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 선정에 빛나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지난 14일 개막을 알렸다. 2~3일 전부터 찾아온 강력한 한파가 화천천을 꽁꽁 얼린 덕분에 예약자들이 헛걸음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첫 주말에 다녀간 관광객만 20만여 명. 이들은 칼바람에 맞서가며 산천어 낚시에 열을 올렸다. 산천어축제의 묘미가 비단 낚시뿐이랴. 짚 와이어부터 얼음썰매까지, 차고 넘치는 즐길 거리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 겨울을 온전히 즐기러 '겨울왕국' 화천으로 떠나보자. 화천은 산천자원이 풍부한 아름다운 고장이다. 일산, 병풍산, 매봉산, 두류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군 남서부로는 북한강이 흐른다. 특히 파로호는 그 주변에 펼쳐진 울창한 수목이 계절마다 빼어난 절경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춘천, 포천 등 주변도시에 가려 관광지로서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꼬불꼬불한 국도로 얽혀 있어 접근성이 비교적 낮다는 점과 군사지역이라 관광자원 개발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그 원인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을 주민들은 폐쇄적인 환경을 역이용한 겨울 축제를 개발해냈다. 주요 프로그램은 1급수 냉수성 토종어류인 산천어를 얼음판 위에서 낚아 올리는 것. 영하 7도에 이르는 화천의 한겨울 평균기온이 얼음낚시라는 부담스러운 콘텐츠를 가능하게 했다. 2003년 처음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 2006년 문체부가 선정한 '유망축제'를 시작으로 '우수축제', '최우수축제'를 거쳐 2014년부터는 4회 연속 '대표축제'에 선정되는 쾌거를 안았다. 이제는 그 명성과 인지도가 '삿포로 눈 축제',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윈터 카니발'과 같은 세계 3대 겨울축제와 비교될 정도다. 올해 산천어축제는 1월 14일부터 2월 5일까지 23일간 열린다. 이번에는 저녁에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방지하고자 야간 얼음낚시 확대, 화천군내 숙박시설 이용 시 야간낚시 무료입장 등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10년 연속 관광객 100만 명 이상 동원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에 안주하지 않고 체류형 축제로의 변신을 시도한 화천의 전략이 내년에는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 산천어축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얼리버드(early-bird) 정신이 필요하다. 축제장이 워낙 넓고 붐비는 터라 입장, 낚시, 식사, 야간행사로 이어지는 일련의 체험과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은 입장권 발권을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줄을 선다. 잡은 산천어를 구이와 회로 요리하는 시간도 최소 30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개장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낚시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리를 잘 잡으면 오전 중에 반출이 허용되는 '1인당 3마리'를 달성할 수 있다. 혹시 빈손으로 낚시터를 빠져나가게 되더라도 너무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축제장 곳곳에 산천어 메뉴를 파는 식당이 많다. 솜씨 좋은 이웃 강태공을 만나 산천어 한 마리를 공짜로 얻게 된다면 금상첨화. 고생 끝에 맛보는 산천어회는 그야말로 달콤하다. 송어가 가진 선홍빛에 비해 탁하고 어두운 색깔이지만 민물고기 특유의 흙 맛이나 비린 맛이 없다. 바닷물고기처럼 살짝 기름지기까지 하다. 적당히 소금 간을 한 산천어 구이 역시 적당한 식감과 향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2~30cm 몸길이를 자랑하는 커다란 물고기라 살점도 두툼하다. 모자람 없는 그 맛이 매년 겨울마다 관광객들을 화천으로 끌어들이는 힘이다. 낚시와 식사를 끝낸 늦은 오후부터는 얼음썰매광장과 행사 부스를 누비며 얼음체험을 하면 좋다. 얼음썰매, 피겨스케이트, 눈썰매, 봅슬레이 등 그 어떤 종목도 5천원 남짓의 저렴한 가격에 체험할 수 있다. 짚 와이어로 하천을 가로지르는 하늘 가르기 체험이나 달고나 만들기, 전통놀이, 소원 태우기를 할 수 있는 겨울문화촌도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시간이 나면 산타우체국에 들러 산타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볼 수도 있다. 산타의 답장을 기대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이 지나가는 어른들의 마음까지 하얗게 물들인다. 화천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수천 개의 전구를 치장한 선등거리가 환하게 붉을 밝히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는 신호다. 선등거리에서는 맥주 무료시음, 피에로 풍선불기, 축하공연, 돌림판 돌리기 등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린다. 무료로 제공되는 맥주 한 잔에는 이한치한 정신으로 겨울을 이겨내는 화천 주민들의 마음가짐이 담겨 있다. 실내얼음조각광장에서도 겨울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하얼빈 빙등제의 얼음조각 전문가가 참여해 만들어낸 이 공간은 세계 각국의 랜드 마크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아기자기한 포토 존이 많아 연인과 어린 아이들의 호응이 특히 좋다. 실내얼음조각광장은 천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지만 먹거리 광장과 선등거리를 구경하며 느리게 걷다 보면 15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어 저녁 산책 코스로 적당하다. 실내얼음조각광장 앞에는 조경철 천문대가 천체망원경을 설치하고 관광객들에게 달과 행성을 관측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즐기다 보면 하루가 참 짧게 느껴진다. 축제의 묘미와 화천의 명물을 두루 경험하고 싶다면 당일이 아닌 1박으로 일정을 잡아 방문할 것을 권한다. 화천에서 숙박을 할 경우 공짜로 야간 낚시를 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니 동기 부여까지 확실하다. 입장료 외에 여러 가지 추가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대부분 가격이 저렴한데다 일정 금액은 화천사랑상품권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유용하다. 화천사랑상품권은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인기 품목은 토마토 김과 토마토 주스, 수제 잼 등이다. 화천은 특산물인 토마토를 활용해 매년 8월 토마토 축제도 개최하고 있으니, 이 작은 시골마을을 떠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면 올 여름을 기약하도록 하자. 화천산천어축제 -주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및 3개읍면 일원 -문의 : 1688-3005 http://www.narafestival.com/01_icenara/ 주변 음식점 -청기와집 : 민물매운탕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새싹길 18 / 033-442-4440 -대청마루 : 곤드레돌솥밥, 유황오리구이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5길 8 / 033-442-1290 -명가 : 쏘가리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상승로 57 / 033-442-2957 숙소 -태생파크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2길 31-4 / 033-442-3009 -연희모텔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4길 2 / 033-441-0071 제공 : 한국관광공사 ※ 위 정보는 2018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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