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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변산바람꽃은 이른 봄에 피는 대표적 야생화다. 겨울 끝자락인 2월 초부터 3월까지 산속에서 은밀하게 핀다. 거무튀튀하고 황량한 겨울 산에서 하얀 꽃이 고개를 내미는 모습이 경이롭다. 변산바람꽃은 너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등 여러 바람꽃 가운데 하나로 내변산에서 발견되어 붙은 이름이다. 곱고 청순한 모습 덕분에 ‘변산아씨’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변산바람꽃 자생지는 내변산 일대인데, 그중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청림마을이다. 내내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다가 입춘 한파가 매서웠다. 하필 한파를 뚫고 변산으로 가는 길, 왜 그런지 콧노래가 나왔다. 봄의 전령 변산아씨를 만나기 때문이다. 3시간쯤 달려 서해안고속도로 부안 IC로 나왔고, 상서면 청림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마을로 들어서니 집들 너머로 쇠뿔바위봉이 우뚝 솟았다. 청림마을은 수려한 내변산의 암봉을 품은 마을이다. 쇠뿔바위봉에는 등산 코스가 있어 종종 사람들이 찾는다. 이른 봄 청림마을에는 변산바람꽃을 보러 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청림영농조합 건물을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좌회전, 다시 200m쯤 골목을 따라가면 최봉성 할머니 댁이 나온다. 외벽에 할머니와 변산바람꽃 사진이 걸렸다. 할머니를 뵙고 싶은데 방문이 굳게 닫혔다. 집 앞 보리밭이 푸릇푸릇하다. 보리밭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계곡이 변산바람꽃 자생지다. 눈을 크게 뜨고 낙엽을 헤치며 꽃을 찾는다.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고개를 내민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꽃이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키 10cm 안팎에 희고 손톱만 한 꽃. 바람이 제법 쌀쌀한데도 용케 꽃이 피었다. 톡톡 꽃을 건드리며 인사를 건네니 따뜻한 봄의 생명력이 내 안으로 흘러드는 느낌이다.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 다시 풀숲을 헤치다가 사이좋게 핀 여러 송이를 발견했다. 낙엽 이불을 덮은 모습이 앙증맞다. 자세히 보면 꽃잎같이 생긴 하얀 잎 5장은 꽃받침이다. 꽃술 주변을 둘러싼 노란색 주걱처럼 생긴 기관 10개 안팎이 퇴화한 꽃잎이다. 이는 화려하게 보여 가루받이를 쉽게 하려는 꽃의 전략이다. 변산바람꽃은 이름도 특이하다. 1993년 전북대학교 선병윤 교수가 변산 일대에서 발견한 신종을 학계에 보고해, 이름에 지명이 들어갔다. 다시 계곡을 거닐면서 꽃을 찾아보지만, 더는 발견하지 못했다. 날이 추워 낙엽 이불을 덮고 꼭꼭 숨어서 자는 모양이다. 밖에 오래 있으니 코가 찡하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꽃을 피우다니 새삼 경이롭다. 청림마을에서 차로 5분쯤 가면 내변산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여기서 직소폭포까지 거의 평지에 가까운 트레킹 코스(2.3km, 약 1시간 소요)가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변산탐방지원센터를 지나 5분쯤 가면 변산바람꽃다리를 만난다. 다리 건너 변산바람꽃 개방 자생지가 있다. 이곳 변산바람꽃은 대개 3월쯤에 피는데,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 신청하면 꽃을 볼 수 있다. 변산바람꽃다리에서 널찍한 숲길을 10분쯤 가면 부안 실상사지(전북기념물 77호)와 만난다. 한눈에도 볕이 잘 드는 명당이다. 실상사는 변산 6대 사찰 가운데 하나로, 689년 초의선사가 창건했다. 실상사 터를 지나면 청아한 물소리가 적막을 깨뜨리는 호젓한 계곡이 이어진다. 직소보 전망대에 올라서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관음봉을 비롯한 내변산 암봉이 병풍처럼 저수지를 둘러싼다. 길은 호숫가로 이어지고,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면 쏴~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직소폭포가 내려다보인다. 높이 약 30m에 이르는 물줄기가 일부는 얼었고, 일부는 쏟아져 내린다. 폭포 앞에는 수천 년 세월 동안 곤두박질친 물줄기가 ‘실상용추’라는 거대한 소를 만들었다. 과연 내변산 최고 절경이란 찬사가 아깝지 않다. 직소폭포를 감상한 뒤에는 복수초를 찾아가자. ‘복을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긴 복수초(福壽草)는 내소사 뒤 청련암 오르는 길에 자생한다. 내소사 일주문을 지나면 전나무 숲길이 펼쳐진다. 눈을 감고 그윽한 향을 맡아본다. 600m쯤 이어진 전나무 숲길이 끝나면 벚나무와 단풍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그 길 끝 사천왕문으로 들어서면 비로소 전각이 보인다. 내소사 대웅보전(보물 291호)은 단청을 입히지 않아 소박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우물천장과 후불탱화 등의 색감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우물천장에는 춤추는 백학, 법열에 넘쳐 춤과 음악으로 공양 올리는 모습, 황룡을 타고 경전을 모셔오는 모습 등이 장엄한 극락세계를 연출한다. 청련암으로 가려면 템플스테이 건물을 찾는다. 그쪽에 안내판을 따르면 가파른 시멘트 도로가 나온다. 10분쯤 오르면 관음전이 보이고, 관음전 앞마당에서 내소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관음전에서 15분쯤 더 오르면 울창한 대숲 너머에 청련암이 자리한다. 청련암 마당에서 뒤쪽 내변산 암봉이 손에 잡힐 듯하고, 멀리 곰소항 일대 바다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마당 의자에 앉아 산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해도 수행이 될 듯하다. 이제 복수초를 찾아볼 차례다. 도로를 따라 천천히 내려오면서 숲을 자세히 보면 노란색이 눈에 띈다. 다가서자 낙엽 속에서 복수초가 방끗 웃고 있다. 주변으로 두세 송이 핀 꽃이 보인다. 사이좋은 형제자매처럼 여러 송이가 함께 피었다. 광택이 나는 꽃잎 때문에 노란색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복수초를 보고 있으면 왠지 봄이 주는 복을 듬뿍 받는 것 같다. 야생화 탐방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꽃을 캐지 말고, 서식지가 파괴되지 않게 조심조심 다녀야 한다. 집으로 가져가려고 꽃을 캐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야생화는 서식지를 떠나면 살지 못한다. 부안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곰소항이다. 곰소염전 앞에 ‘슬지네찐빵 슬지제빵소’가 있다. 이곳 찐빵은 우리밀과 부안 특산물 오디, 쑥 등으로 만들어 몸에 좋고 맛도 그만이다. 제빵소는 카페처럼 꾸몄는데, 2층 베란다에서 곰소염전이 잘 보인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찐빵을 먹으며 부안 여행을 마무리한다. 〈당일 여행 코스〉 청림마을(변산바람꽃)→내변산탐방지원센터→직소폭포→내소사→청련암(복수초)→곰소항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청림마을(변산바람꽃)→내변산탐방지원센터→직소폭포→모항→변산자연휴양림 둘째 날 / 내소사→관음전→청련암(복수초)→곰소항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부안군 문화관광 www.buan.go.kr/tour/index.buan - 변산반도국립공원 http://byeonsan.knps.or.kr - 내소사 www.naesosa.kr - 슬지네찐빵 슬지제빵소 www.zzinbbang.kr ○ 문의 전화 -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449 - 변산반도국립공원 063)582-7808 - 내소사 063)583-7281 - 슬지네찐빵 슬지제빵소 1899-9504 ○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부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16회(06:50~19:40)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회(09:00, 14:00, 19:00) 운행, 약 4시간 소요. 부안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700번 농어촌버스 이용, 청림 정류장 하차. 약 5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부안시외버스터미널 1666-2429 ○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부안 IC→변산바다로→신흥교차로→내변산로→청림마을 주차장 ○ 숙박 정보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샤니모텔 : 부안군 부안읍 동중3길 18, 063)584-9935 · 한국관광 품질인증 이란? ☞ 숙박, 쇼핑 등 관광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며, 다양한 사후관리를 위해 품질을 유지합니다. ※ 더 많은 품질인증업소 정보는 네이버, 다음 등에서 「한국관광 품질인증」 검색! - 변산자연휴양림 : 변산면 변산로, 063)581-9977, www.foresttrip.go.kr - 소노벨 변산 : 변산면 변산해변로, 1588-4888, www.daemyungresort.com/bs - 베니키아채석강스타힐스호텔 : 변산면 채석강길, 063)581-9911, www.starhillshotel.com ○ 식당 정보 - 칠산꽃게장 : 간장게장, 진서면 청자로, 063)581-3470, http://7sancrab.com - 곰소쉼터 : 곰소젓갈정식, 진서면 청자로, 063)584-8007 - 오복식당 : 백반, 하서면 하서길, 063)583-7018 ○ 주변 볼거리 채석강, 부안청자박물관, 개암사 ※ 위 정보는 2020년 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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