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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운 경기도 안성시 외곽 산속에 칠장사 라는 사찰이 있다. 서기 636년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사찰로,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이 꿈을 이루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중 누가 뭐래도 ‘암행어사의 전설’로 불리는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가 유명하다. 뜻밖에도 암행어사 박문수는 과거시험 삼수생 출신이다. 누구에게나 세상일이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재수마저 낙방하자 어머니의 간곡한 권유로 천안 집에서 떠나 칠장사에서 기도하고 한양으로 갔다. 숭유억불의 조선시대 성리학의 선비가 사찰에서 기도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시대였다. 그러나 이 삼수생에겐 합격만 할 수 있다면 불교면 어떠하랴. 얼마나 간절했을까. 자신의 여행용 식량 유과를 나한전에 올리고 두손 모아 기도한 후 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데 꿈에 과거시험 문제가 나타났다. 한양 시험장에 도착하니 이게 웬일인가. 꿈속에서 본 시험 문제가 그대로 출제된 것이다. 미리 준비한 답안을 술술 써내려간 삼수생 박문수가 과연 장원으로 급제했다. 이 기막힌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오늘날에도 수험생과 가족들의 칠장사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박문수가 불공 때 올린 찹쌀 조청 유과는 엿과 함께 오늘날 시험 때 먹는 합격 기원 음식이 되었다. 문화는 이렇게 창조된다. 칠장사에는 궁예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궁예는 서기 901년 후삼국 시대 고려(국호 태봉)을 세워 왕을 자처한 인물이다. 그런 궁예가 10세 전후 칠장사에 머물며 활쏘기 연습을 했고 활을 잘 쏘아 이때부터 활을 뜻하는 이름 ‘궁예(弓裔)’라 했다 하니, 칠장사는 ‘궁예’ 이름을 탄생시킨 사찰이기도 하다. 활을 쏜 터로 알려진 곳이 남아 있고 명부전 벽에는 궁예 벽화도 그려져 있어 신비롭기 그지없다. 〈당일 여행 코스〉 칠장사 → 안성맞춤랜드 → 미리내성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칠장사 → 금광호수 → 안성맞춤랜드 둘째 날 : 석남사 → 서운산 → 미리내성지 → 안성팜랜드 강원도 양양에는 동해의 경치를 품은 낙산사 가 유명하다. 서기 671년 의상대사는 관음보살이 이 해변에 상주한다는 말을 듣고 7일간 재계에 들어갔다. 다시 7일 재계를 더 마치자 마침내 관음보살을 친견할 수 있었다. 관음보살은 자신이 앉은 자리에 한 쌍의 대나무가 솟아날 것이라며 그곳에 절을 지어라 했고, 의상이 절을 짓고 관음상을 봉안하며 낙산사라 이름 지었다. ‘낙산’은 관음보살이 상주하는 인도의 보타낙가산을 뜻한다. 이곳이 그곳임을 상징한다. 의상대사는 간절한 기도 끝에 자신의 소원을 성취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8살 형님뻘의 원효대사가 자신도 관음보살을 친견하겠노라며 의기양양하게 찾아왔다. 도중에 흰옷을 입고 벼를 베는 여인에게 원효가 장난스레 벼를 달라 하니 여인은 벼가 익지 않았다고 답했다. 발길을 돌려 걷다 이번에는 다리 아래서 월경 수건을 빨래하는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청하니 여인은 그 더러운 물을 떠서 주었다. 원효는 그 물을 버리고 다시 냇물을 떠서 마셨다. 이때 소나무 위에서 파랑새 한 마리가 “쯧쯧, 불성을 깨닫지 못한 중이로다!” 하고는 사라졌다. 파랑새는 희망의 메신저다. 원효가 두 차례나 여인의 정체를 몰랐던 것이다. 그 소나무 아래엔 신발 한 짝이 떨어져 있었다. 원효대사가 낙산사에 도착하니 관음보살상 자리 아래에 아까 보았던 신발 한 짝이 있었다. 그제서야 앞서 만났던 여인들이 관음의 진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두 차례나 관음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기에 결국 친견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남을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간절한 마음으로 임해야 성취한다는 교훈이다. 바쁜 현대인에겐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는 시간으로 템플스테이가 좋다.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1박2일과 2박3일 프로그램이 있다. 1박2일 프로그램은 첫날 오후 2시에 방 배정을 시작으로, 사찰 예절, 사찰 둘러보기, 음식 명상, 요가형 108배, 일출 해맞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박3일 프로그램은 첫날 3시에 시작하고 둘째 날 저녁 예불은 필수다. 셋째 날 오전 11시 퇴소한다. 〈당일 여행 코스〉 낙산사 → 낙산해수욕장 → 하조대 → 남애항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낙산사 → 낙산해수욕장 →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둘째 날 : 양양 서핑로드 → 하조대 → 죽도정 → 남애항 경산시와 대구시 경계선 팔공산의 갓바위 부처님에겐 전국에서 사람들이 소원을 안고 찾아온다.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을 듣고 어떤 사람은 질병이 낫기를, 어떤 사람은 시험합격을 빌고 빈다. 오늘날엔 특히 대입 수능이나 취업 수험생들과 가족들도 많이 찾는다. 그 이유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 즉 부처님이 학사모를 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갓바위 부처님이라 부른다. 물론 국가유산청 공식 명칭은 ‘경산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이다. 학사모를 썼으니 이 부처님께 빌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높은 산 위에 있어 비바람이 몰아쳐도, 눈이 내려도 수능 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자신의 앞날이 걸린, 간절한 소망을 품은 사람들에겐 비나 눈이 길을 막을 수 없다. 팔공산 갓바위가 있는 선본사 는 창건에 관한 자료가 극히 미미한 가운데 서기 491년 극달화상이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다. 갓바위 부처님은 원광법사의 제자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서기 638년에 조성했다고 전해온다. 그렇다면 1400년 가까이 된, 매우 오래된 석조상이다. 그때의 사람들이 비는 마음이나 지금 우리의 마음이나 다르지 않다. 선본사 템플스테이는 당일형, 체험형, 휴식형이 있다. 당일형은 오전 11시에 시작해 점심 공양, 연등 만들기, 갓바위 참배 후 오후 5시에 해산한다. 체험형은 2박3일로 첫날 오후 2시에 시작해 셋째 날 오전 11시에 끝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자신과의 만남, 스님과의 차담, 저녁 예불, 108배 등이 있다. 휴식형으로는 1박2일로, 첫날 오후 2시에 시작해 이튿날 오전 11시에 마친다. 갓바위 참배와 저녁 예불, 새벽 예불 과정이 있으나 모두 자율이다. 〈당일 여행 코스〉 선본사 갓바위 → 불굴사 → 신상리 신라고분공원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선본사 갓바위 → 불굴사 → 신상리 신라고분공원 둘째 날 : 남매지 → 경산 동의한방촌 → 삼성현 역사문화공원 남해 바다가 발아래 내려다보이는 남해군 금산 높은 곳에 보리암 이 자리한다. 우리나라 동해와 서해, 그리고 남해 세 바닷가를 각각 대표하는 관음신앙 사찰로 유명하다. 이 풍광 좋은 곳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좋은 기운을 듬뿍 받을 것만 같다. 사찰 이름 보리암에서 ‘보리’라는 말은 수행하는 과정을 뜻하기도 하고 또한 수행해서 얻는 깨달음의 지혜를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이 보리암에서 수도해 나라를 세운 사람이 있다. 바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다. 사찰에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하고 조선왕조를 열었다고 한다. 수도했다는 장소도 있다. 실제로 1660년 현종 임금은 태조의 뜻을 받들어 왕실의 원당으로 삼고 사찰 이름을 보리암으로 고쳤다. 왕조를 열어준 산에 보답하기 위해 산 이름도 ‘비단 금(錦)’자를 하사해 금산이라 했다. 원래 보리암은 원효대사가 서기 683년 창건해 보광사라 했으며 산 이름을 보광산이라고 불렀다. 원효대사가 절을 짓기 약 600년 전 이야기로, 가락국 김수로왕이 수행 차 이 지역을 다녀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수로왕의 부인은 인도 아유타국 출신 허황후인데, 보광전에 모신 주불은 허황후가 인도에서 모시고 왔다는 향나무 관세음보살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불교는 서기 372년 고구려를 통해 중국에서 처음 전래(북방불교) 되었다는 기록보다 약 300년 앞서 인도에서 직접 들여왔다(남방불교)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2000년 전 이야기 속 신비로움을 품고 떠나는 여행이니 더욱 감흥을 일으킨다. 〈당일 여행 코스〉 보리암 → 다랭이마을 → 물미해안전망대 → 남해독일마을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보리암 → 상주 은모래비치 →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둘째 날 : 다랭이마을 → 설리 스카이워크 → 남해독일마을 → 남해관음포 이충무공유적 '이야기가 있는 사찰'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여행기사 모아보기 ☞ Click .linkbox_t { font-weight: 800;} .linkbox_t > a{ color: #2d8251; } 글, 사진: 남민(인류문화사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3년 3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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