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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산, 들이 온통 울긋불긋하다. 서울의 가을도 예외는 아니어서 조금만 발품을 팔면 깊은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숲과 강이 가을빛으로 물든 서울숲~응봉산의 야경, 메타세쿼이아와 이태리포플러가 만드는 월드컵공원의 이국적 풍경, 서울대 정문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삼막사에 이르는 단풍 숲길을 걸으며 서울의 가을 풍경을 만끽한다. 서울숲 9번 출입구로 들어가면 왼쪽에 은행나무 군락지가 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촘촘하게 들어선 은행나무가 숲을 이루어 노랗게 물들었다. 서울에 은행나무길은 많지만 대부분 길가에 두 줄로 늘어선 가로수길이다. 그러나 서울숲 은행나무는 한곳에 군락을 이루었다. 마치 대나무 숲이 하늘을 가리듯 은행나무 숲도 하늘을 가렸다. 사람들은 곳곳에 놓인 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대화를 하거나 음식을 나눠 먹는다. 은행나무 숲의 낭만을 제대로 즐긴다. 은행나무 숲을 나와서 서울숲을 한 바퀴 돌아본다. 연못이 있는 풍경이 은은하다. 바람의 언덕으로 가는 길에 붉은 단풍나무길이 눈에 띈다. 사슴방사장 위에 놓인 다리로 접어든다. 가을 나무 아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슴을 내려다본다. 호숫가 수양버들 가지가 눈 아래서 낭창거린다. 멀리 응봉산 정상 정자가 보인다. 다리를 따라 계속 가면 길은 한강 둔치 자전거, 보행자 도로와 만난다. 해가 짧아 노을이 일찍 피어난다. 동호대교와 옥수동 언덕의 실루엣이 금빛으로 빛나는 한강과 함께 깊어가는 가을 저녁 풍경을 만든다. 한강으로 흘러드는 중랑천 물길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낮은 다리가 나온다. 이른바 무지개다리다. 이 다리를 건너서 좌회전해 630m쯤 가면 금호나들목 터널이 나온다. 터널로 들어가서 오른쪽 출구로 나간다. 건널목을 건너서 50m쯤 가면 또 다른 건널목이 나온다.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도로 옆에 응봉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응봉산은 높이가 100m도 안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정상 넓은 터에는 정자가 자리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매를 사냥했다고 전한다. 예부터 서울에서 경치 좋기로 소문난 곳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올라 한강 풍경을 즐겼다고 한다. 해가 지고 응봉산 등산로에 가로등이 켜진다. 응봉산은 야경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강남의 빌딩 숲과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들, 길가의 가로등, 한강에 놓인 다리의 조명 등이 한데 어우러져 휘황한 밤 풍경을 연출한다. 당산역 7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에서 9707번 광역버스를 타고 바로 다음 정거장(난지한강공원)에서 내리면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이 나온다. 직선으로 뻗은 900여 m 산책로에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도열했다. 메타세쿼이아길 바로 옆에 이보다 키가 훨씬 더 큰 이태리포플러 나무가 거대한 장벽을 만들었다. 거대한 두 나무가 만드는 산책로가 저 끝에서 소실점으로 모인다. 소실점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린다. 이런 풍경이라면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쯤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멀리서 천천히 자전거 한 대가 다가온다. 비포장도로를 터덜거리며 자전거가 달린다. 산책길이 더 싱그러워 보인다. 메타세쿼이아길이 끝나도 산책로는 계속 이어진다. 그 길을 따라가면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길과 평화의광장, 월드컵경기장 등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하늘공원에 올라서면 노을의 끝자락을 배경으로 억새가 흔들린다. 돌아갈 때는 계단길을 선택한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 서면 월드컵경기장과 평화의공원, 한강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풍 물든 공원의 나무들이 울긋불긋 불타고 있다. 서울대 정문 관악산 등산로 입구 관악산시도서관 앞에서 삼막사까지 이어지는 4.4km 산길에서 가을을 만난다. 평지와 다름없는 완만한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하늘을 가린 나무와 곳곳에 붉은 단풍잎이 시선을 끈다. 산기슭이 이 정도면 정상은 단풍이 끝물이겠다 싶다. 길은 여러 갈래지만 포장된 큰길만 따라가면 된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제대로 물이 오른 단풍나무를 만난다. 오가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나무 주위에 모여 사진 찍기에 바쁘다. 그곳부터 100여 m 되는 산길이 온통 노랗고 붉은 단풍의 물결이다. 사진을 찍느라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길을 메운다. 산길도 정체다. 단풍 빛깔을 온몸에 새기고 나서야 사람들은 하나둘씩 걸음을 놓는다. 가파른 오르막 없이 흙길, 돌길, 나무계단이 반복해서 나온다. 나무그늘 아래 넓은 터에 나무테이블과 의자가 놓였다. 암묵적으로 약속된 중간 쉼터인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 앉아 쉬거나 음식을 먹는다. 이정표에 ‘삼막사 1.8km’라고 적혔다. 이제 반 조금 넘게 왔다. 이곳부터 삼막사 전 거북바위까지 오르막길이다. 이른바 ‘깔딱고개’라고 알려진 구간도 있다. 하지만 오르막길도 한 발 한 발 자신의 체력에 맞게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목표한 곳에 도착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힘들다고 포기하면 그날은 거기까지밖에 이르지 못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다. 막막한 오르막길을 만나면 가끔 그 앞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떠올려보게 된다. 그리고 힘을 내 천천히 걸음을 뗀다. 거북바위에 이미 도착한 사람들이 소풍 나온 초등학생처럼 돗자리를 깔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도시락을 나눠 먹는다. 산 중턱에서 거북바위까지는 단풍이 이미 졌다. 빛깔이 바랜 채로 낙엽이 되어 쌓였다. 거북바위에 올라 굽어보는 숲에 그나마 단풍빛이 번져 있다. 멀리 관악산 정상 연주대가 보인다. 거북바위에서 삼막사까지는 약 600미터 거리에 내리막 포장길이다. 올라온 길과 다른 사면이라서 그런지 이곳 길가에는 단풍이 제대로 물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삼막사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삼막사는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원효, 의상, 윤필 등이 움막을 지어 정진한 데서 유래했다. 그후 도선국사가 불상을 모셔 관음사로 이름 지었다. 조선시대 무학대사가 절을 중수한 뒤 한양 남쪽의 비보사찰 역할을 했다. 근대에는 종두법을 실시한 지석영의 형 지운영이 이곳에 백련암을 지어 은거했다. 지운영이 은거할 때 새겼다는 거북 ‘구(龜)’ 자가 지금도 남아 있다. 고려시대 몽고와의 전쟁 중 이 절의 승려 김윤후가 용인 처인성 전투에서 적장 살리타이를 죽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알려진 삼층석탑도 있다. 삼막사를 품은 산이 단풍으로 불탄다. 1,300여 년 전에 세워진 오래된 절 마당 노란 은행나무 아래 앉아 산 아래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벌써 1,300여 번의 가을이 이곳을 스쳐갔구나! 서울숲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뚝섬로 273 -문의 : 02-460-2905 월드컵공원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로 243-60 -문의 : 02-300-5501 http://worldcuppark.seoul.go.kr/ 주변 음식점 바달비 : 한정식 / 관악구 봉천로12길 17 / 02-889-2600 http://www.badalbi.com/src/ 형제직화 : 직화구이, 순두부 / 마포구 월드컵북로 396 / 02-3152-8895 숙소 더엠호텔 : 마포구 월드컵북로 120 / 02-336-0001 http://www.hotelthem.com/ 호텔비전 : 성동구 고산자로 277 / 02-2296-2244 http://www.hotelvision.co.kr/ 글, 사진 : 장태동(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6년 9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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