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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으로 부는 바람은 지친 심신을 위로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기력이 바닥이다. 심신이 저기압이면 고기앞으로 가라는 명언도 있다. 기운을 북돋워줄 고단백 영양이 시급하지만, 흔하디흔한 고기 요리 말고 쌈박하고 맛깔스러운 보양식이 필요하다. 강원도의 소문난 맛집은 몽땅 모여 있다는 원주에서 톡톡 튀는 비주얼은 물론이고 트렌디한 분위기에 한결같은 손맛까지 두루두루 검증된 별별 고기 요리 삼총사를 찾았다. 원주 산정집 손말이고기는 원주 토박이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알려진 음식이다. 방송과 SNS를 통해 소개된 음식 사진은 보는 순간 꼭 한번 맛보고 싶다는 유혹을 불러일으킬 만큼 신선하고 유혹적이다. 좁은 골목을 구불구불 들어가 만나는 식당과 앉은뱅이 밥상은 소박하고 정겹다. 50년 동안 3대가 이어받은 산정집의 메뉴는 손말이고기와 내장볶음뿐이다. 1967년 1대 박순례 사장이 시작했던 메뉴 그대로다. 손말이고기를 주문하면, 반질반질 윤기 흐르는 철판과 밑반찬이 차려진다. 손말이고기는 신선한 한우 우둔살을 얇게 썰어 깻잎과 미나리와 쪽파를 넣어 돌돌 말아 나오는데, 빨간 소고기와 초록 쪽파의 비주얼이 압권이다. 손말이고기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고기를 철판에 올려놓는 순간, 시원하게 밀려오는 육향과 리드미컬한 음향의 조화다. 촤아악 타닥타닥 뜨거운 철판에 올려진 소고기의 표면이 순식간에 익는 순간, 미나리와 쪽파의 신선한 향기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한 접시에 15개씩 나오는 손말이고기는 따끈하게 달군 철판에서 고기 표면이 익기가 무섭게 살살 굴려가며 구워 한입에 넣는다. 고기 안에 든 채소가 최대한 신선하고 아삭하게 익히는 게 관건이다. 신선한 비주얼로 즐거움을 주었던 요리는 와사삭 상쾌한 식감으로 이어지며 정점을 찍는다. 구수한 육즙과 함께 알싸한 쪽파 향에 이어 상큼한 미나리 향과 아련한 깻잎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시원한 키위소스에 찍어먹는 풍미도 탁월하다. 손말이고기에 올려 먹는 북어채 고추장무침과 참나물 샐러드의 조합도 환상이다. 고기를 다 먹을 즈음엔 시골 된장찌개가 나온다.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는 고기를 굽고 난 철판에 부어서 보글보글 끓인다. 부드럽고 구수한 시래기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에 밥을 투하해서 한소끔 끓여 먹는다. 된장 리조또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독특한 비주얼에 토속적인 구수한 맛까지 손고기말이의 피날레가 끝나면 포만감이 밀려온다. 새벽 6시부터 일일이 손으로 말아서 준비하는 손말이고기는 오후 6시가 되기도 전에 동날 만큼 인기몰이 중이다. 평일 저녁 예약은 낮 12시까지. 토요일 저녁 예약은 일주일 전에 끝난다. 미꾸라지는 원기 회복과 기력을 차리는 데 좋은 음식이다. 비타민 A를 다량 함유한 추어탕은 면역력을 높여주고 호흡기의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환절기 건강식으로 최고다. 원주에는 추어탕 집만 40여 곳일 만큼 추어탕은 원주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다. 원주복추어탕은 50년 세월을 지켜왔다. 추어탕은 지역에 따라 맛도 천차만별, 요리법도 각양각색이다. 남원 추어탕과 함께 추어탕의 양대 산맥인 원주 추어탕은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을 만큼 흔한 음식이 되었지만, 원조집에서 먹는 추어탕 맛은 각별하다. 원주식 추어탕은 가마솥에 담긴 건더기 색깔부터 붉은빛이라 먹음직스럽다. 된장 대신 고추장을 쓰기 때문이다. 주인장이 직접 담가서 쓰는 고추장은 지금도 200개의 항아리에서 맛있게 숙성 중이다. 원주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끓인 것과 통으로 끓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소형 가마솥에 삶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넣고 집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어 보글보글 끓인 다음 미나리, 감자, 표고버섯, 대파, 깻잎 등을 푸짐하게 넣는다. 마지막에 다진 마늘과 부추를 듬뿍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당진에서 직송하는 자연산 미꾸라지는 보양식으로 최고라 단골들의 단골 메뉴다. 주문하자마자 튀겨내는 추어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해서 빠뜨리면 섭섭할 정도다. 추어탕이 나오기 전에 바삭바삭 먹다 보면 없던 입맛도 살아나는 애피타이저 메뉴다. 밥상에 차려지는 반찬은 시골 밥상에서나 봄 직한 토속적인 것들이다. 주인장 할머니의 손맛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총각무와 김치, 가을에 삭혀놓은 마늘장아찌와 고추장아찌, 싱싱한 오이무침이 뜨끈한 추어탕과 잘 어울린다. 오래된 집을 늘려가며 식당으로 개조한 실내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널찍하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실내 자리마다 보글보글 추어탕 끓이는 풍경이 구수하고 정겹다. 오픈과 동시에 원주의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돼지갈빗집이 있다. 천변 도로 옆에 있는 검은색 건물 외관부터 범상치 않은 데다 돌탑갈비라는 팻말에 반신반의하며 실내로 들어서면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에 입이 떡 벌어진다. 수백 개의 백열등을 길게 늘여서 조명 장식을 한 것과 주인장이 직접 그린 벽화와 초록 식물을 적절히 배치한 것 등 고깃집 인테리어로는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먹었던 돼지갈비가 그리워서 부모님을 부추겨 다시 열었다는 돌탑갈비는 미술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사업 중인 2대 사장의 능력이 발휘된 공간이다. 널찍한 내부의 구석구석을 고급스럽고 감각적으로 꾸며놓아 어느 곳에 앉아도 쾌적하고 아름답다. 카페인지 고깃집인지 헷갈리는 실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돼지갈비는 클래식한 맛을 재현했다. 30여 년 만에 다시 오픈했지만, 푸짐하고 감칠맛 나는 갈비 맛은 여전하다. 양파, 배, 사과, 대파, 생강, 마늘 등 28가지 천연 재료로 재운 돼지갈비가 인기 메뉴다. 50~60대 손님들이 1985년도에 영업했던 돌탑갈비를 기억하고 찾아올 만큼 맛도 옛날 맛을 그대로 살렸다.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찾는 20~30대의 요구에도 잘 맞는 콘셉트라 세대를 아우르는 맛과 분위기 덕분에 가족 단위나 단체 손님이 많다고. 양념 돼지갈비는 숯불 위에서 한꺼번에 구워야 맛있다. 불판을 갈지 않고 고기를 잘 구우면 풍미가 더 살아난다. 달고 짠 맛이 아니라 적당히 달고 적당히 간도 맞다. 옛날 맛을 살리면서 건강한 맛도 잊지 않았다. 1인분에 300g, 고기 양도 옛날 갈비처럼 넉넉하다. 상수리나무 숲에서 도토리만 먹여 키운다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삼겹살과 목살도 추천 메뉴다. 시원한 밀면은 상큼하고 개운해서 선육후면으로 인기 최고. 박순례 손말이고기 산정집 -주소 : 강원도 원주시 천사로 203-15 -문의 : 033-742-8556 -영업시간 : 12:00~20:30, 브레이크 타임 14:00~17:30, 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원주복추어탕 -주소 : 강원도 원주시 치악로 1748 -문의 : 033-762-7989 -영업시간 : 08:00~21:00 돌탑갈비 -주소 : 강원도 원주시 강변로 423 -문의 : 033-743-3565 -영업시간 : 11:00~22:00, 브레이크 타임 15:00~17:00, 화요일 휴무 주변 관광지 -뮤지엄 산 :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 033-730-9000 http://museumsan.org/ -미로예술시장 : 원주시 중앙시장길 2 중앙시장 2층 / 033-743-2570 -원주허브팜 : 강원 원주시 마장2길 37 / 033-762-3113 http://www.wonjuherb.com/ 숙소 -베니키아 호텔 비즈인 : 만대로 7-1 / 033-748-0100 -스카이모텔 : 감영길 53-2 / 033-744-4488 -호텔 인터불고 원주 : 동부순환로 200 / 033-769-8114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0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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