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과거 서민들이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던 터전이었던 배다리 일대에는 아직도 옛 모습과 과거의 기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명소들이 많은데요.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도 과거 40여 곳에 달하는 헌책방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고작 다섯 곳만 남아있는데요. 집현전, 아벨서점, 삼성서림, 한미서점, 대창서림 등입니다. 집현전 역시 최근 매각되어 새로운 서점으로 거듭난다고 하니 옛 모습을 간직한 헌책방들은 더욱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적한 느낌의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들어서니 안내 표지판이 보입니다. 바로 공유, 김고은 주연의 드라마 <도깨비>와 영화 <극한 직업>의 촬영 장소라는 설명인데요. 저는 함께 방문한 지인과 아벨서점에 들러 책을 몇 권 구매했습니다. 안 그래도 가을이 되면서 전자책이 아닌 종이를 넘기며 읽는 책이 그리웠는데 오래된 헌책방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아벨서점은 오랜 시간 책을 사랑해온 주인분의 손길이 곳곳에 느껴지는 정겨운 책방이었습니다. 옛 추억을 다시 꺼내는 만화책, 소설책들부터 아이들 공부에 도움이 되는 시리즈 서적까지 다양한 책들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구경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에도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오셔서 아이들의 책을 구매하거나, 삼국지나 과학 서적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평소에 보고 싶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소설과 다른 서적 몇 권을 구매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아벨서점의 헌 책의 가격은 모두 책 아래쪽에 수기로 적혀있다는 점인데요. 1, 2권의 경우 도합 한 가격이 2권의 아래쪽에 적혀있습니다. 첫 방문이라 질문을 드렸더니 사장님이 처음 오셨냐며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이미 단골이신 분들은 알아서 착착 계산을 하시더라고요. 이런 소소한 면도 정감이 가서 더 좋았는데요. 좋은 공간에서 책도 보고 구매까지 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두 주인공이 수줍게 데이트를 했던 한미서점에 들렀습니다. 노랗고 예쁜 외관 때문에 가벼운 인증샷을 남기기에 정말 좋은 곳이었는데요. 사실 한미서점 역시 1961년에 개업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곳이지만 젊은 분들 사이에서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이자 인증샷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한미서점은 드라마 방영 후 많은 손님들의 인증샷으로 몸살을 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도 실내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헌책방 거리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앞에서 사진을 찍으셨어요. 책을 읽기 좋은 가을. 옛 감성 가득하고 예쁜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서 책도 구매하시고 소박하지만 소중한 감성들을 실컷 만끽해보세요. 위치 : 인천 동구 금곡로 18-10 가는 법 : 인천당에서도 도보 5분 기타 정보 : 드라마 <도깨비>, 영화 <극한 직업> 등 촬영 장소 다음은 배다리 헌책방 거리의 끝자락 즈음에 위치한 배다리 성냥 마을 박물관에 들렀습니다. 소소한 마을 박물관 느낌의 배다리 성냥 마을 박물관은 과거 1917년에 문을 열어 우리나라 근대 성냥 산업을 이끈 조선인촌 주식회사가 있던 자리에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습니다. 배다리 성냥 마을 박물관에는 성냥공장과 성냥으로 인한 사람들의 생활 변화상에 대한 주제로 전시들이 꾸며져 있는데요. 딱히 떠올릴 일이 없어 잊고 살았지만 저도 옛날에 아버지께서 성냥을 사용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큰 성냥통에 들어있는 성냥들로 쌓기 놀이를 하거나 가벼운 기념품으로 성냥이 제공되는 것도 본 적이 있는데요. 이제는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켤 때가 아니면 성냥을 볼 일이 거의 없게 되었죠. 배다리 성냥 마을 박물관의 1부 전시에서는 구한말 신문물로 성냥이 수입된 후 근대화된 성냥 공장인 조선인촌 주식회사가 인천 금곡동에 설립된 이후의 우리나라 성냥 산업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 전시에서는 원목 집하부터 축목 작업, 두약 제작 및 포장까지 일련의 성냥 제조 과정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배다리 마을에서 거주하던 주민들이 당시 생계를 위해 성냥 공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던 주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3부 전시에서는 선물용과 홍보용으로 많이 사용됐던 성냥들부터 휴대용 성냥까지 시대와 문화를 반영했던 성냥들이 전시되어 성냥의 다양한 쓰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박물관의 한편에는 배다리에서 실제 운영됐던 금곡 다방이 재현되어 있고, 2층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성냥을 활용한 각종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소소한 규모였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곳이었는데요. 특히 가족단위로 방문하여 아이들에게 성냥에 관련된 옛이야기를 전해주시거나 체험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아서 보기 좋았습니다. 위치 : 인천 동구 금곡로 19 운영시간 : 매일 9:00~18: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 무료 가는 법 : 배다리헌책방거리에서 도보 3분 (헌 책방 거리 끝자락에 위치) 박물관을 나와 한미 서점 쪽에서 옆으로 빠지면 바로 인천문화양조장을 볼 수 있습니다. 입구에 양철로 만든 듯한 로봇이 건물을 지키고 있는데요. 본디 스페이스 빔이 있던 곳이 이제는 단독이 아닌 여러 공간이 모여 새로운 인천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스페이스 빔, 인천도시 공공성 네트워크, 도서출판 작가들, 책방 커넥더닷츠, 한지공방 아트 등 여러 단체가 같은 공간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글, 그림, 예술작품, 공방까지 다양한 문화 예술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에는 여러 작가분들의 전시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저마다의 의미를 뽐내는 작품들이 많아 인상 깊었습니다. 인천문화양조장은 예전에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의 전시장은 아니지만 자유롭고 옛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이라 나름의 매력도 있고 묘한 느낌의 사진을 찍기에도 좋았습니다. 인천문화양조장 2층에는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공간들과 독립서점 커넥더닷츠가 있습니다. 무인 서점으로 운영되어서 조용히 독립출판으로 발행된 책들을 보고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데요. 개인의 인생과 이야기가 담긴 여러 책들을 보고 있자니 여러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이따금 방문하시는 분들이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라서 책도 보고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았어요. 이런 공간이 흔치 않은 요즘,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는데요. 주변에 배치된 소품들도 옛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라 조용히 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좋았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인천문화양조장에서 자신만의 문화생활을 즐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위치 : 인천 동구 서해대로 513번길 15 가는 법 : 배다리성냥마을박물관에서 도보 5분 기타 정보 : 1층 문화 양조장, 2층 커넥더닷츠 위치 애관극장은 지역마다 하나씩 있는 오래된 극장의 모습 그대로인데요. 애관극장은 인천에 최초로 만들어진 근대 공연장입니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관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실 것 같네요. 애관극장은 개화기 당시 가장 인기가 많았던 극장 중 하나였는데요. 1895년 협률사로 개관하여 한국 최초의 활동사진 상설관으로 운영되다 1925년 애관극장으로 개명되면서 연극 및 영화 전문 상설관이 되었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중에 소실되었다가 1960년 보수 및 재개관을 했고 2004년에 또 한 번의 보수가 이뤄지면서 전문적인 영화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애관극장 내부에는 정겨운 모습들이 가득했는데요. 나비넥타이를 착용하고 계신 직원분들과 직접 마이크로 안내해주시는 티켓 오피스, 수작업으로 붙여둔 '커밍 순' 안내판까지! 오래됐지만 소박하고 내실 있는 모습의 영화관이었습니다. 제 고향 춘천에도 육림극장이라고 하여 비슷한 영화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진지 오래인데 이런 영화관이 남아 있어 반가웠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도 청년분들은 물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티켓팅을 하고 계셨는데요. 이따금 옛 추억에 잠겨 정겨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치 : 인천 중구 개항로 63-2 문의 : 032-761-7177 영화관 규모 : 5관, 860석 주차 : 무료, 영화관 내 주차장 위치 기타 정보 : 100년 이상 된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관 애관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 저녁도 먹을 겸 신포국제시장에 들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인천을 방문하면 닭강정을 먹기 위해 종종 들렸던 시장이기도 한데요. 저녁시간이다 보니 이미 시장의 입구에는 닭강정을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인천의 구도심을 대표하는 신포국제시장은 규모와 다양한 먹거리, 살거리 등으로 이미 오랜 시간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깔끔한 내부와 천장도 설치되어 날씨와 상관없이 장 보기가 편리한데요. 대표적인 먹거리로는 닭강정과 직접 기름을 발라 바로 구워서 내주는 김, 오랜 전통을 가진 중국식 공갈빵 등이 있습니다. 또한 시장 내부에는 시장만큼이나 오래된 가게들이 많아 그 자체만으로 박물관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저는 닭강정은 자주 먹어봤기에 이날은 옥수수 꽈배기 하나와 공갈빵을 구매했습니다. 간식은 간식일 뿐이기에 저녁으로는 신포우리만두 본점에 들러 쫄면과 만두를 먹었는데요. 신포우리만두 본점이 우리나라에서 쫄면을 최초로 개발한 곳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다른 쫄면집보다 면이 굵고 장맛이 강한 양념이 특이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식사도 하고 간식거리도 사면서 기분 좋게 시장을 구경했는데요. 신포국제시장의 명물인 닭강정도 맛보시고, 정겹고 활기 넘치는 인천의 전통시장을 방문해보세요. 위치 : 인천 중구 우현로 49번길 11-5 문의 : 032-772-5812 가는 법 : 애관극장에서 도보 4분 신포국제시장을 가로질러 인천 중구청을 향해 쭉 걸어가면 인천개항역사의 중심지에 자리 잡은 인천개항박물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인천개항박물관은 개화기에 인천을 통해 소개된 근대문화의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된 인천의 면모를 학습할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소박한 느낌의 박물관이지만 다양한 근대 문물과 인천 개항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가 많았는데요. 제1전시실에는 최초의 갑문식 도크에 관한 영상, 최초의 해관자료, 대한 제국의 경비함 광제호의 태극기 등 희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끌었습니다. 제2전시실에는 한국 철도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한국 최초의 경인 철도 관련 유물과 자료가 소개되었는데요. 함께 방문한 지인이 인천이 고향이다 보니 과거 옛 승차권이나 열차를 기억하고 추억하더라고요. 제3전시실에는 개항기 인천 개항장 일대의 입체 거리 모형과 시청각 자료로 구성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마지막 제4전시실 인천개항 박물관이 과거 은행으로 사용될 당시의 금고를 활용한 전시실로 개항기 금융기관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인천을 자주 방문했었지만, 개항이나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인 곳이라는 점을 처음 알게 해준 유익한 장소였습니다. 위치 : 인천 중구 신포로23번길 89 문의 : 032-760-7508 입장료 : 일반 500원 / 청소년 300원 / 어린이 200원 운영시간 : 매일 9:00~18:00 (월요일 휴무) 가는 법 : 신포국제시장에서 도보 10분 홈페이지 : http://www.icjgss.or.kr/open_port/ 인천 구도심(동인천, 개항로)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인천아트플랫폼입니다. 인천개항박물관의 바로 옆에 위치해서 접근성이 아주 좋은데요. 수준 높은 전시나 공연도 즐기고, 예술가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멋진 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사진 촬영을 하기에도 좋은 공간입니다. 2009년 9월에 개관한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광역시 원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해안동 일대의 근대 개항기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조성된 문화예술 창작공간입니다. 또한 인천아트플랫폼은 옛 개항장을 문화적 관점에서 재창안하여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이기도 한데요. 현재 인천아트플랫폼은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전시 및 공연, 시민참여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예술가에게는 창작공간이 되고, 시민에게는 예술을 함께 나누는 문화예술 향유의 광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직접 둘러본 인천아트플랫폼은 여유로움과 함께 곳곳에 전시된 예술가들의 작품들과 센스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한 공간이었습니다. 서울의 대학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요. 다양한 전시와 기념전도 열리고 있어 사랑하는 사람과 산책을 하며 방문해서 가볍게 전시를 즐기고 사진도 남길 수 있는 좋은 장소였습니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마블, DC 히어로를 짬뽕시켜 놓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짬뽕맨' 작품도 많은 청년분들의 관심을 받았는데요. 특이한 혼종이라며 재미있어하시면서 많은 분들이 인증샷을 찍고 가시더라고요. 이런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도 예술의 순기능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한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인천아트플랫폼 10주년 기념 전시가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10년간 이뤄진 전시와 참여한 아티스트들에 관한 아카이브도 마련됐고, 작가들의 기념 전시도 매우 감각적으로 준비되어 있어 즐거웠습니다. 예술작품을 좋아하시고 예쁜 사진도 남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인천아트플랫폼에 방문하셔서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소중한 추억도 만드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옛 감성 물씬 풍기는 인천 구도심 여행을 통해 감성감성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위치 : 인천 중구 제물량로 218번길 3 문의 : 032-760-1000 홈페이지 : http://www.inartplatform.kr/ 운영시간(기간) : 평일 9:00~18:00 (전시 및 공연 별 상이 홈페이지 확인 요망) 가는 법 : 인천개항박물관에서도 도보 1분 출처 : 대한민국구석구석 SNS 글, 사진 : 다님 3기 남혁진 https://blog.naver.com/korea_diary/221694263723 ※ 위 정보는 2019년 12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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