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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멸망, 그로부터 약 1350년이 지났다. 부여라는 지명은 변함없고 금강도 여전히 흐른다. 하지만 그 위에서 찬란했던 백제의 모습은 희미하기만 하다. 백제의 맥을 찾아 국립부여박물관으로 향했다. 충남 백제문화권은 신라문화권 개발에 밀려 비교적 늦게 빛을 보게 된 경우다. 50년 전만 해도 백제와 관련된 유물과 정보는 현재보다 현저히 낮은 양과 수준이었다. 미궁에 갇혀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재도 미륵사지, 제석사지 등 백제유적 곳곳에서 정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970년 부소산에 국립부여박물관이 개관. 유물 양이 많아지면서 금성산으로 자릴 옮겨 다시 문을 열면서 백제에 관한 전시의 폭이 넓어졌다. 4개 상설전시실과 야외전시장으로 구성. 11,691점(2020년 기준)의 유물이 전시되는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청동기 부여부터 걸어보자. 제1전시실 초입, 부여 송국리 발굴조사를 토대로 청동기 시대의 마을을 모형으로 만들어 놨다. 반달돌칼, 간돌검, 간토기 등 유물을 통해 선사시대의 일상이 어떠했을지 윤곽이 잡혀간다. 철기시대로 넘어가면서 부여의 원삼국시대 유물도 볼 수 있다. 한국식 동검은 요령식에 비해 검몸이 곧게 뻗어 있으며 마디가 뚜렷하다. 이 모양을 토대로 철기시대의 철검이 비슷한 형식을 보인다. 곱은옥은 석관묘에서 동검과 함께 자주 발견되는 유물 중 하나다. 천하석이란 것을 다듬은 장신구로 1쌍씩 발견돼 귀걸이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양식이 철기시대 말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미뤄보아 당시 부여의 '유행'이지 않았을까 싶다. 대쪽모양동기는 특이한 외관으로 이곳 유물 중 으뜸이다. 볼록한 겉모양에 얕은 곡선미로 무장돼 있으며 상하, 좌우로 대칭이 뚜렷하고 정교한 무늬는 흐트러짐이 없다. 게다가 마감까지 깔끔하다. 이 동기는 부여가 시베리아 일대의 샤머니즘과 관련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유물이라고 한다. 제2전시실은 백제와 사비성 이야기로 가득하다. 먼저 '사비(부여) 천도'에 대해 간략히 짚어보자. 웅진(공주)에서 지내던 백제 동성왕은 더 좋은 수도를 세우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가 원한 1순위는 한강유역. 하지만 이미 잃어버린 한강을 안정적인 국토로 되찾기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삼국사기에서는 동성왕이 사비에 측근을 보내 성을 쌓도록 지시하고, 사비에서 자주 사냥했다고 전한다. 동성왕이 사비를 눈여겨봤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후 무령왕 그리고 성왕에 이르면서 강화된 왕권을 바탕으로 도시 이전 계획을 세우고 재도약의 단초를 사비 천도로 마련하고자 했다. 성왕 16년, 천도가 추진됐고 국호는 '남부여'로 개칭된다. 부여는 지방과 달리 '5부5항제'라는 특별한 제도로 정비됐다. 수도를 5부(상부·전부·중부·하부·후부)로 나눠 각 부에는 5항을 두는 등 세심한 관리로 왕권 강화까지 도모했다. 그 5부 중 하나인 '전부'가 새겨진 돌이 제2전시실 초입의 유물이다. 투박한 무광 흑색, 탄탄한 종아리를 연상시키는 여러 개의 다리… 어떤 작품일까 하고 봤더니 벼루다. 멋으로 느껴지던 외관이, 벼루라고 하니 너무 멋낸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럼 먹을 갈아 어디에 글씨를 썼을까. 백제의 기록은 돌이나 나무를 통해 전해지는 것이 많다. 1300년은 단단한 돌도 무뎌져서 새긴 글자가 알아보기 어려워지게 되는 긴 시간. 그럼에도 부식되기 쉬운 나무에 적힌 기록이 남아있으니, '목간'이라고 한다. 1993년 10월, 논바닥에 대한민국의 이목이 쏠렸다. 국립부여박물관 발굴팀에 의해 흙 속에서 백제금동대향로가 빛을 보게 된 순간이었다. 전문가는 이 발굴을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 귀중함은 1300년의 공백을 뛰어넘어, 백제의 옅어진 맥박이 다시 고동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말 그대로 향을 피우는 물건이다. 당시 국교인 불교와 관련된 의식에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며 청동을 주원료로 만들어 도금한 6세기의 작품이다. 뚜껑, 몸체, 받침으로 구성되며 높이 61.8, 무게 11.85kg으로 향로 중 비교적 큰 편에 속한다. 향로 위부터 아래로 살펴봤다. 뚜껑 맨 위에는 날개를 펼친 봉황이 입에 여의주를 물고 서 있으며, 그 아래로는 5개 산봉과 그 사이마다 신선이 서로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봉황과 관련된 고대설화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 아래로 물고기, 사슴, 학 등 물·땅·하늘의 27마리 동물이 배치돼 있다. 몸체 아래는 용을 형상화한 받침이다. 이 용의 모습이 한국 고대에 표현되던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한다. 어디선가 비슷한 역동성과 신비한 분위기가 본 기억이 있는데, 바로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용과 비슷한 느낌이다. 향로의 외관만큼 그 속에 담긴 내면세계도 벅찬 감흥을 부른다. 봉황은 음, 용은 양을 대표하는 신수로서 음양관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신선 5명, 산봉우리 5개에서 겹치는 5라는 숫자는 오행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백제의 5부5방제에서 볼 수 있듯이 백제와 5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하다. 사비 천도 후 백제의 불교문화는 절정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사지, 폐사지로 남아 미미한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정도만이 남아 아쉬울 따름이다. 그곳에서 발굴된 장인의 작품들, 절정에 이른 백제의 불교유물을 제3전시실에서 주로 다뤘다. 아쉬운 만큼 눈여겨 살펴보게 된다. 도깨비를 묘사한 사각형 기와가 눈길을 끈다. 목재의 단면이 사각인 지붕의 뼈대 끝에 달렸던 기와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이런 목재가 사용됐던 것으로 봐서 독특한 건축기술이 적용된 건물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표정에선 생동감이 살아있는 듯 위엄이 전해진다. 유리 너머 유물 중엔 파편처럼 작은 조각을 맞춰놓은 것이 더러 있는데, 그 앞에 서게 되면 웬지 모르게 마음이 아련하다. 반대로 생동감 넘치는 표정, 섬세한 문양에서는 볼수록 진귀하고 선조의 미적 감각이 세련돼 보인다. 관람하면서 유리벽에 이미가 닿기를 수차례, 백제 유물은 끌어다기는 힘이 쎄다. 살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천공주고속도로 부여IC → 라복교차로 → 규암사거리 (부여방면으로 좌회전) → 군청로터리 → 국립부여박물관 2.주변 음식점 삼정식당 : 돼지갈비 / 041-834-4461 장원막국수 : 막국수 / 041-835-6561 나루터식당 : 민물매운탕 / 041-835-3155 백제향 : 연요리 / 041-837-0110 3.숙소 아리랑모텔 :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 041-832-5656 백제관 : 부여군 부여읍 중정리 / 041-832-2722 백제관광호텔 :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 041-835-0870 롯데부여리조트 :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 041-939-1000 VIP모텔 :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 041-832-3700 -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ahn856@gmail.com ) ※ 위 정보는 2013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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