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진짜 '휴식'이 필요하다면 북스테이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요? 조용히 사색을 즐기고, 가치 있는 삶을 고민하는 여행! ​마이리얼갭이어 시즌4 김상희 님의 '마음을 칠(chill)해요', 문학기행의 세 번째 여행지는 바로 공주입니다. ​마을 호텔에서의 하루, 일상 속에서 찾는 새로움, 따뜻한 시 한 구절에 받은 위로까지 김상희 님이 써 내려간 공주의 이야기를 함께 읽어볼까요? 최근 '마을 호텔'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호텔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마을 전체가 관광객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하나의 호텔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중 공주에 있는 한옥 ‘봉황재’는 반죽동 마을호텔의 객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봉항재는 60년 된 한옥의 형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한옥과 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죽동 마을 호텔에서는 4개의 독립 서점이 컨시어지 역할을, 동네의 정갈한 맛집들이 레스토랑 역할을, 감각적인 카페들이 호텔의 라운지 역할을 합니다. 엘리베이터 역할인 골목을 따라 이곳저곳을 이용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이 마을과 동화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날 짐을 싸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을 받았어요. ​안녕하세요 광주 MBC입니다. 저희가 공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인터뷰 요청을 드려도 될까요? 간.단.한 인터뷰라고 하기에 응하기로 했습니다. 호캉스와 마을 호텔의 공간적 차이점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네?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간단한 인터뷰인지...! 피디님이 원망스러웠지만 일단 인터뷰를 응한 상황이니 잘 생각해보았죠. 호텔은 기본적으로 수직적 구조에요. 아래는 공용 공간, 위로 올라갈수록 비싼 객실, 맨 위층은 대부분 VIP만 이용 할 수 있는 클럽 라운지가 있어요. 구조적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내가 더 대접받아야 한다는 보상 심리가 발동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이에 반해 한옥, 이 마을 호텔은 수평적이에요. 위층이 존재하지 않아요. 그래서 구조에 의해 대접받는 것이 아닌 마을 사람들과 동화되면서 내가 한 명의 주민이 되어가는 기쁨이 있는 거 같아요. ​조금 전에도 연로하신 세탁소 사모님께 신용카드 기계 사용법을 알려드렸더니 셔츠 한 장 그냥 세탁해 주시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상희님, 생각지도 못한 관점인데 저희에게 다른 통찰력을 주셨어요.라며 연신 고마움을 표시하셨습니다. ​대학 졸업 후 호텔리어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 호텔의 구조를 조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 순발력을 발휘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인생에서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 봉황재 한옥 -위치 : 충남 공주시 큰샘3길 8 -전화번호 : 041-960-5525​ -객실가격 : (2인실) 80,000원~ / (3인실) 120,000원~ 반죽동 마을 호텔에는 많은 개성 있는 카페들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곡물집’이었습니다. '취향 존중', '취향 저격'이라는 말이 일상어가 된 요즘은 바야흐로 취향의 세대! ​이런 흐름은 이제 우리의 식재료까지 점령했는데 ‘곡물집’은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통해 삶을 풍요롭고 정성스럽게 가꿀 수 있도록 농업인과 소비자의 접점을 고급스럽게 이어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상점 안으로 들어가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양한 곡물과 책 그리고 커피가 한 곳에 조화롭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곡물이 소포장 되어 있고 자세한 설명과 효능도 첨부되어 구매 욕구를 자극합니다. ​문득 곡물은 우리의 주식이 되는 재료인데 철저하게 일반화, 획일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곡물도 취향대로 요리하면 조금 더 풍요로운 식생활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내부의 카페에서는 곡물을 블렌딩한 커피와 우리 곡물로 만든 디저트를 맛볼 수 있고, ‘데시그램 북스’라는 책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너무 일상적이어서 돌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곡물의 우아한 변신을 보면서 내 주변의 일상적인 것들을 다시 보기로 했습니다. 커피는 종류와 산미 바디감에 따라 취향대로 즐기고 있으면서 곡물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죠. ​‘당연한 것들을 너무 그 당연함에 가두지 말자!’ 그렇다면 권태롭게 느꼈던 나의 가까운 일상들을 더욱더 다채롭고 풍성하게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곡물집 -위치 : 충남 공주시 효심1길 12-1 (1F) -전화번호 : 041-881-2094 -운영시간 : 목,금,토,일 11:00~20:00 -주요메뉴 : 드립커피-토종 콩 블렌딩, 콜드빈 라떼 공주를 거닐다 보면 심심치 않게 나태주 시인의 시를 발견할 수 있어요. 큰 샘 마을에서 10분만 걸어가면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학관이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나태주 시인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저에게 그런 운은 없었습니다. 풀꽃문학관은 1930년대 지어진 일본식 가옥을 개조해 만든 공간입니다. 반죽동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마당 앞 피어난 풀꽃들이 조화를 이루어 한껏 운치 있는 모습입니다. ​여느 문학관은 전시 형태를 띠지만 풀꽃 문학관은 전시관이 아닌 나태주 선생님의 작업 공간이자 문인들, 그리고 독자들과의 소통의 공간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문학 강의, 나태주 선생님의 시를 이용한 캘리그라피 강의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이 진행되었지만 지금은 잠시 멈춘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학관 곳곳에서 만난 시들이 마치 삶을 지혜롭게 잘 살아온 할아버지가 애정을 가득 담아 너도 그렇게 잘 살아내 보라고 건네는 덕담 같았습니다. ​일상의 언어로 건네는 다정하고 따뜻한 나태주 시인의 시들을 공주 곳곳에서 찾아 보는 것도 공주여행의 묘미가 될 수 있겠죠? ※ 풀꽃 문학관 -위치 : 충남 공주시 봉황로 85-12 -전화번호 : 041-881-2708 -운영시간 : 매일 10:00~16:00 (월요일 휴무) -입장요금 : 없음 역사와 영어를 좋아해 작년 관광 통역 안내사 자격증에 도전했고 우리 문화재와 역사에 푹 빠져서 살았었습니다. 그렇게 글로 배웠던 백제 문화유산 지구를 실물로 영접할 시간! 공산성으로 가는 길이 참 설렜습니다. 백제는 고구려의 공격에서 벗어나 전열을 재정비하고 백제의 중흥을 꾀하기 위해, 수도를 한성(지금의 서울)에서 웅진(공주)로 천도했습니다. ​웅진 시대 왕성 역할을 한 공산성. 백제의 중흥부터 멸망을 함께했고 고려, 전략적 요충지였던 공산성의 타임캡슐을 파헤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들여 천천히 걸었습니다. 산세가 높아 방어 거점 역할을 훌륭히 하고 흐르는 금강이 천연 해자 역할을 하여 적군의 침입을 불리하게 했습니다. 공산성 위에서 금강을 바라보니 백제의 재기를 열망했던 문주왕의 기상과 굳은 결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성을 따라 걷다 보니 파랬던 하늘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사실 공산성은 의자왕이 나당 연합군의 전투에서 항복한 백제 멸망의 비운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2번이나 천도를 해 나라의 안정을 꾀했던 백제. ​끝내 그 명맥을 유지하지 못한 아쉬움이 공산성에서도 서려서였을까요?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고 허망한 기운이 감도는 공산성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 공산성 -위치 : ​충남 공주시 금성동 53-51 -전화번호 : 041-856-7700 -운영시간 : 매일 09:00~18:00 -입장요금 : 성인 1,200원 / 청소년, 군인 : 800원 / 어린이 : 600원 코로나로 갑자기 멈춰버린 삶. 하루아침에 맞이한 변화가 혼란스럽던 중 마이리얼 갭이어의 공고를 보고 내일의 용기, 아니 다음 달의 용기까지 전부 몰아다 사용하고 싶은 두근거림을 느꼈습니다. ​책을 친구 삼아, 무채색이었던 지친 마음을 다채롭게 칠하며 위로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햇빛 쏟아지는 서재에서 미뤄둔 책을 읽고,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방문하며 관문을 넓히고, 호스트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문학 강연에 참여하는 여행을 떠나보았습니다. ​지금은 잠시 멈추어야 할 시기임을 깨닫고 책과 함께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보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여행할 것이니까요 * 마이리얼갭이어 ’란? ‘쉼’과 ‘여행’을 결합한 ‘나를 찾는 여행’! 국내여행을 통하여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맞춘 혼행, 언택트 여행 등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그 과정을 대한민국 구석구석 SNS 채널을 통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프로젝트입니다. ​ ※ 위 기사에 대한 취재는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하였습니다.​ ★모두가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 날까지! 아프면 3~4일 간 집에서 머물기, 두 팔 간격 안전거리 지키기 등 #사회적거리두기 수칙을 꼭 지켜주세요★ 출처 : 대한민국구석구석 SNS 글, 사진 : 마이리얼갭이어 시즌4 김상희 ※ 위 정보는 2021년 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