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은 궁궐이나 문화재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깊은 역사가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옥이 생활 밀착형으로 친근하게 변화하고 있다. 북촌과 서촌 등지에 있는 10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옥들이 그 대상인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현대적인 편의성까지 더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그중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한옥의 매력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한옥스테이를 소개한다. 2023년 서울 한복판에서의 하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색다른 감성이 가득한 공간들이다. 소소하우스는 서촌의 대표적인 한옥스테이다. 오랫동안 미술관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한 건축가 부부가 새롭게 꾸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북촌과 서촌 일대에 있는 한옥 주택들과 비슷한 구조를 가졌지만,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현대적인 요소를 곳곳에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담한 마당이 손님을 맞이한다. 마당은 건물과 대문, 담벼락으로 가로막힌 ㅁ자 구조로 되어 있다. 옆집의 외벽이기도 한 담벼락의 높이가 상당한 덕분에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다. 반면에 머리 위로는 전혀 막힘이 없다. 편한 차림으로 툇마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마당 한쪽에는 사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봄에는 사과꽃의 달콤한 향기를, 가을에는 싱그러운 열매를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여름에도 초록 잎이 바람결에 흩날리는 모습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햇살이 내려앉은 툇마루와 목조 기둥에서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마당에 스며든 햇살 그리고 오후 네시의 감성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시간이 될 것이다. 객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좌식 테이블이 놓인 대청과 깔끔한 인테리어의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 한 공간을 둘로 나누어 한옥 스타일의 대청과 현대적인 스타일의 주방을 함께 배치했다. 한옥 특유의 정취와 입식 주방의 편의성을 동시에 누리면서도 두 공간 사이에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청과 잘 이어지도록 싱크대를 나무로 제작한 주인의 섬세함 덕에 공간이 잘 어우러진다. 안방은 투숙객이 하룻밤을 머무르는 공간인 만큼 정갈하게 꾸며 놓았다. 바닥 한가운데 깔린 침구류를 중심으로 선반 등 목조 가구와 창호를 바른 한옥 스타일 창문이 포근한 공간을 완성한다. 한옥의 특징 인 다락방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욕실 위에 숨은 공간이다. 창문 쪽으로 테이블을 배치해 혼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기에 좋을 만한 곳으로 꾸며 두었다. 작은 창 너머로는 마당이 내려다보인다. 여 기저기 놓인 소품들은 과하지 않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소박한 즐거움을 준다.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이지만 투숙객의 편의를 위해 욕실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마감했다. 파우더룸을 중심으로 두 개의 화장실을 두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필요한 모든 어메니티를 갖추어 투숙객의 편의성을 중시했다. 편안하게 하룻밤 쉬어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한 셈이다. 호스트의 섬세한 배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방 냉장고에는 각종 과일 차와 음료가 준비되어 있으며, 건강한 아침 식사를 위한 시리얼과 신선한 샐러드도 제공한다. 서촌의 한옥스테이 소소하우스는 서울의 고요한 밤과 차분한 아침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툇마루에 앉아 안온한 하루를 마음껏 누려보자. 기억에 남을 만한 하루가 여러분을 기다린다. 1 스테이 데이오프는 서촌 특유의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공간이다. 마당 조경은 물론이고, 마당 별채에 핀란드식 사우나 시설을 설치해 투숙객들이 편안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옥의 정취를 감상하며 사우나를 즐기는 순간은 정말이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두 개의 침실이 있는데 서로 독립적인 구조로 배치되어 있다. 일행끼리도 일정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서촌에서의 고요하고도 평온한 휴식과 함께 세련된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스테이 데이오프를 추천한다. 1 하은재는 마치 조선시대에 그려진 동양화를 보는 것처럼 여백의 미가 느껴진다. 애써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공간이 마당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복잡하지 않은 구조, 부드러운 질감의 공간들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고급 스피커와 프로젝터를 활용해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던 영화 한 편을 감상할 수도 있다. 감미로운 음악을 틀고 족욕기로 피로를 풀며 책 한 권 읽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1 아담하고 소박한 도심의 오래된 한옥도 매력적이지만, 좀 더 넓고 쾌적한 한옥을 즐기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덕선재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다. 1층은 주인 가족과 공유하고, 2층은 1층과 독립되어 투숙객이 쓰는 방식이다. 2층 테라스의 전망이 상당히 아름답다. 시시각각 바뀌는 햇볕의 방향에 따라 품은 색을 바 꾸는 은평한옥마을과 북한산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기를 바란다. 해 질 녘에 맞춰서 마을 산책에 나 서는 것도 추천한다. 1 동대문의 한옥스테이 ‘언니집’은 호스트의 섬세한 손길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외관과 구조는 100여 년 전 서울의 한옥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리모델링 인테리어를 통해 곳곳에 호스트의 취향을 투영한 것이 돋보인다. 방문객이 안락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밝은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첫인상부터 따스한 느낌이다. 미니멀리즘에 기반해 객실 내부를 꾸민 모습이 인상적이지만, 호스트가 보물 찾기처럼 숨겨둔 매력 포인트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한옥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서까래를 찾아보자. 유명 도예가가 정성껏 빚어낸 다기 세트로 차 한 잔을 마시며 한옥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호스트가 엄선한 디퓨저 향도 내내 묘하게 심신을 다독인다. 그밖에 모든 것이, 이곳에 머무르는 이들이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는 호스트의 마음씨다. 1 글, 사진 : 김정흠(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3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