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지금, 싱그러운 봄나들이로 야생화 탐방은 어떨까? 제주도의 소박한 산간마을인 저지리에는 국내 최초의 세계 야생화 전문 박물관인 방림원이 있다. 방림원과 함께 숲속 마을 안에 꾸며진 미술관과 갤러리, 예술인 마을 산책도 아울러 즐겨보자. 제주도 남서쪽 산간마을인 저지리에 자리한 방림원은 야생화 천국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저 '이름 모를 들꽃'으로 치부되는 야생화들이 본래 제 이름을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방림원을 세운 방한숙 대표이사의 정성과 노력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다. 오랫동안 야생화 작품 활동을 해온 방한숙 대표이사에게 방림원 개원은 오랜 꿈이자 신념이었다. 야생화 작품 전시관을 열기 위해 찾은 곳이 지금의 방림원 부지. 수십 년 전 척박했던 땅을 직접 일궈가며 야생화를 키워온 그녀의 땀과 눈물이 방림원 1만 6,500㎡(약 5,000평) 부지에 고루 깃들었다. 방림원을 가꿔가는 그녀의 정성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덕분에 세월이 지날수록 방림원은 더욱 빛이 난다. 방림원에 식재된 야생화들은 방한숙 대표이사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랜 세월 수집해온 것들이다. 우리나라 자생종은 물론이고 외국의 들꽃들까지 수많은 야생화가 방림원 곳곳에 아름답게 피어 있다. 방림원에 야생화만 있는 건 아니다. 야생화로 가득한 실내 전시관을 비롯해 야외 정원에는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있으며, 동굴과 폭포도 볼 수 있다. 자연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테마 식물원에 들어선 기분이랄까. 도시의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이 따스하게 위로를 받는다. 먼저 실내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유리온실로 꾸민 실내 전시관에는 300여 종의 야생초화류가 테마별로 전시되어 있다.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거닐다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돌 틈에서 피어난 작고 앙증맞은 야생화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예전 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테지만 이름표를 달고 있는 작은 들꽃들을 찬찬히 감상하자니 솔솔 배어나오는 그만의 아름다운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야외로 나가면 작은 언덕처럼 보이는 방림동산이 이어진다. 갖가지 초본과 수목이 어우러진 동산 안쪽에는 지하 용암굴인 방림굴이 있다. 방림원을 세울 당시 기초 공사를 하다 우연찮게 발견된 자연 동굴이다. 지하를 향해 뻥 뚫려 있는 입구가 인상적이다. 굴이 깊지는 않지만 안이 꽤 넓다. 안에 들어서면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와 서늘한 기운이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동산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다양한 테마로 꾸민 토피어리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치마를 펄럭이며 춤을 추는 남녀, 나들이에 나선 가족 등 독특한 작품이 많다. 돌괸당탑 안에는 갖가지 재미난 얼굴을 가진 제주 돌들이 가지런하다. 정겨운 흑돼지 가족 등 돌에 생명을 불어넣은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 밖에 팔도식물지도, 지압로, 연못 등 야생화 말고도 볼거리가 많다. 원내를 한 바퀴 산책하듯 돌아 나오면 어느새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에 닿게 된다. 폭포수 아래로 연못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안에 섬처럼 떠 있는 거북바위가 운치를 더한다. 옛 선비들이 이 풍경을 보았다면 아마도 시 한 수 읊지 않고는 지나치지 못했으리라. 연못을 가로질러 놓은 작은 다리를 건너며 마음에 쌓여 있던 묵은 찌꺼기들을 맑은 물에 모두 흘려보낸다. 연못 맞은편에는 작은 언덕처럼 솟은 백화동산이 있다. 비밀의 화원처럼 동산 안쪽에 나 있는 돌계단에 오르면 폭포와 연못이 한눈에 그림처럼 잡힌다. 방림원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동안 곳곳에서 톡톡 튀는 개구리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얽힌 사연이 재미있다. 방한숙 대표이사가 방림원을 세우는 동안 힘이 들 때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개구리 소리에 다시 힘을 얻곤 했다고. 곁에서 힘을 보태준 개구리 덕분에 방림원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인연 덕분에 개구리는 방림원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곳곳에 개구리 조형물을 배치해 관람하는 즐거움을 더한다. 연못가에, 야자수 밑에, 풀밭 속에 숨은 개구리들을 찾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방림원을 둘러본 후 기념품 숍에 들러 차 한잔 마시면서 여유를 만끽하자. 여러 가지 마실거리와 함께 이곳에서 직접 담근 효소차를 맛볼 수 있다. 또 야생화로 만든 색다른 기념품도 고를 수 있다. 방림원의 마스코트인 개구리를 테마로 한 다양한 기념품도 많다. 방림원은 저지리 예술인 마을 안에 자리해 부근 볼거리들과 연계해 코스를 짜면 더욱 알차다. 부근에 제주현대미술관이 위치해 한데 묶어서 둘러봐도 좋다. 미술관은 본관과 분관으로 나뉘며, 창작 스튜디오와 야외 공연장을 두루 갖췄다. 예쁜 카페 같은 분위기의 노리갤러리도 지척에 있다.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정착한 서양화가 이명복 관장이 운영하는 노리갤러리는 매번 새로운 전시를 기획해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예술인 마을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마치 숲속 마을을 걷듯 가벼운 산보도 즐길 수 있다. 방림원 주소 : 제주시 한경면 용금로 864(제주현대미술관 인근) 문의 : 064-773-0090 http://www.banglimwon.com/ 1.주변 음식점 온평향토맛집 : 해삼토렴, 해산물모둠물회 / 서귀포시 성산읍 환해장성로 403 / 064-782-8689 종달수다뜰 : 성게비빔밥, 성게칼국수 /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로 8 / 064-782-1259 해창 : 흑돼지, 고등어쌈밥 / 제주시 애월읍 하귀14길 4 / 064-745-5378 http://www.e-haechang.com/default/ 2.숙소 오렌지트리호텔 : 제주시 관덕로8길 7-12 / 1899-4233, 064-755-8688 http://www.orangetreehotels.com/ 에덴호스텔 : 제주시 서해안로 456-12 / 064-749-0006 http://edenhostel.kr/ R&T호텔 : 제주시 중앙로14길 30-1 / 064-721-1414 http://www.rnthotel.com/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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