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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광활한 눈밭을 달려가는 기차. 영화 속 공기의 차가움이 그대로 전달되는 그 장면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기차 주변을 채운 하얀 눈밭의 늘씬한 나무들이었다. 기억 속 겨울 풍경의 한 장면을 차지한 이색적인 장면, 이 땅에서도 볼 수 있다면? 소문을 듣고 길을 나섰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겨울이면 더욱 빛나는 풍경이 있다. 하얀 눈 그리고 그 안에 눈부신 흰 살을 드러내며 늘씬하게 뻗은 나무들이 그려내는 ‘겨울동화’ 같은 장면. 주로 추운 나라가 배경인 영화에서 한번쯤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얀 눈 사이를 채운 뽀얀 나무들은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우리들에게 생경하면서도 익숙한 겨울 이미지를 제공했다. 나아가 자연스럽게 ‘언젠가 한번쯤 이런 겨울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땅에서 그런 흰 표피를 가진 나무를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설경을 더욱 빛나게 하는 그의 정체는 자작나무다. 20미터까지 자라는 훤칠하고 빛나는 하얀 나무줄기를 지닌 그를 보고 있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시쳇말로 ‘엄친아’와 마주한 것 같다. 일단 겉모습이 훌륭하다. 군더더기 없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은 몸매. 그리고 고운(하얀) 피부. 외모에서 한수 접어주게 된다. (꽃미남처럼) 쓸모 좀 없으면 어떠랴. 보기만 해도 좋은 것을.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참나무목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자작나무’는 여러모로 유용한 식물이다.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자작나무는 가구를 만들기 좋다. 하얗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 유용하게 쓰였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붙었다. 또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그의 표피는 예로부터 종이 대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적는데 썼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라고 알려졌고 경주 천마총 말안장을 장식한 천마도의 재료도 자작나무 껍질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신라의 왕도 경주에는 자작나무가 나지 않았다. 대체 이 자작나무는 어디서 왔을까? 이쯤 살펴봤으면 한 가지는 알 수 있다. 자작나무는 추운 곳에서 자란다. 우리나라에도 자작나무 군락지가 있다. 대부분 중부 이북의 산간지역에 자리하며 남한에서는 태백․횡성․인제 등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볼 수 있다. 그중 인제는 대표적인 자작나무 군락지로 꼽힌다. 인제에는 알려진 자작나무 숲이 두 곳 있다. 하나는 응봉산 자락의 수산리에 자리했고 다른 하나는 원대리에 자리한다. 수산리가 조금 더 많은 자작나무를 품은 군락지이지만 이번에는 길을 찾기 좀 더 수월한 원대리를 살펴보기로 했다.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서기 전 고백한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산불조심기간(2월1일~5월15일, 11월1일~12월15일)에는 입산이 통제된다. 하얀 눈에 안긴 그림 같은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는 기간은 12월16일부터 1월31일까지 45일 정도. 오는 12월까지 기다려야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겨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원대리 산 75-22번지’에 자리한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원대리 산림감시초소’에서 시작하면 된다. 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뒤 약 3.5km의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 길은 남녀노소 모두 별 무리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하지만 겨울에 이곳을 찾았다면 스패츠와 아이젠은 필수다. 찾는 이들이 많아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다져진 눈길이지만 그래도 차가운 눈이 발등을 적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면 훨씬 편안하게 트레킹에 집중할 수 있다. 지방도와 마주한 초입에서 멀어질수록 조용해진다. 뽀얀 속살같은 하얀 살을 대범하게 드러낸 자작나무들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사브작 사브작 걷기 좋은 길이다. 얼마나 걸었을까. 땀이 송글 송글 맺힐 무렵 화장실을 지나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과 마주한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들이 하얀 눈 사이를 채우고 있다. 숲으로 들어서면 금방이라도 요정이 여기저기서 툭 튀어나올 것만 같다. 1990년 초반부터 조림되기 시작했으니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청년 자작나무들은 2012년 10월에야 대중에게 알려졌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에 들어서니 어째서 자작나무를 ‘나무의 여왕’이라 하는지, 자작나무 숲을 ‘숲의 백미’라 부르는 지 절로 이해된다. 뭐라 할 말이 없는 풍경이다. 숲에 들어서면 자작나무 코스(0.9km), 치유코스(1.5km), 탐험코스(1.1km) 세 개의 산책코스가 있다. 별 다른 구분없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코스에 구애받지 말고 자작나무 숲을 거닐면 좋겠다. 영화나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직접 마주한 기분이란. 숲에 들어서면 자작나무의 고운 표피를 만져보는 것도 잊지 말자.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채운 자작나무의 높디 높은 코끝을 바라보는 것도 놓치지 말자. 어떻게 찍어도 그림이 나온다. 그래도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광각렌즈도 하나 챙겨가자. 쉼터 오두막에 올라 목을 축이며 잠시 쉬어간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풍경을 품은 겨울의 자작나무 숲은 그 자체로 휴식과 치유를 준다. 머릿속을 가득 채운 골치 아픈 생각들은 저절로 사라진다. 말로만 듣던 ‘자연이 주는 힐링’이란 이런 것일까. 한참을 자작나무 숲에 머물다 돌아가는 길,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산림초소에서 자작나무 숲까지 왕복 7km. 트레킹은 2시간이면 넉넉하지만 자작나무 숲에서 머무는 시간에 따라 전체 소요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올 한해 열심히 지내고 겨울이 다시 오는 12월쯤 원대리 자작나무 숲부터 찾아보는 건 어떨까. 자작나무의 꽃말 ‘당신을 기다립니다’를 떠올리며. 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문의) 033-460-8036 1.주변 음식점 진동산채촌 : 산채요리 / 기린면 조침령로 / 033-463-8484 일미장 : 한우 / 인제읍 인제로 / 033-461-2396 감자네 : 민물매운탕 / 인제읍 덕산로 / 033-462-5766 한국관 : 한우, 산채정식 / 인제읍 인제로188번길 / 033-461-2139 2.숙소 꿈동산펜션 :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길 151 / 033-462-3947 http://www.ggumdongsan.co.kr/ 파인밸리 : 가족호텔 인제군 북면 용대리 863-3 / 033-462-8955 http://pinevalleyhotel.com/ 방태산 황토펜션 : 인제군 기린면 방태산길 / 033-463-5488 http://www.bangtaesan.com/ 솔잎향기 : 인제군 기린면 / 033-463-0340 http://www.solvalley.co.kr/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 msommer@naver.com )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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