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파란 하늘 아래 잔잔한 호수를 따라 울창한 숲길을 걷는다. 짙은 녹음은 화려한 도시의 색에 지친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호수 위로 반짝이는 물비늘이 시선을 끈다. 충청북도 옥천군에 위치한 향수호수길은 옥천읍 수북리 선사공원에서 안내면 장계리 주막마을까지 대청호반의 멋진 경관을 따라 조성된 생태문화 탐방로다. 아름다운 금강과 대청호를 끼고 있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옥천에는 걷기 좋은 산책로가 많은데 향수호수길도 그 중 하나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소를 떠나 여유롭게 힐링하고 싶은 이들이 찾기 좋은 곳이다. 향수호수길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옥천이 고향인 정지용의 시 ‘향수’와 ‘호수’의 제목에서 따왔다. 정지용의 시처럼 아름답고 향토적인 이름이다. 향수호수길은 주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선사공원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선사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건너편으로 건너가면 붉은색 아스팔트 바닥에 향수호수길이라고 크게 적힌 글자가 보인다. 호수길 코스는 날망마당-물비늘전망대-황새터-용댕이-주막마을까지 5.6km로, 소요시간은 왕복 3시간 30분 정도다. 아쉽게도 지금은 낙석 위험으로 황새터-용댕이-주막마을에 이르는 2.3km가 통제되고 있다. 산책이 가능한 구간은 ‘날망마당→(1.0km)→물비늘전망대→(2.3km)→황새터’로 편도 1시간, 왕복 2시간가량 걸리는 거리다. 향수호수길 입구는 아스팔트 바닥이지만 조금만 가면 흙길이 시작된다. 호수를 따라 굽이굽이 돌기도 하고 살짝 경사도 있어 걷기에 전혀 지루하지 않다. 왕복 2시간 거리이므로 시간도 적당하다. 길을 걷다보니 반려동물들과 함께 산책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사람도 눈에 띄었다. 대형견은 출입불가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군청에 확인을 해보니 목줄만 제대로 착용하면 견종에 상관없이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예전에 잠깐 방문객들의 민원으로 대형견 출입이 금지된 적도 있었던 듯하다.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곳이니 걱정하지 말고 산책해도 된다. 산책로를 걷다가 보면 어느 순간 아래쪽에 호수와 잇닿은 길이 하나 보인다. 산책로에서 만난 어르신에게 여쭤보니, 원래 옥천과 보은을 잇던 옛길이라고 한다. 속리산까지 이어진 길이었는데 대청댐이 생기고 물에 잠겨 윗길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옛길은 물이 차면 잠기고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듯하다. 길이 잠기지 않았을 때 방문을 한다면 갈 때는 잘 조성된 산책로로, 돌아올 때는 과거의 흔적이 남은 옛길로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호수 바로 옆에서 걸으면 숲속 산책로와는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도 꽤 있었는데 그 때문에 호수와 주변이 오염되어 낚시는 금지되었다고 한다. 첫 번째 쉼터인 물비늘전망대는 취수탑이었는데 향수호수길을 만들면서 전망대로 조성한 곳이다. 부수고 새로 만들기보다 기존 시설을 이용한 아이디어가 좋다. 나무가 우거진 숲길은 물비늘전망대부터 나무데크 길로 바뀐다. 동네 뒷산을 산책하듯 걷는 흙길도 좋지만 나무데크길은 좀 더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어서 좋다. 호수에 가깝게 설치되어 있어 새롭게 산책을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향수호수길 산책을 마쳤다면, 옥천 구읍에 있는 정지용의 생가를 방문해보자. 선사공원 주차장에서 3km 정도로 차로 5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다. 생가 옆에는 '정지용 문학관'이 있는데 정지용의 삶과 작품세계, 현대시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단체관람객을 대상으로 각종 세미나와 문학강좌도 열고 있으니 여행 시 참고하면 좋다. 호수길 산책도 하고 정지용 시인에 대해 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밖에도 육영수 생가와 옥천전통문화체험관도 있어 의외로 볼거리가 많은 알찬 관광지다. 옥천읍내에 음식점도 있는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 도토리묵밥 등이 있으니 산책 후 허기를 채우고 가기 좋다. 특히 할머니묵집은 70년이 넘은 식당으로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며느리가 운영하고 있다. 김치 외에 다른 야채 없이 묵만 잔뜩 넣어 주는데 심심해 보이는 모양새와 달리 깊은 맛이 입맛을 돋운다. 옥천 향수호수길 - 주소: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수북리 산 17-1 - 문의: 옥천군 문화관광과 043-730-3412/3723 - 홈페이지: https://www.oc.go.kr/tour/contents.do?key=3837 - 이용시간 : 제한없음 - 휴무일 : 없음 - 이용요금 : 없음 잔잔한 호수와 숲길 산책로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도시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 한적하고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안심 산책로다. 두 시간가량 산책한 뒤 옥천읍내 맛집에 들러 식사를 하면 꿀맛이 아닐 수 없다. 식사 후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까지 둘러보면 반나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여행코스가 된다. 글: 김지영 여행작가 사진: 김지영 사진작가 (일부 사진은 정영심 제공) ※위 정보는 2022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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