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플리마켓(flea market) 전성시대다. 제주의 플리마켓은 이제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자 필수적인 여행 코스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제주 전역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중 상시적으로 열리는 장터만 20여 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지역민과 여행자가 많이 찾는 대표적인 플리마켓 3곳을 소개한다. 토요일 아침, 한적하던 세화포구가 갑자기 분주해진다. 좌판과 각종 물건을 한아름씩 짊어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길게 뻗어난 방파제를 따라 이내 노천 장터가 형성된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마법 같은 장터, 제주도 플리마켓 가운데 하나인 '벨롱장'이 지난 3월부터 다시 열리고 있다. 벨롱장은 매주 토요일(세화5일장과 겹치는 날엔 휴장)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열리는 그야말로'반짝' 장터다. 제주어로 '멀리서 불빛이 반짝이는 모양'을 뜻하는 '벨롱'이란 이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장이 서는 시간은 딱 2시간. 평소엔 갈매기들만이 날아다니는 조용한 방파제가 장이 서기만 하면 어디선가 몰려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날씨가 좋은 때일수록 장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재밌게도 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장터가 열렸냐는 듯이 세화 포구는 다시 한가로운 일상을 되찾는다. 처음 이주민들의 소소한 장터로 시작한 벨롱장은 이제 장이 한 번씩 설 때마다 셀러만 100여 팀 정도가 참여하는 큰 장터로 변모했다. 장이 커진 만큼 구경하는 재미와 즐거움도 더욱 배가되었다. 직접 사진을 찍거나 그려 만든 엽서들과 예쁜 손글씨 작품들, 좋은 재료들로 채운 수제잼과 당근 주스 등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여행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는다. 즉석에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코너도 인기다. 지갑 단속을 단단히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한없이 열릴지 모를 노릇이다. 빈털터리인 채로 방문해도 괜찮다. 벨롱장에선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누구나 하나씩 공평한 선물을 받아간다. 장터 너머로 펼쳐진 빛나는 세화 바다는 제주의 자연이 안겨주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벨롱장을 비롯해 대부분 플리마켓이 주말에 열리는 것에 반해 소랑장과 아라올레 지꺼진장은 금요일에 장이 선다. 소랑장은 오전 11시부터 3시까지, 아라올레 지꺼진장은 6월부터 금요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열리기 때문에 하루 나절 동안 서로 다른 장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소랑장은 매주 2, 4째주 금요일마다 서귀포 법환포구 앞에 자리한 제스토리 카페 2층에서 열린다. 실내 장터인 덕분에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여느 노천 장터들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사계절 내내 폐장되는 날 없이 운영되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자신의 일정에 맞춰 코스를 짜기에 편하다. 장이 끝난 후에도 1층 카페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쉬었다 가기 좋다. 카페 안팎에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재미난 그림들이 숨어 있어 이를 찾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제주어로 '사랑'을 뜻하는 '소랑'장은 제주와 사랑에 빠진 이들과 만나는 장이다. 장날마다 25~30팀 정도의 셀러들이 참여해 손수 만들거나 준비해온 보따리들을 한껏 풀어 놓는다. 한 땀씩 정성껏 떠서 만든 인형 안에는 제주 해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섬을 돌며 각 해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로 만든 작품 안에는 제주의 바다 내음이 배어나온다. 제주의 꽃향기를 담은 꽃갈피와 엽서들, 은은한 향을 풍겨내는 향초 등 다들 어찌나 솜씨들이 좋은지 눈 가는 곳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셀러 신청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함께 나누고픈 재주가 있다면 여행 중 소랑장에 참여해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될 듯 싶다. 아라올레 지꺼진장은 제주의 농부들이 주축이 돼 만든 이른바 토박이 장터다. 땀 흘려 키운 제철 농산물들을 함께 나누고자 시작한 직거래 장터는 작년에 플리마켓 개념을 도입하면서 좀 더 풍성하고 재미난 지꺼진장으로 거듭났다. '지꺼진'은 제주말로 '즐거운'이란 의미다. 장터 이름처럼 금요일, 토요일 밤이면 지역민, 여행자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모여 즐거운 마음을 나눈다. 지꺼진장은 농부장을 비롯해 먹거리장, 예술장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어우러져 더욱 흥을 돋운다. 특히 다른 플리마켓보다 지역 특산품과 친환경 농산물 품목이 더욱 두드러진다. 장터를 둘러보는 동안 친환경적으로 기른 채소와 산에서 캔 무공해 약초들, 직접 만든 된장이며 갖은 장과 떡, 빵 등이 가지런하게 놓인 좌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제주에서도 더덕이 재배된다는 것도 장터를 구경하며 처음 안 사실이다. 눈길을 끄는 먹을거리들도 많다. 무엇보다 제주의 향토음식인 빙떡을 꼭 한 번 맛보기를 추천한다. 제주산 메밀가루와 무숙채만을 넣어 만든 빙떡은 어디서도 맛보기 힘든 제주 전통의 맛을 선사한다. 옆에 나란히 자리한 볍씨학교 아이들이 만드는 화덕 피자도 독특하다. 화덕도 직접 만든 데다 묵은지 피자, 매실 피자 등 창의적인 요리들이 먹는 재미를 더한다. 장터 안에는 이처럼 푸릇푸릇한 제주의 농산물과 먹을거리들이 한가득 들어차 있다. 때때로 모종이나 먹을거리를 나누는 등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벤트도 열린다. 이곳에서는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얼굴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 벨롱장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세화 포구(방파제) -문의 : 구좌읍사무소 064-783-3001
소랑장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막숙포로 60 제스토리 카페 2층 -문의 : 010-4314-5128
http://blog.naver.com/sorangjjang
아라올레 지꺼진장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중앙로 640
http://cafe.naver.com/happyaraolle
주변 음식점 -선명횟집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해안로 464 (용담삼동) / 064-712-3666 -성산포뚝배기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출로 236 (성산읍) / 064-783-5080 -삼성혈해물탕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선덕로5길 20 (연동) / 064-745-3000
숙소 -이도펜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일주서로 166-61 (강정동) / 064-738-4450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탑동로 66 (삼도이동) / 064-729-8100
http://www.ramadajeju.co.kr/index.asp -팜빌리지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속골로 29-10 (호근동) / 1600-9038 http://www.palmvillage.co.kr/page/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7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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