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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더욱 입맛이 살아나는 이들이 있다. 무얼 먹어도 맛이 좋으니 ‘입이 달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덕분에 허벅지와 옆구리는 자꾸 굵어지지만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건강한 맛’을 소개한다. 느리지만 제대로 된 웰빙 밥상을 맛볼 수 있는 경북 안동의 <안동화련>과 경주 <고두반>이 주인공이다. 자유롭게 양껏 먹어도 아무 탈 없는 건강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건강까지 챙겨보자. 안동과 경주 구경은 보너스다. 기분 탓일까. 온몸이 찌뿌둥해지는 것 같은 이 겨울, 곰만 겨울잠에 드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동면 준비를 하는 곰처럼 몸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올록볼록해진 몸매를 드러내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한다. 문제는 머리로는 충분히 알고 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데 있다. “이제 그만”을 외치면서 자꾸만 가는 손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멈추자니 허기지고 계속 먹자니 몸매는 물론 건강까지 걱정된다. 이럴 때 제격인 마음 편히 먹을 수도 없고 깨끗하게 멈출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상황을 해결해 줄 농가맛집을 준비했다. 안동과 경주에서 ‘웰빙 음식’을 맛있고 배부르게 즐기며 건강까지 챙겨보자. 이름에서부터 그윽한 연꽃 향기가 묻어나는 <안동화련>은 안동의 소박한 농촌 귀미리에 자리한다. ‘농가맛집 안동화련’이라는 안내판이 없으면 평범한 가정집으로 보일 뿐 딱히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대목부터 ‘농가맛집’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안동화련>이라는 이름답게 이곳은 연잎밥을 비롯한 연 요리와 함께 자연 그대로의 유기농요리를 선보인다. 쉽게 설명하자면 옛날 우리네 농가에서 맛보던 그대로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농가맛집’이다. 지난 2010년 농업과 향토음식을 접목시켜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해 안동시 농업기술센터가 시범사업으로 지원해 문을 열었다. 시작은 10여 년전, <안동화련>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는 주인장 신윤남 대표가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남편을 따라 내려오면서부터였다. 그러던 어느날 시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이에 며느리(주인장)는 충격에 빠져 삶에 공허함이 생긴다. 다행히 연꽃을 가꾸던 스님을 만나 마음의 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더러운 진흙탕에서 고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을 가꾸며 그에게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기 때문일까. 자연스럽게 연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단다. “연은 버릴 것이 없어요. 뿌리는 연근으로 꽃은 차로, 갖은 냄새를 잡아주고 은은한 향까지 더해주는 연잎도 귀한 식재료지요.” 실제로 연잎은 미용과 정력, 연근은 빈혈과 설사 특효약으로 꼽힌단다. <안동화련>의 주 메뉴인 ‘화련정식’부터 살펴보자. 오곡과 대추, 은행 등을 연잎에 곱게 싸서 무쇠솥에 쪄낸 연잎밥이 주인공이다. 연잎을 벗겨내면 김이 솔솔 나는 고소한 속살이 드러난다. 별다른 반찬 없이도 심심하게 맛볼 수 있는 영양만점 밥이다. 여기에 찬으로 나오는 안동 간고등어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안동 특산품으로 유명한 간고등어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면 이 지역의 지리적 특징을 저절로 알 수 있다. 고등어 한점 맛보면서 살펴보자. 경북 내륙에 자리한 안동은 해산물이 귀했다. 가까이 동해를 품은 영덕이 있었지만 안동까지 생물 고등어를 온전하게 가져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덕분에 생선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을 뿌려 염장을 했고 영덕에서 안동까지 이동하는 동안 짭짤하게 간이 배었다. 안동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이유다. 그래도 생선 특유의 비린내는 남아 있는 법. 이때 연잎을 더해 찌거나 구워내면 거짓말처럼 비린내가 싹 빠진다. 생선을 잘 못 먹는 이들도 연잎에 싸인 고등어에 쉬지 않고 손을 가져간다. <안동화련>의 화련정식은 미리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연근을 풍부하게 넣은 자연식 연근잡채, 새콤달콤한 사과동치미 등 손이 많이 가는 반찬뿐이다. 두릅 장아찌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양껏 먹어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처음에는 간이 약한 것 같기도 하지만 한상 천천히 맛보다 보면 각 식재료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입도 즐겁고 몸도 가볍고 배도 든든하니 그야말로 일석삼조다. 양반의 고장 안동에서 맛보는 힐링 푸드로 겨우내 탁해진 몸과 마음을 정화해 보는 것은 어떨까. 화련정식 1인 2만5천원. ▶안동화련 경상북도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678-2 / 054-858-0135, 010-4851-4335 / 9시~22시(연중무휴) / 화련정식(예약필수) 2만5000원(1인), 채련정식 1만5000원(1인) 예로부터 경주는 콩 농사를 많이 지었다. 경주 별미로 ‘콩국’이 꼽히는 것도, 보문단지를 비롯해 경주 구석구석에 두부요리 전문점이 산재해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경주에 콩요리 전문점 <고두반>이 자리하게 된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이 둘의 관계를 알고 시작하면 더 맛있게 <고두반>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고두반(固豆飯), 한자를 그대로 풀어내자면 콩을 굳힌 밥이다. 콩을 굳힌 것은 두부요, 여기에 밥을 더했으니 ‘두부가 대표메뉴인 밥집’ 또는 ‘다양한 두부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쯤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옛날 어머니가 가마솥에서 정성스레 두부를 만들던 모습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이라는 <고두반>에서 정성껏 만든 손두부를 메인으로 다양한 콩 요리를 음미해보자. 두부가 거기서 거기지, 라는 생각은 <고두반>의 랑산밥상을 받고 나면 사라질 것이다.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고두반> 주인장부터 만나보자. 안주인 최성자씨는 <고두반>의 요리를 담당하고 바깥 양반인 김정윤씨는 요리가 담기는 자기를 담당하고 있다. ‘산처럼 변하지 말라’는 공방 <랑산도요>를 지키며 자기를 굽는 작가인 김정윤씨 덕분에 <고두반>을 찾는 이들에게 도자기 체험까지 즐길 수 있다. 남편의 공방을 찾은 이들에게 요리해 주는 것을 즐기다 이렇게 콩 요리 전문점을 열게 되었다는 주인장은 “아직 배워가는 단계”라며 “그래도 내 가족에게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게 목표”라고 소신을 밝혔다. 일단 <고두반>에서 내놓는 음식은 남편의 자기 가마에 구운 소금을 사용한다. 음식의 가장 기본인 소금에 공을 들이고 <고두반>의 메인 요리인 두부도 제대로 맛을 내기 위해 고심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두부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텃밭에서 캐낸 차나물, 부지깽이, 머위를 비롯한 다양한 나물과 채소를 내놓는다. 눈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입맛이 동하지 않는 초록물결이지만 채식 마요네즈로 만든 소스를 곁들이면 새콤달콤 맛있는 샐러드로 변신한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감자옹심이 된장찌개가 나오는 ‘랑산밥상’으로도 충분하다. 더 다양한 찬을 맛보고 싶다면 한우 두부전골에 고기와 가자미 식혜 등이 더해지는 ‘고두반 밥상’도 괜찮다. 여럿이 찾았다면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두부전골도 좋다. 각종 채소를 품은 텃밭에서 캐온 반찬은 먹을수록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무, 음식을 맛보려면 하루전에 예약해야 한다. 신라 성덕왕이 행차할 때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던 마을이던 ‘대기실’ 마을에서 그동안 내몸에 쌓인 스트레스와 나쁜 음식들을 풀어두면 어떨까. ▶고두반 경상북도 경주시 도지동 156-2 / 054-748-7489 / 12시~20시(매주 월요일 휴무) / 랑산밥상 1만원, 고두반밥상 1만4000원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20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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