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간단한 수학 문제를 풀어보자. 전주여행 빼기(-) 전주한옥마을은? 다시 말해 태조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 천주교의 성지 전동성당, 한류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 전주향교를 빼고 남는 것은? 정답은 ‘전주 도서관 여행’이다. 한식과 한복, 한지 등 우리 문화의 참맛을 보여주는 전주가 책의 도시로 거듭난 이유를 전주 도서관 여행이 증명하고도 남는다. 2021년 6월, 바람에 나부끼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 플래카드가 전주 도서관 여행의 시작이었다. 폐 동사무소와 파출소를 리모델링해 작은 도서관으로 전환하고, 숲속과 한옥마을에 특별한 도서관을 짓고, 노후화한 공단에 그림책 도서관을 만들고, 덕진공원 연못에 세상에 하나뿐인 한옥형 연화정도서관 세워졌다는 소식에 매번 달려갔다. ‘전주 사람들은 이런 도서관이 있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지역을 넘어선 호응에 전국 최초 ‘도서관 여행’ 코스가 만들어졌다.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전주 도서관 여행팀은 2022년부터 도서관 해설사 양성과 공간 스토리텔링, 복합문화시설 체험 코스, 야간 코스 개발 등 도서관을 도시의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다. 먼저 도서관이 정적이고 조용한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더 오래 머물도록 이용자를 위한 공간 배치에 신경을 썼다. 문화공간을 엮어 도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책을 통해 나만의 ‘취향’을 찾는 여행이 된 것이다. 전주 도서관 여행에 포함된 14곳 거점 기관 가운데 단연 첫손으로 꼽히는 도서관은 연화정도서관이다. 덕진공원 연못 한가운데 전통 석교로 만들어진 연화교를 건너면 한옥 도서관을 만난다. 14만 8천500㎡ 부지의 연꽃 바다 한 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연화정(蓮花亭)은 ‘정자’란 전통적 쉼에 현대적 가치를 더했다. 연못을 가득 메운 연잎은 가을 초입에도 여전하다. 깨진 기와조각으로 쌓아 올린 담장 너머 ‘ㄱ’자로 꺾인 연화정도서관은 마당을 아늑하게 품는다. 해설사에 따르면 연화정 누마루는 기둥을 물속에 직접 박았단다. 덕분에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보인다. 배 위에 올라 흔들리는 물결 따라 풍류를 즐기던 옛 선비의 기분도 내어본다. 연화정도서관에선 ‘점·선·면 그리고 여백’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도서 2천여 권을 만난다. 이곳에서 책을 읽다보면 독서는 오로지 텍스트만 읽는 것이 아닌 고개를 들고 풍경과 함께 감각을 깨우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매주 금·토요일 미디어아트쇼가 펼쳐지고 야경 명소로도 이름나 밤에도 여행객이 줄을 잇는다. 1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도내 유일의 시(詩) 특화 도서관이다. 맏내호수 언저리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오두막 같은 도서관이 나타난다. 스르륵 미닫이문을 열면 통창 너머로 청량한 숲 풍경이 와락 안긴다. 1층은 시를 수확하는 공간이다. 세계 각국의 시집이 비치되어 있고, 사랑과 이별, 인생, 그리움과 기다림 등 주제별 시집에 불쑥 마음을 뺏긴다. 고요히 사색하며 시의 세계에 빠지고픈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1 지난 6월 25일 전주 도서관 여행의 신흥 강자가 출현했다. 총 길이 101m, 호수를 품은 국내 최장 곡선형 도서관인 아중호수도서관이 개관한 것이다. 책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 특화 도서관’으로 일평균 1천 500명이 방문하면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곡선의 부드러움을 강조한 유선형 구조 덕분에 도서관 내부는 호수를 따라 걷는 듯한 느낌이다. 아중호수도서관은 호수를 바라보며 LP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다. 약 500장 중 나만의 취향이 담긴 LP를 찾아 턴테이블에 앉으면 된다. 음악 관련 자료는 총 15,000여 점에 달한다. 고가의 음향 시스템이 탑재된 프로그램실에서는 소규모 공연이나 인문학 강연, 음악 영상 감상 프로그램 등이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1 헌책방이 즐비하던 거리에 자리한 동문헌책도서관은 헌책의 가치를 공유하고, 향수를 자극하는 ‘헌책 도서관’이다. 전통의 전주한옥마을 내 새 단장 된 건물 안에서 오래된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지하는 만화와 보드게임 카페 그 이상의 매력을 지녔다. 삼삼오오 모여 캠핑장에서 보드게임하듯 즐길 수 있고, 1층에서부터 김훈 작가와 조정래 작가의 친필 추천사 원고 등 전시품과 유명 인사들이 추천한 책으로 가득하다. 1 다가여행자도서관은 ‘여행자’라면 꼭 한 번 방문해 볼 만한 도서관이다. 도서관 1층 '다가오면'에서는 국내외 여러 여행지를 다룬 가이드북과 에세이가 꽂힌 책장, 지구본이 여행자를 반긴다. 2층 '머물다가'는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스크린에 재생되는 영상이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갖게 하고, 지하 1층 '다가독방'은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1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을 어찌 빼놓을 수 있을까. 서학동 예술마을은 완산구 서학동에 있는 예술인 마을로 크고 작은 공방 30여 개가 밀집된 곳이다. 서학 3길이 중심인데 공방,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카페, 화실, 서점 등 아늑하면서 편안한 예술 공간이 자리한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카페, 갤러리였던 공간을 도서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붉은 벽돌의 왼쪽 팽나무동은 도서관, 담쟁이동은 갤러리다.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골라 자리 잡는 곳이 바로 화보가 된다. 1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 이용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전주시립도서관꽃심의 ‘우주로1216’이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12-16세만 입장이 가능한데, 이들만의 세계를 담아낸 공간이라 이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 2025년 전주 도서관 여행은 오는 11월 1일까지 매주 토요일 운영된다. 여행 프로그램은 참여자의 연령과 목적에 따라 하루코스와 반일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하루코스는 △완전오감 △완전책틈 △완전여백 코스, 반일코스는 △책풍경 △책그림 △책여행 △책예술 코스로 나뉜다. 각각 자연, 그림책, 여행, 예술이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이번 주말에는 빨간색 도서관 여행 전용 버스에 올라타 전주를 나만의 아지트로 만들어보자. 〈전주 도서관 여행 투어〉 - 운영기간: 2025년 3월 29~11월 1일 / 매주 토요일 3회 운영 - 참여인원: 회당 20명 내(해설사와 함께 단체 전용버스 이용) - 운영대상: 14개(특화도서관 8개관, 시립도서관 3개관, 문화시설 3개관) - 신청방법: 매월 1일 전주도서관 누리집에서 다음 달 도서관 여행 신청 후 체험료를 입금해야 접수완료 (※식비, 여행자보험, 프로그램 재료비는 미포함) - 신청홈페이지 https://lib.jeonju.go.kr/index.jeonju?menuCd=DOM_000000104006001001 - 운영코스: 구석구석 하루코스(4개소), 쉬엄쉬엄 반일코스(3개소) - 이용요금: 하루코스 성인 6,000원 / 반일코스 성인 5,000원 〈반일 코스〉 ‘책풍경코스’(1‧3‧5주 오전):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집결) → 아중호수도서관 → 연화정도서관 ‘책그림코스’(1‧3‧5주 오후): 어린이 및 가족 대상 코스, 동문헌책도서관(집결) → 한옥마을도서관(그림책프로그램) → 연화정도서관 ‘책여행코스’(2‧4주 오전): 완산도서관(집결) → 서학예술마을도서관 → 다가여행자도서관 ‘책예술코스’(2‧4주 오후): 중학생 이상 대상,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집결) → 아중호수도서관(탐방) → 서학예술마을도서관(탐방+장서인 도장 만들기 ※체험비 5,000원 별도) 〈하루 코스〉 1주차 ‘완전오감 코스’: 완산도서관(집결) → 책기둥도서관(중식) →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 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전시해설) 2주차 ‘전주책모아 코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집결) → 한옥마을도서관(중식) → 아중호수도서관 → 학산숲속시집도서관 3주차 ‘완전책틈 코스’: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집결) → 연화정도서관(중식) → 다가여행자도서관 → 전주완판본문화관(인쇄체험) 4주차 ‘전주책감성 코스’: 동문헌책도서관(집결) → 완산도서관(중식) → 다가여행자도서관 → 학산숲속시집도서관 5주차 ‘완전여백 코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집결) → 완산도서관(중식) → 학산숲속시집도서관 → 전주천년한지관(한지제조체험) ※ 중식 미포함 / 모든 코스는 집결한 장소에서 해산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비짓전주 : https://tour.jeonju.go.kr - 전주도서관 : https://lib.jeonju.go.kr ○ 문의 전화 - 전주도서관 여행팀 063)230-1842 -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063)230-1827 - 아중호수도서관 063)281-8617 - 연화정도서관 063)714-3527 - 학산시집도서관 063)714-3525 - 다가여행자도서관 063)714-3526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전주,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10분~15분 간격(05:30~24:0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40분~1시간 간격(06:00~22:1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 고속버스통합예매 : https://www.kobus.co.kr [기차] 용산역-전주역, KTX 하루 14회(05:10~21:50) 운행, 약 1시간 30분 소요. 서울역-전주역, KTX 평일 하루 5회/ 주말 하루 7회(07:03~17:37) 운행, 약 1시간 40분 소요. 남도해양열차(08:04~11:18) 약 3시간 14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88-7788 : www.letskorail.com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 논산천안고속도로 → 전주TG → 반월교차로에서 ‘군산, 익산, 월드컵경기장’ 방면으로 오른쪽 → ‘완산구청’ 방면으로 지하차도 오른쪽 옆길 → 통일광장사거리에서 ‘화산체육관’ 방면 우회전 → 전주시립도서관꽃심 ○ 숙박 정보 - 전주관광 호텔 꽃심: 완산구 팔달로 171, 063)232-5353, http://www.hotelkkotsim.com/ - 정가한옥: 완산구 기린대로, 010-9934-1300, http://www.jeonggahanog.co.kr/ - 하운드호텔 전주덕진점: 덕진구 기린대로, 0507-1329-8743 ○ 식당 정보 - 현대옥 전주본점: 콩나물국밥, 완산구 중화산동2가, 063)228-0020 - 장수버섯마을: 샤브전골, 완산구 영경1길, 063)227-8184 - 가족회관: 전주비빔밥, 완산구 전라감영5길, 063)284-0982 ○ 주변 볼거리 풍남문, 전동성당, 전주경기전, 완산벙커더스페이스 ※ 위 정보는 2025 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 사진 ,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글 · 사진 : 길지혜 여행작가 / 사진: 전주도서관여행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