는다. 여기서 자루(笊)는 소쿠리를 뜻한다. 고명에 따라서도 메뉴의 이름이 달라지는데 키츠네 우동은 유부를 올린 우동이다. 키츠네는 여우란 뜻인데 여우가 유부를 좋아한다고 해서 지어졌단다. 다누키 우동은 튀김 부스러기가 올라간 것. 덴뿌라 우동은 새우나 오징어 등 튀김이 더해진 것, 즈키미 우동은 날달걀을, 도로로 우동은 마를, 와카메 우동은 미역을 넣은 것이다. 면통단 일본의 명문요리학교 핫도리를 외국인 최초로 수석 졸업한 한국인 남경표 셰프의 우동집이다. 정통 일본식인 가케 우동, 자루 우동, 오뎅 우동 등이 인기메뉴. 남셰프 특유의 창의성을 더한 크림 우동, 스파이시 야끼 우동 등을 판다. 면은 일본인이 선호하는 목 넘김, 한국인이 좋아하는 씹는 맛을 동시에 살려 직접 뽑는다. 국물은 마른 표고, 다시마, 가츠오부시, 멸치, 무, 파 등 각종 재료를 넣고 우려 만든다. 양이 부족하거나 ‘선면후밥(국수 먹은 뒤에 밥으로 마무리)’을 고집하는 손님들을 배려해 내놓는 유부초밥(2개, 2000원)도 별미. 면통단 우동 6500원.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대로997번길 51-2. 031-755-1222 가미 우동 카가와현 출신 일본인 셰프가 굵고 탱글탱글한 면발의 사누키 우동을 선보이는 곳이다. 면은 주방장이 손수 만들며 그 날 만들어 둔 면이 모두 소진되면 가게 문을 닫는다. 운이 좋으면 창 너머에서 면을 뽑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일식의 매력이 녹아있는 우동을 만날 수 있다. 메뉴가 많지는 않지만 어떤 메뉴를 골라도 정갈하면서 단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우동 가격이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것. 가케 우동이 5000원. 여기에 닭튀김을 더한 세트 메뉴는 7500원이다. 서울 마포구 홍익로2길 23. 02-322-3302 교다이야 사누키 우동을 얘기할 때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집이다. 목동과 영등포구청을 거쳐 최근 합정에 자리를 잡았다. 교다이야는 한국 생활을 하는 일본인들이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사누키 우동의 면발을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 쫄깃하면서 차진 질감을 살렸다. 면발만큼이나 국물도 맛이 깊어 추운 겨울날 한 그릇 먹으면 속이 다 뜨끈하다. 면발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자루 붓가케나 가마 붓가케, 국물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가케 우동이나 덴뿌라 우동이 좋겠다. 튀김과 유부초밥이 함께 나오는 덴뿌라 우동정식 1만3000원. 서울 마포구 성지길 39. 02-2654-2645 카네마야 제면소 온우동, 냉우동, 덴뿌라 등 각종 메뉴를 판매하는데 가장 유명한 메뉴는 온우동이다. 장시간 우린 육수와 츠유를 섞은 국물과 강한 불에 볶은 대파가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가진 우동이다. 국물이 꽤 진한 편인데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직원에게 맑은 육수를 부탁해 간을 맞추면 된다. 메뉴판을 보면 메뉴별로 맛있게 즐기는 법이 있어 재미있다. 카네마야 온우동은 한 그릇에 5000원. 바삭한 식감의 닭튀김은 2쪽에 2500원. 홍대본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0-10. 02-322-0141 우동 카덴 현장에서 직접 반죽을 발로 밟아 면을 뽑는다. 쫄깃하게 씹는 맛이 있는 면은 두 차례 숙성 과정을 거쳐 질감을 더욱 살렸다고. 고명으로 잔 새우, 양파, 우엉을 함께 튀겨 올린 카키아게 우동(8500원)은 사누키식 면과 오사카식 국물의 조화를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에비 크림 우동, 키츠네 우동(유부 우동), 카레 우동 등 다양한 메뉴를 만날 수 있다. 대하 튀김이 올라간 에비덴 붓가케 우동(8500원)은 심플한 맛을 원하는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1-5. 02-6463-6362 겐로쿠 우동 겐로쿠 우동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일본 규수 지방의 대표적인 우동인 지도리 우동이다. 지도리는 일본어로 지역의 특산품, 즉 토종닭을 의미한다. 손수 뽑은 면 위에 잘 삶은 닭과 불 맛을 낸 파를 올린 후 짭짜름한 간장으로 맛을 낸 국물과 곁들여 먹는 우동이다. 다랑어, 말린 고등어, 전갱이, 다시마 등으로 우린 육수의 깊은 맛과 먹기도 전에 군침이 도는 불 맛까지 한 그릇에 모두 담겨있다. 같은 가격에 두 곱빼기, 삼 곱빼기 양으로도 주문할 수 있어 돈 없고 배고픈 청춘에 무한 지지를 받는다. 지도리 우동 7000원. 홍대본점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 39, 2층. 02-325-8555 야마다야 우리나라 사누키 우동의 원조 격. 주인장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온 정통 사누키 우동 제조법으로 면을 만드는 집이다. 밀가루와 소금물만 넣고 발로 꼭꼭 밟아 면을 만든다. 매끈하고 탱탱한 사누키 우동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면 자체가 투명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맑다. 아무것도 찍지 않고 그대로 입에 넣고 꼭꼭 씹어보는 게 이 집 우동을 즐기는 첫 순서. 국물은 소금과 가츠오부시만 넣고 끓여내 깔끔하다. 정갈하게 말아 담은 우동면 위에 소스를 뿌려 먹는 자루 붓가케(7000원)가 대표적인 메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로 124 굿모닝프라자 101호. 031-713-5242 동경우동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경했던 카레 우동이 최근 들어 꽤 친근해졌다. 카레 우동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소개한 곳이 있으니 바로 을지로 3가의 동경우동이다. 무려 30여 년 전 주인장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카레 우동을 맛보고 한국에 돌아와 가게를 차렸다고 한다. 숭덩숭덩 감자를 썰어 넣고 뭉근하게 끓인 카레가 익숙한 질감의 면발을 살포시 덮고 있다. 친숙한 카레의 맛과 어우러진 우동면을 맛보면 남녀노소에게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랑받은 이유를 알 수 있다. 분식집 느낌이 충분한 가격대비 만족도가 뛰어난 곳이다. 우동 3500원, 카레 우동 3900원. 서울 중구 을지로16길 26. 02-2274-3440 출처 : 청사초롱 11+12호 글, 사진 : 청사초롱 박은경 기자 ※ 위 정보는 2015년 1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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