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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활짝 기지개를 켜는 봄. 따스한 햇살과 부드럽게 살랑대는 바람을 만끽하기엔 봄바다 여행만한 것이 없다. 서산 삼길포항으로 떠나는 주말 맛기행! 서산의 북쪽 관문에 해당하는 삼길포항은 개심사, 간월암 등과 함께 서산9경의 하나다. 서산 아라메길 3코스의 출발점이어서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트레킹족이 모여들고, 풍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기려는 가족 단위 관광객과 짜릿한 손맛을 기대하며 모여든 강태공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삼길포의 명물은 누가 뭐래도 선상 어시장이다. 바다 위에 부교를 만들어 배를 정박시키고 즉석에서 활어회를 떠 판다. 취급하는 어종은 우럭, 광어, 노래미, 광어, 도다리, 간재미, 붕장어로 모두 같고, 가격도 어종에 따라 1~3만 원으로 동일하다. 도로 건너편에 횟집이 수두룩하지만, 이 배 저 배 기웃거리면서 구경하는 재미에 활어가 싱싱한 횟감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어 삼길포항을 찾는 관광객 열이면 아홉이 선상 어시장에서 횟감을 구입한다. 요즘 맛있는 어종을 골라달라고 했더니 전부 맛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우럭도, 간재미도 산란을 앞두고 살이 적당히 올라 지금이 가장 맛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그래도 가장 인기 있기로는 역시 우럭을 따라올 생선이 없다고. 활어회의 탄탄한 식감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우럭이 아주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삼길포항 선상 어시장에서 파는 우럭은 자연산도 있고 양식도 있다. 초봄인 지금은 양식이 더 많고, 6월이 되면 자연산이 많아진다고 한다. 서더리탕도 먹어야 하니 회는 맛만 보자며 1kg을 주문했더니 배 밑바닥 수조에서 펄떡거리는 우럭 두 마리를 꺼내 순식간에 회를 떠준다. 이렇게 구입한 회는 길 건너 즐비하게 늘어선 횟집들 중 아무 곳에나 들어가 한 사람당 양념값 5000~10000원을 내고 먹을 수 있다. 고추냉이를 푼 간장과 초고추장, 마늘과 상추 등이 기본으로 깔리고, 우럭 대가리와 남은 뼈로는 서더리탕을 끓여준다. 금방 뜬 우럭회는 쫄깃하고 탱탱한 살이 씹으면 씹을수록 달고 맛있다. 서더리탕도 예술이다. 우럭 대가리는 다른 생선들보다 살이 많아 발라먹는 재미가 있고, 국물도 맛있게 우러나 서더리탕을 끓이기에 제격이다. 주당들에게는 회도 좋지만 칼칼하게 끓인 서더리탕이야말로 소주를 부르는 환상의 짝꿍이다. 삼길포항을 찾는 대다수 관광객은 우럭을 회와 서더리탕으로만 즐기지만, 이곳 서산 사람들은 우럭포를 더 쳐준단다. 서산 최대 수산시장인 동부시장에 가보면 널린 것이 우럭포일 만큼 서산의 명물이자 밥상 위 단골손님이 바로 우럭포다. 우럭을 반으로 갈라서 소금에 절였다가 깨끗하게 씻어 꾸덕꾸덕하게 말린 우럭포는 쪄서 반찬으로 먹거나 새우젓을 넣어 우럭젓국을 끓여 먹는다. 옛날부터 서산, 태안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먹어온 향토음식이다. 우럭찜은 아무런 양념 없이 우럭포만을 깔끔하게 쪄내는 것이 오리지널 조리법이다. 노르스름하게 윤기가 감도는 때깔과 말린 생선 특유의 비릿하면서도 쿰쿰한 냄새를 눈과 코로 확인한 후 젓가락으로 한 점 뜯어 입에 넣으니 과연 명불허전. 밥반찬으로도, 술안주로도 이만한 메뉴가 없지 싶다. 우럭젓국은 본래 우럭찜에서 대가리와 뼈를 발라 새우젓, 두부를 넣고 끓여 먹던 국이다. 요즘 식당에서는 남은 대가리와 뼈 대신 우럭 살을 쌀뜨물에 넣어 끓여낸다. 뽀얀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해 밥을 말아 먹어도 좋고, 해장용으로 훌훌 마셔도 아주 그만이다. 삼길포항에서 우럭젓국을 하는 집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우럭찜은 맛보기가 쉽지 않다.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별미로 꼽히는 음식인데 어째서일까? 이유가 궁금해 건어물가게 주인에게 물었더니 집에서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해먹는 음식이라 그걸 돈 받고 팔기가 애매한 것 아니겠냐는 답이 돌아온다. 수소문했더니 대로변에서 한 블록 안쪽에 위치한 서해식당에서 우럭찜을 맛볼 수 있단다. 요즘 우럭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어종이 바로 간재미다. 사시사철 잡히지만 역시 산란을 앞둔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란다. 간재미는 가오리를 일컫는 지역 사투리인데, 다른 말로는 '갱개미'라고도 한다. 주로 날로 무쳐 먹고, 찜이나 탕을 해 먹기도 한다. 수놈보다는 암놈이 훨씬 부드럽고 찰기 있다. 간재미회무침은 간재미를 뼈째 썰어 미나리, 깻잎, 오이, 양배추 등을 넣고 고추장, 설탕, 식초, 참기름으로 버무려낸다. 입맛 없는 나른한 봄날, 정신이 반짝 들 만큼 달고 맵고 새콤한 맛이다. 선상 어시장에서 작은 것 두 마리를 1만 원에 사서 손질해 일회용 도시락에 담아 횟집 주방에 맡기면 두세 명이 먹을 만큼 푸짐한 회무침 한 접시가 되어 돌아온다. 맛은 두 말하면 잔소리. 쫄깃한 살과 오도독 씹히는 연골, 아삭아삭한 오이와 향긋한 미나리가 어우러져 입안에서 춤을 춘다. 1. 주변 음식점 서해식당 : 우럭찜‧우럭젓국‧우럭매운탕 /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4길 6 / 041-663-7180 삼길포횟집 : 생선회‧조개구이 /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1로 34 / 041-669-9297 우리수산 : 생선회‧게장정식‧매운탕 /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1로 55 / 041-663-0245 2.숙소 소나무펜션 :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3길 18-5 / 041-669-8522 씨앤텔펜션 :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1로 57 / 041-681-9440 www.seaandtel.com 글, 사진 : 이정화(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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