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변덕을 부렸던 올여름의 날씨. 준비했던 여행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여행 전날까지도 매섭게 비가 내렸다. 하지만 여행에도 운이 필요하다고 했던가. 여행 당일, 아침이 밝자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고 선선한 날씨가 되어 있었다. 폭우가 휩쓸고 간 도시를 씁쓸한 마음으로 등지고 향한 곳은 다시금 맑아진 하늘처럼 푸른 자연이 매력적인 곳, 청도였다. 여행지를 청도로 고른 이유는 간단히 말해 '아직 여름이어서'였다. 코 끝에 가을 내음이 솔솔 불어오자 여름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여름만이 낼 수 있는 청아한 청록색 풍경을 눈에 최대한 담아 두고자, 청정 자연이 숨쉬는 청도로 내려왔다. 낯선 도시를 방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숙소다. 유명 관광지인 운문사 근방의 숙소들은 보통 여름 성수기에는 대체로 숙박 비용이 높아져 부담이 되기 마련인데, 이번에 선택한 '프레쉬 힐' 호텔은 비수기, 성수기 사이의 비용 차이가 없어 가성비 상의 매력이 크게 느껴졌다. 또,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품질인증사무국에서 꼼꼼한 심사를 거쳐 'KQ 인증마크'도 부여한 품질인증 숙소라고 하니 더 고민할 이유가 없을 듯 했다. 프레쉬 힐 호텔은 그야말로 배산임수, 청도가 자랑하는 자연경관을 거느린 명품 숙소다. 앞으로는 운문천이 흐르고, 뒤로는 지룡산을 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프레쉬 힐은 이름처럼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자연의 정기와 함께하는 듯 '프레쉬'한 느낌을 주었다. 청도의 관광지를 간편하게 둘러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프레쉬 힐은 썩 괜찮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운문사와 운문댐, 망향정 등 청도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숙소와 매우 인접한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 오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는 토스트와 잼, 계란, 커피 등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조식도 즐길 수 있다는 점 역시 마음에 쏙 든다. 청도의 청명한 여름 안에서 휴식과 사랑을 만끽하다 디럭스 퀸 객실 2021년 모든 객실을 리모델링한 프레쉬 힐 호텔은 새로 지은 듯 깔금하고 쾌적한 실내 인테리어가 압권이다. 나무의 진한 갈색 톤을 아낌없이 펼쳐놓은 방 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가 넉넉하게 묻어났다. 또, 여름 햇살에 잘 말린 듯 깔끔하게 정돈된 푹신한 침대도 쉬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특히나 화장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프레쉬 힐은 새단장을 하면서 화장실 역시 모던한 멋과 쾌적함을 더하도록 조성해둔 점이 좋았다. 부족함 없이 구비된 어메니티 역시 먼 길을 떠나온 여행자들의 편안한 여행을 돕고 있었다. 운이 좋게도, 우리가 머물렀던 객실 주변의 다른 방도 비어있는 상태여서 운영진의 도움 하에 다른 방도 둘러볼 수 있었다. 전통 한옥의 느낌을 살린 디럭스 한실, 그네 의자가 비치된 수페리얼 퀸 객실 등 여행객의 취향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객실의 유형이 다양했다. 장시간 이동으로 지친 몸은 편안한 객실에서 충분히 회복시켰다. 잠시 앉아 밀린 작업을 하기에도, 느긋하게 누워 일행과 소박한 대화를 나누기에도 부족함 없이 편안했다.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고요하고 차분한 청도 자연 속에서 잠이 드는 하루는 꼭 내가 바라던 여름 휴가의 이상적인 모습이자, 전에 없던 최고의 휴식이었다. INFO : 숙소 명 : 청도 프레쉬 힐 주소 :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길 129-15 주차 : 가능 수용인원 : 객실 따라 상이 객실 수 : 26개 입실시간 : 오후 2시 퇴실시간 : 오전 11시 비고 : 객실 내 취사 불가능 객실 이용료 : 70,000원 ~ 110,000원 객실 유형 및 주중/주말여부에 따라 상이 편의시설 : 야외 바비큐 취사장 (이용 시 요금 발생), 조식 (오전 7시30분 ~ 오전 10시) 태백산맥의 최남단, 천연 경관 속에 숨은 그림같은 사찰 운문사 신라시대부터 자리를 지킨 이곳 운문사. 신라 진흥황 18년에 지어졌으며, 5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 '처진 소나무'를 비롯한 보물 7점을 소장하고 있는 유서깊은 사적지다. 프레쉬 힐에서 도보로 2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어, 이곳에서 숙박하는 여행객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 법한 관광명소다. 사찰에 당도하기까지의 산책길 전체가 솔향 가득한 솔밭길로 조성되어 있어서 걸어가는 내내 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초목 산림을 벗어나 잔잔한 물을 보고 싶다면 운문댐으로 향해보자. 대구 및 경북 일대의 급수난을 해소하고자 만들어진 이 운문댐은 96년에 지어져 주변 도시의 생활용수 보급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운문면이 자리하고 있었던 대천리를 포함한 657가구는 수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운문댐 망향정에는 그런 과거의 청도를 오래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수몰 전 피해지역의 과거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 운문댐은 지역사회의 오랜 기억은 지키면서도, 보다 지속 가능한 관광지로서 거듭나기 위한 미래로의 발걸음 역시 멈추지 않는 듯 보였다. 다양화된 여행객들의 관광수요에 보답하기 위해 캠핑 가능 구역과 잔디공원, 분수대, 자전거 전용도로 등의 시설을 마련하였고, 청도의 푸른 자연을 오래도록 지키기 위해 2022년 5월부터는 '쓰레기 없는 시범구역'으로 운영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을 보면 말이다. 푸른 여름처럼 아름다운 청도의 자연도 결국은 다녀간 관광객들이 모두 함께 지키는 곳일 터였다. 연일 내렸던 8월의 무서운 폭우가 말해 주듯, 관광지도 우리의 일상도 결국엔 우리가 발 디딘 지구를 건강하게 가꾸겠다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바삐 달려온 우리의 일상이 그랬듯, 우리 지구에게도 잠시 몸을 식힐 시간이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청도와 작별했다. 다음 번 청도도 이 모습 이대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글, 사진 : 여행 인플루언서 겸 사진작가 형진 ※ 위 정보는 2022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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