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양치기가 되고 싶었다. 불편한 몸 때문이었을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동물이 좋았다. 양치기가 된 그는 동물이 행복한 목장을 꿈꿨다. 대한민국 유일의 양치기 마태용 대표의 남해 양모리학교는 이렇게 태어났다. 행복한 양들을 보고 사람들도 행복해지는 양모리학교, 가정의 달 5월의 여행지로 제격이다. 2013년 4월 남해 양모리학교가 문을 열었다. ‘양몰이’를 발음 그대로 표기해 ‘양모리’가 됐다. 이름 그대로 양을 보고 만지는 등 양과 관련된 여러 가지 목장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정식 개장 전부터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있었단다. 막 걸음마를 뗀 아가들도 아장아장 걸으며 양들을 따라다닌다. 어린 아이를 둔 가족 체험객들이 유독 많은 이유다. 남해군 설천면 문의리 산 181-2번지(설천로 775번길 256-17) , 양모리학교 주소다. 남해대교에서 20분 거리다. 간혹 거친 산길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도 있는데 일단은 설천면사무소 방면, 포장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안내 표지판을 잘 살펴보자. ‘보광암’이라는 작은 암자를 지나면 남해 구두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양모리학교에 닿는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징검다리처럼 반짝이는 보물섬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삼촌이 10년 이상 목장일을 해온 전문가에요. 흔히들 ‘양치기’라고 하죠? 양치기 개를 훈련시킬 수 있는 분이죠. 삼촌의 전문성을 담은 목장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관광지로서의 기능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목장이에요. 단순한 관광객보다는 체험객을 맞고 싶다면 욕심일까요. 특히 아이들이 양모리학교를 통해 다양한 체험을 경험하고 양과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길 기대합니다. 체험북을 만든 것도 같은 이유랍니다.” 양모리학교의 젊은 대표 손미희씨의 설명이다. 그의 삼촌은 국내 유일의 양치기로 알려진 마태용씨. 삼촌을 옆에서 지켜보던 조카가 ‘양몰이 학교’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는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창조관광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며 세상에 소개되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조카와 양치기 삼촌이 힘을 합해 양모리학교가 태어난 것. 어떻게 남해에 양모리학교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집은 남양주에요. 가족들은 지금도 남양주에 살고 있어요. 삼촌도 남양주 근처에서 양을 키우다가 사정이 생겨 작년에 양들을 데리고 남해로 내려왔어요. 삼촌은 양이 그렇게 좋았나 봐요. 양치기 개 훈련시키는 것도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 비디오를 반복해 보면서 독학으로 익혔다고 해요. 동물들이 행복한 목장을 만드는 게 삼촌 꿈이었어요. 동물복지형 농장이죠. 꿈의 일부를 이뤄 이렇게 이곳에 목장을 만들게 된 거죠. 이제 이 목장을 통해 사람들에게 목장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체험공간을 선보이고 싶어요.” 구두산 정상 자락 3만3000㎡(약 1만평)에 달하는 양모리학교에는 양떼 60여 마리가 사이좋게 살고 있다. 공간은 바다를 보며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바닷가 언덕’, 양들이 먹을 넉넉한 초지로 채워진 목장 ‘양들의 천국’, 공작새와 실크 오골계·닭·토끼가 사는 ‘동물농장’, 산책하기 좋은 ‘편백나무숲 오솔길’과 ‘숲속의 꽃밭’ 등으로 이뤄진다. 양에게 먹이만 주고 가버리지 말고 다른 공간들도 하나씩 살펴보자. 일단 양모리학교에 도착하면 주인장에게 입장료(성인 5000원, 만 5세~만 18세 3000원)를 내고 사료를 한 바가지 받아 ‘양들의 천국’으로 들어선다. 양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카메라에 얼굴을 들이밀기도 하고 킁킁 거리며 ‘뭐 먹을 것 없나’ 냄새를 맡기도 한다. 양들이 놀고 먹고 쉬는 목장 안으로 직접 들어가 그들을 만나는 기분은 색다르다. 울타리 밖에서 먹이만 주던 것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 양 바로 옆에서 그들을 보고 만지고 먹이는 체험은 무엇을 상상했던 그 이상이다. 가끔 양들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주 즐거워한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이들보다 더 좋아하는 엄마 아빠들이 있다. 다도해를 배경으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을 보며 ‘양들의 천국’이란 이름이 십분 이해가 된다. 사료만 있으면 양들에게 인기를 독차지 할 수 있다. “양들은 이빨이 없어요. 손바닥 위에 사료를 두면 이렇게 윗입술로 훑어 먹지요.”
양은 이렇게 사람을 잘 따르는 반면 염소는 사람을 피한다. 무서워한단다. 하지만 사료만 있다면 염소도 사람에게 다가온다니 기억해두자. 흔히들 양모리학교 체험을 양을 실컷 보고 먹이도 주고 동물 농장으로 넘어가 공작과 토끼, 오골계 등을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여유가 있다면 ‘양들의 천국’ 뒤편에 자리한 ‘편백나무숲 오솔길’도 걸어보자. 피톤치드 삼림욕으로 그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해 보면 어떨까. 다만, 길이 아직 정비가 되지 않았으니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은 편백나무숲 초입에서 쉬어가는 편이 좋겠다. 양모리학교를 처음 기획할 때는 ‘양몰이 쇼’가 있었다. 보더콜리가 양들을 몰아넣는 장면, 한번쯤 영화에서 본 장면들, 맞다. 그런데 양몰이 쇼가 양들에게 과한 스트레스를 준다고 생각해 과감하게 없앴단다. 양털을 깎을 때나 축사에서 초지로 이동할 때처럼 양몰이가 꼭 필요할 때만 해도 충분하다는 것. 관광지가 아닌 목장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대표들의 의견 덕분이다. 시간을 잘 맞춰가거나 운이 좋으면 양들이 축사에서 목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나 털을 깎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양들은 1년에 한번 여름이 오기 전 털을 깎는다니 아직 기회가 있지 않을까. 어미를 잃은 새끼양은 분유를 먹여 키워 그런지 유독 사람을 좋아한다. 새끼들 밥시간에 맞춰 가면 분유먹는 것도 볼 수 있다. 어찌나 먹성이 좋은지! 분유 뿐 아니라 풀과 사료도 먹는다. 새끼양은 소화기관이 더 예민해 사료를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 어린이를 둔 가족 체험객이라면 체험북 ‘모리와 함께 떠나는 양모리학교 오감여행’도 살펴보자. 양털을 붙이거나 동물 울음소리를 연결하는 등 오감을 활용해서 완성하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 원하는 사람만 구입하면 된다. 5월 가정의 달, 모리와 함께 떠나는 양모리학교, 양들의 천국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입장료는 성인 5000원, 만 5세~만 18세 3000원. 운영시간은 4~11월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체입장은 목장 사정상 평일 유치원 단체만 가능하다. 문의 055-862-8933, www.양모리.com 1.주변 음식점 창선교 아래 삼동면, 남해의 남도 미조면 부근에 멸치회 전문점들이 모여 있다. 우리식당 : 멸치회, 멸치쌈밥 / 삼동면 동부대로 / 055-867-0074 미조식당 : 멸치회, 멸치쌈밥, 갈치회 / 미조면 미조로 / 055-867-7837 달반늘 : 장어구이 / 삼동면 죽방로 / 055-867-2970 2.숙소 남해비치호텔 : 남면 남서대로 / 055-862-8880 http://www.리조트.com/ 아난티 남해 : 남면 남서대로 / 055-860-0100 https://www.theananti.com 고래의 꿈 : 남면 빛담촌길 / 055-862-8145 http://www.goraekum.com/ 파도소리펜션 : 삼동면 동부대로 / 055-867-7000 http://www.padosoripension.com/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19년 6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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