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별미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흑돼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제주엔 흑돼지만 있는 게 아니란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와규의 원조이자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귀하디귀한 소가 있으니, 제주 흑한우가 바로 그 주인공 되시겠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것에 더해 오로지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 한우라 하니,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꼭꼭 숨겨져 있던 제주의 명품 별미 흑한우! 듣기만 해도 벌써 입 안에 군침이 돈다. 제주 흑우(검은쇄라고도 한다)라고도 불리는 흑한우는 황소, 칡소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 소 가운데 하나이다. 이름 그대로 온몸이 검은색을 띤 흑우는 선사시대 이래 오직 제주에서만 사육되어온 순수 토종이다. 1702년에 제작된 <탐라순력도>를 보면 흑우를 점검하는 장면이 자주 나타난다. 당시 제주 흑우는 대정, 조천, 애월, 우도 등 섬 각지에서 총 1,118두가 사육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세종실록》에 따르면, 제주 흑우는 고기 맛이 각별해 임금의 생일이나 동지, 정월 초하루에 진상품으로 공출되기도 했다. 임금님 입맛까지 사로잡았던 제주 흑우는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한우 반출과 근대화 시기 육량 위주 정책에 밀려 한때 멸종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다. 자칫 제주 흑우가 그대로 사라질 수도 있었지만 2006년부터 흑우의 도외 반출 금지와 인공 복제, 수정란 이식 등 신기술을 통한 증식 사업을 꾸준히 펼친 결과, 다행히도 현재 1,400여 마리의 흑우가 건강하게 사육되고 있다. 사실 흑한우가 일반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제아무리 미식가라 할지라도 그동안 제주의 명품 별미인 흑한우를 모를 수밖에 없었던 건 당연한 일이다. 지금은 제주도에 가면 누구나 임금님 진상품인 제주 흑우를 맛볼 수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 자리한 흑한우명품관은 전국에서 유일무이하게 제주 흑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2010년 서귀포시 축협이 총사업비 50억 원을 들여 건립한 흑한우 전문 식당으로 축협에서 직접 고기를 공급하고 있다. 흑한우는 아직 별도의 등급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도축 시 등급판정서에는 그냥 '한우'로 기재된다. 하지만 도축증명서에는 '한우(흑우)'임을 표시해 일반 소비자들이 흑한우를 믿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하되는 모든 흑한우에 대해서 도축 전 피검사를 실시해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흑한우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올레인산)을 많이 함유하여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고기 맛을 좌우하는 마블링이 가늘면서도 촘촘히 박혀 있어 일반 한우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흑한우명품관의 인기 메뉴는 흑한우 살치살과 등심이다. 이곳에서는 도축 뒤 보름 정도 저온 숙성한 고기를 사용하는데, 제대로 숙성된 고기일수록 씹는 맛이 훨씬 좋다고 한다. 선홍빛이 감도는 고기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돋운다. 참숯과 석쇠에 은은히 구워내는 고기 맛은 단연 최고다. 살치살 한 점 맛보았을 뿐인데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맛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보기보다 훨씬 부드러운 식감이 단박에 흑한우 마니아를 자청하게 만든다. 특히 부드러우면서도 씹을수록 쫀쫀하게 감기는 식감이 매력적이다. 입 안에 가득 배어나는 육즙이 담담하면서도 말미에 고기의 단맛을 살짝 얹어준다. 쉴 새 없는 젓가락질에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 역시 흑한우라는 감탄을 절로 쏟아내게 한다. 두툼하게 썰어 내오는 등심은 잘 구워놓으니 숫제 스테이크처럼 보인다. 흑한우명품관 총주방장인 강명수 조리실장은 등심은 미디엄 레어나 웰던으로 구웠을 때 가장 맛이 좋습니다. 식감도 부드럽고 육즙도 제대로 배어나오죠라며 조언해준다. 또 고기를 구울 때는 석쇠를 달군 후에 올려야 고기가 달라붙지 않는다고. 무엇보다 뒤집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기를 맛있게 구우려면 딱 한 번만 뒤집는 게 중요합니다. 한 면을 잘 구운 후 반대쪽으로 뒤집어 양면을 한 번씩만 구워내야 제대로 된 고기 맛을 볼 수 있죠. 고기 두께는 등심이 좀더 두껍지만 씹는 맛은 살치살보다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워낙 식감이 좋아 몇 번 씹지 않아도 술술 넘어간다. 무엇보다 흑한우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상추쌈을 싸기보다는 그냥 먹거나 참기름장 또는 특별 주문한 구운 소금에 찍어 먹어볼 것을 권한다. 고기 본연의 풍미가 그대로 전해진다. 흑한우 주문 시 서비스로 제공되는 차돌박이 육회도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구워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구운 소금이나 직접 만든 특제 간장 소스에 찍어 한 입에 쏘옥 넣으면 눈 녹듯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무척 특별하다. 식탁을 좀더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면 육회가 제격이다. 얼리지 않은 생고기 특유의 쫀득함에 신선한 달걀노른자, 아삭아삭한 배가 어우러져 내는 맛이 가히 일품이다. 갈비를 넣고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시원한 수정과를 입가심으로 내온다. 흑한우를 맛보려면 미리 문의하고 가는 것이 좋다. 아직까지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살치살이나 등심 같은 인기 좋은 부위들은 입고되자마자 소진되기 일쑤다. 수량이 적기 때문에 반드시 전화로 확인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입을 즐겁게 했으니 이제 눈을 즐겁게 해볼까. 흑한우명품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제주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쇠소깍이 있다. 옛날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을 따라 바다까지 깊은 계곡이 형성되어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한데 섞인 푸른 계곡물이 무척이나 신비롭다. 계곡은 강수량에 따라 수위가 높아지거나 낮아지며, 밀물과 썰물에 따라서도 수위가 달라진다. 올레 6코스 시작점이기도 한 쇠소깍은 계곡을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나서기에 좋다. 검은 모래와 몽돌이 섞여 있는 해변을 여유롭게 거닐어도 좋고, 투명 카약이나 제주 전통 고깃배인 테우를 타고 계곡을 돌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겁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올레길 따라 잠시 걸어도 좋다. [흑한우명품관] 주소 : 서귀포시 토평동 262-1 문의 : 064-732-1486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0시(명절은 휴무) 1.주변 음식점 해월향 :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 흑돼지구이 / 064-784-4080 섭지해녀의집 :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 갱이죽, 전복죽 / 064-782-0672 덤장 : 서귀포시 색달동 / 갈칫국, 물회, 모둠회 / 064-738-2550 2.숙소 신라호텔 : 서귀포시 색달동 / 064-735-5114 http://www.shilla.net/jeju/index.do 포도호텔 :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 064-793-7000 http://www.thepinx.co.kr/podohotel/ 티파니에서아침을펜션 :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 064-764-9669 http://www.jejutiffany.com/ 다이아몬드호텔 : 제주시 연동 / 064-742-7744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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