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원도심은 일제강점기에 쌀 수탈의 근거지로, 고단하고 애달픈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착각이 드는 건물이 곳곳에 있고, 문화재로 지정된 몇몇 건물은 현재 전시관으로 쓰여 시대적 감흥이 더한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초원사진관 등 불후의 명작을 낳은 영화 촬영지를 찾는 것도 군산시간여행마을을 즐기는 방법이다.
글 문일식 , 사진 한국관광공사 DB 군산시간여행마을의 중심은 군산 내항이 있는 장미동 일대다. 장미동(藏米洞)은 일제강점기에 수탈한 쌀을 보관하던 창고가 많아서 붙은 이름이다. 여행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출발하면 좋다. 군산 근현대사를 총망라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해양물류역사관(1층), 독립영웅관(2층), 근대생활관(3층)으로 구성된다. 가장 인기 있는 근대생활관은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일제강점기로 돌아간 듯하다. '1930년대 시간 속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입구로 들어서면 당시 영동상가 풍경이 펼쳐진다. 군산 최고 번화가를 재현한 골목과 일제의 착취로 비참하게 살던 조선인의 토막집이 묘하게 대비된다. 근대생활관은 전시 공간에 맞는 체험을 해볼 수 있어 더 실감 난다. 형제고무신방에서 당시 신발을 신어보고, 인력거 차방에서 의복을 걸치며 시대와 교감한다. 전북 최초의 극장 군산좌에서 흑백영화를 감상하고, 쌀 수탈을 위한 군산미곡취인소 에서 장년층이 어린 시절 배운 주판을 튕기고 탁본 체험도 해보자. 군산시간여행마을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나와서 이어진다. 박물관을 바라보고 왼쪽에 구 군산세관 본관(전북기념물 87호)이, 오른쪽에 장미공연장과 장미갤러리, 미즈카페, 군산근대미술관으로 변신한 구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2호), 군산근대건축관으로 쓰이는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4호)이 차례로 나타난다. 구 군산세관 본관은 눈에 쏙 들어오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1908년 벨기에에서 수입한 붉은 벽돌로 만든 건물에 지붕 위 뾰족한 탑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서울역사, 한국은행 본점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고전주의 건축물로 꼽힌다. 현재 호남관세전시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장미갤러리와 장미공연장, 미즈카페와 군산근대미술관은 한 구역에 옹기종기 모였고, 군산근대건축관은 군산근대미술관에서 가깝다. 군산근대건축관에는 근대건축물 사진과 미니어처를 전시해 일제강점기 군산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 기둥과 지붕 등을 보이게 꾸며 건축구조를 살피기도 좋다. 지점장실을 경술국치 추념전시실로 만들어 국권을 빼앗긴 나라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보도록 배려한 점이 인상적이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과 군산 내항 주변이 장미동이고, 길 건너편에는 영화동과 월명동, 신흥동, 신창동, 금광동 등 군산 원도심이 이어진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등록문화재 183호), 초원사진관, 동국사 등이 원도심의 대표적인 여행지다. '히로쓰 가옥'이라 불리는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장군의 아들〉〈타짜〉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일본인 거상 히로쓰가 지은 2층 주택으로, 잘 가꾼 일본식 정원이 있어 이국적이다. 붉은 담장 너머로 키 큰 나무와 목조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작은 문을 지나면 건물 내부로 들어가는 현관문과 정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현관문에 들어서면 기다란 복도가 있고, 복도와 나란한 넓은 창이 보인다. 이 집의 백미는 넓은 창 너머로 눈에 가득 차는 정원이다. 거상이 머물던 집답게 층마다 금고가 있고, 다다미방과 온돌방이 함께 마련된 점이 독특하다. 한석규와 심은하가 주연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한 초원사진관 역시 늘 북적인다. 영화를 추억하는 사람은 물론, 여행자의 발걸음이 가장 많은 곳이다. 1998년 개봉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시한부 삶으로 초원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진가 정원과 주차 단속 요원 다림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사진관 내부에는 영화 스틸 컷과 촬영 당시 사용한 카메라 등 소품이 그대로 남아 향수를 자극한다. 스틸 컷 속 정원과 다림의 독사진을 보면 영화 장면이 애틋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 적산 가옥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고우당도 함께 만나봐야 할 곳이다. ✔ 주소 - 전북 군산시 해망로 240(군산근대역사박물관) ✔ 문의 - 063-453-4986(군산시간여행마을 관광안내소), http://festival.gunsan.go.kr ✔ 식당 - 왕산중화요리 : 매운짬뽕 / 전북 군산시 대학로 209 / 063-467-1318 / http://063-467-1318.kti114.net - 한일옥 : 뭇국 / 전북 군산시 구영3길 63 / 063-446-5491 - 일출옥 : 아욱국 / 전북 군산시 구영7길 20 / 063-443-5524 - 가시리 : 생선초밥 / 전북 군산시 미원3길 13 / 063-446-4613 - 새만금횟집 : 회정식 / 전북 군산시 비응안7길 13 / 063-464-1001 ✔ 숙소 - 베니키아아리울호텔 : 전북 군산시 가도안1길 45 / 063–464-2005 / www.gunsanariul.com - 차칸호텔 : 전북 군산시 소룡1길 58 / 063-464-6205 / http://blog.naver.com/ps2228 - 고우당 : 전북 군산시 구영6길 13 / 063-443-1042 - 라마다군산호텔 : 전북 군산시 대학로 400 / 063-441-8000 / www.ramadagunsan.com ✔ 여행 팁 호남관세전시관(구 군사세관 본관)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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