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전국의 수목원과 정원을 월별로 소개한다. 쨍한 여름을 뒤로하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숲과 정원은 한층 더 깊은 빛깔로 물든다. 단풍과 꽃향기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가을 수목원과 정원으로 떠나보자. 📌 추천 장소 🌳 경북 포항 기청산 식물원, 충북 청주 미동산 수목원, 경북 칠곡 비밀의 화원, 경남 남해 섬이정원, 경기 가평 타샤의 정원 251 가을이 깊어지면 포항 기청산 식물원에는 붉은 물결이 일렁인다. 그 장관의 주인공은 바로 꽃무릇이다. 꽃무릇은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없어 평생 서로를 만나지 못하는 운명을 지녀 ‘그리움의 꽃’이라 불리는 상사화(相思花)의 한 종류다. 하지만 이곳의 꽃무릇을 보고 있으면 그리움을 넘어선 묘한 벅참이 마음을 흔든다. 매년 꽃무릇이 만개할 즈음 음악회와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식물원은 문화적 공간으로서도 한몫하고 있다. 초가을, 식물원을 뒤덮은 보랏빛 맥문동 파도가 지나갈 무렵, 노랑•분홍의 제주상사화와 붉노랑상사화가 곱게 인사한다. 그리고 9월 중순 이후부터 꽃무릇이 붉은 융단처럼 펼쳐지며 절정을 이룬다. 꽃무릇 외에도 구절초와 쑥부쟁이를 비롯한 다양한 가을꽃과 야생화들이 피어나 색을 더하고, 여기에 단풍 진 낙엽이 융단처럼 산책로를 덮으면 가을의 정취를 완성한다. 식물원의 가을은 단풍과 열매의 계절이다. 붉은 색, 노란색, 갈색의 단풍들이 어루어져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린 듯 하다. 결실의 계절 답게 온갖 모양으로 익는 열매와 씨앗들은 각자 유전자를 널리 보전하기위한 진화의 최절정을 보여준다. 기청산식물원은 약 9ha(약 27,000평)의 면적에 걸쳐 다양한 테마 정원과 교육 공간을 갖춘 자연 친화적인 수목원으로 식물학도들에겐 교과서 같은 장소기도 하다. 최근에는 산림청 국가 희귀특산식물 보전기관 및 산림생명자원관리기관, 산림유전자원 관리기관으로 지정되어 약 2,500여 종의 자생식물이 보존·관리되고 있는데, 희귀 특산식물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평소 잘 모르던 식물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또한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되어 평소에는 보기 힘든 30여종의 멸종위기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기청산식물원은 이러한 계절마다의 식물해설프로그램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일반인, 식물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곳곳에 설치된 설명판을 읽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잘 몰랐던 식물의 이름, 숨은 이야기, 피었을 때 모습 등 눈에 보이는 듯 설명이 돼 있어서 가을에 피지 않는 다른 꽃들도 마치 본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아직 피지 않은 꽃도 상상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식물에 지식과 재미 또한 꽃처럼 피어난다. 기청산식물원 - 위치 :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로175번길 50 - 문의 : 054-232-4129 - 운영시간 : 하절기(4월~10월) 09:00~18:00, 동절기(11월~3월) 09:00~17:00 * 매주 월요일, 설, 추석 당일 휴관 - 홈페이지 : https://key-chungsan.co.kr/ - Tip. : 숲해설, 반려 식물 심기, 희귀특산식물 교육, 우수환경체험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충북 유일의 공립수목원인 미동산수목원은 250ha 면적에 52개 전시원, 약 1,700종의 식물이 자생하는 대규모 수목원이다.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에는 단풍나무원과 메타세쿼이아 숲이 붉고 노란빛으로 물들며 진가를 발휘한다. 단풍과 함께 구절초, 감국, 벌개미취 등 다양한 가을꽃이 함께 피어나는데, 어느 한쪽이 주인공처럼 눈에 튀기보다는 단풍과 숲의 향기 속에서 은은하게 곁을 지키며 가을 풍경을 완성한다. 수목원에서는 걸어도 좋고 잠시 머물러도 좋다. 수목원 내 숲속생태도서관에서 책장을 넘기며 이따금 창밖의 단풍을 바라보는 가을의 여유도 느껴보자. 미동산수목원에서는 숲해설가와 함께 걸으며 진행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연학습 체험교실, 직접 목재로 생활용품을 만들어보는 목재문화체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을 풍경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움과 체험까지 더해 수목원의 하루를 다채롭게 채워볼 수 있다. 특히, 10월 18일에는 ‘미동산 숲과의 만남’ 행사가 개최되어 다양한 전시와 체험・참여행사가 펼쳐진다. 방문객들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며 숲의 아름다움과 생태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자연과의 소중한 교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뜻깊은 자리로, 자연 속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미동산수목원 - 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수목원길 51 - 문의 : 043-220-6101 - 운영시간 : - 하절기(3월~10월) 09:00~18:00 (입장 마감 17:00), 동절기(11월~2월) 09:00~17:00 (입장 마감 16:00)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휴무 - 홈페이지 : https://midongsan.chungbuk.go.kr 경북 칠곡 팔공산 깊은 골짜기에 자리 잡은 비밀의 화원. 입구의 대나무 숲과 계곡 위 돌다리를 지나면 화사한 가을꽃과 정갈하게 다듬어진 정원이 펼쳐진다. 거친 자연과 세심한 정돈 미가 어우러져, 이름 그대로 ‘비밀의 화원’을 만난 듯한 놀라움을 준다. 이 정원은 원예와 조경을 전공한 하영섭 대표가 30년 가까이 정성껏 가꿔온 15,000㎡ 규모의 공간이다. 이끼 정원, 코티지 정원, 자연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가을이면 계곡을 따라 산국과 들국화가 은은하게 피어나고, 구절초와 쑥부쟁이, 백일홍, 콜레우스가 어우러져 정원을 다채롭게 물들인다. 특히 여름꽃인 백일홍이 이곳에서는 가을까지 탐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정원주의 오랜 연구와 세심한 환경 조성 덕분이다. 계곡을 건너면 특별한 공간이 기다린다. 이끼 정원은 푸른 이끼가 바위와 나무를 감싸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폭포와 계곡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붉노란 단풍과 푸른 이끼, 그리고 은은하게 피어난 꽃들. 문득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인지 물어봤는데 대답은 뜻밖이었다. 바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웃음꽃, 자연 속에서 미소를 되찾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비밀의 화원은 도심에서 지친 사람들이 순수한 자연을 느끼고 힐링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지금도 조성은 이어지고 있는데, 하영섭 대표는 ‘마치 좋은 연주자들이 모여 멋진 오케스트라를 이루듯, 계절마다 다른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멋진 자연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올가을, 비밀의 화원에서는 또 어떤 자연의 선율이 나올지 확인해 보자. 비밀의 화원 (시크릿 가든) - 위치 : 경상북도 칠곡군 득명2길 97-21 - 문의 : 054-975-0588 - 운영시간 : 11:00~22:00 (카페 라스트오더 20:00)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ecretgarden495_official/ 남해에 자리한 섬이정원은 한려해상공원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조성된 정원이다. 다랑논 지형을 그대로 살려 층층이 이어지는 길은 오래된 돌담과 연못, 생울타리로 둘러싸여,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유럽식 정원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봄의 섬이정원이 화사한 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면, 가을의 섬이정원은 한층 더 깊이를 더한다. 쑥부쟁이와 벌개미취, 쑥국화가 은은한 보랏빛 물결을 이루며 단풍과 어우러지고, 억새는 바람에 흔들려 은빛 파도를 만든다. 마치 풍경화처럼 깊이 있는 가을빛이 더해져 누구라도 발걸음을 멈추고 정원을 감상하게 한다. 섬이정원의 매력은 꽃과 나무뿐 아니라 ‘열리고 닫히는 길’에도 있다. 입구의 물소리길에서 시작해 숲이 시야를 가리다가도, 문득 열리듯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닫혔다가도 열리는 길마다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이 새롭게 입혀져, 마치 계절이 준비한 또 다른 무대를 만나는 듯하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 가을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무언가 대접받는 느낌이다. 정원주 차명호 대표는 잡초나 시든 꽃을 바로 정리해 제때 정원에 늘 새로운 생기가 머물도록 노력한다. 그 정성은 정원의 가을빛을 더욱 선명하게 하고, 이곳을 찾는 이들은 가을이 내린 초대장을 받아 든 특별한 손님이 된다. 섬이정원 - 위치 :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남면로 1534-110 - 문의 : 010-2255-3577 - 운영시간 : 09:00~18:00 - 홈페이지 : http://www.seomigarden.com 가평 청평호 인근에 자리한 타샤의 정원 251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원사이자 동화 작가 타샤 튜더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20여 년간 가꾸어온 정원이다. 약 5,800㎡ 규모로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구조와 동선을 설계하고, 다양한 국내 토종 야생화와 수목으로 채워져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정원에는 250여 종이 넘는 국내 자생식물이 심겨 있으며, 친환경 방식으로 관리되어 나비와 다람쥐, 새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생태적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가을이 오면 벌개미취, 쑥부쟁이, 구절초 같은 야생화와 은빛 억새가 정원을 수놓으며, 마치 분위기 있는 꽃다발을 선물하는 듯한 풍경을 만든다. 여기에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물들어 가을 풍경화의 색감을 완성하고, 영국식 컨트리 가든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한국의 가을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정원 곳곳에는 동화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소품과 쉼터가 있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정원에는 자연계곡이 있으며 여름에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에 실린 물결 소리가 가을 정원의 고요한 정취를 완성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아름다움 속에서, 타샤 튜더가 강조했던 ‘일상의 작은 행복’이 이곳 가을 풍경에 그대로 담겨져 있다. 특히 가을꽃의 대표인 수천개의 수국이 필 때면, 단풍과 어우러져 정원의 볼거리를 준다. 타샤의 정원251 - 위치 :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명지산로 337-251 타샤의 정원251 - 문의 : 0507-1410-3866 - 운영시간 : 10:00 ~ 18:00 (주문 마감 17:00) *매주 수요일 휴무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tashas_garden_251/ ※ 위 정보는 2025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 사진 : 이선경 여행작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기청산식물원, 미동산수목원, 비밀의화원, 남해군공식블로그, 타샤의정원251, 네이버블로그 아리아리(ariari48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