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KTX 호남선의 종착역 목포는 예로부터 서해로 통하는 관문이자 근대 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년기를 보낸 영신여관을 개조해 만든 소년 김대중 공부방, 영화 <1987>의 촬영지로 알려진 보리마당&시화마을, 구 목포일본영사관으로 활용됐던 목포근대역사관 1관, 목포에서 가장 높은 산 유달산까지 돌아봤습니다. 충분히 걸어서 여행이 가능한 구간이라 근대기의 흔적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 걷기 좋은 목포 여행 코스 ★ - 소년 김대중 공부방: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년기를 보냈던 곳 - 보리마당&시화마을: 시가 골목이 되고, 추억이 풍경이 되는 마을 - 목포근대역사관 1관: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기억하는 공간 - 유달산: 목포시와 다도해를 한눈에 담는 곳 항동시장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뒤 골목길 사잇길로 올라오면, 주변의 가옥들과 사뭇 다른 모습의 건물과 그 뒤편으로 탁 트인 목포항의 매력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목포를 지키던 진지를 뒤로 둔 채 홀로 남은 소년 김대중 공부방은 이곳을 거쳐 간 인물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태어나 목포 제1공립 보통학교 4학년으로 편입하기 위해 목포로 올라오게 되었는데요. 그때 부모님께서 항동시장 주변의 작은 여관을 사들이셨는데, 그곳이 ‘영신여관’입니다. 현재 이곳은 소년 김대중의 이야기를 담은 테마 공간으로 조성되어 여행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년 김대중 공부방은 1, 2층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1층은 커뮤니티 존, 2층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작품과 학창 시절 앉아 공부했던 공간을 재현해 둔 곳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1층이 그가 성인으로 자라 남긴 행적과 유산의 공간이라면 2층은 꿈을 구체적으로 그려가던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일제강점기의 목포는 번화한 항구도시로, 영신여관이 위치한 곳은 그 도심 한가운데였습니다. 문득 어릴 적 배웠던 맹모삼천지교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 소년이 오르내렸다는 계단은 안전상의 이유로 통제되어 있었지만, 공부방 창문을 통해 목포항의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간혹 들려오던 뱃고동 소리와 벽에 걸려 있던 교복을 보며, 소년 김대중이 학창 시절 이곳에서 어떤 생각과 영감을 받았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반대쪽 입구로 내려오면 근대 역사 이야기 공원으로 이어지며 조금 더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소년 김대중 공부방을 통해 조금 더 색다른 목포의 모습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네요. 소년 김대중 공부방 - 주소: 전라남도 목포시 목포진길11번길 8 - 운영 시간: 09:00~18:00 ※ 매주 월요일 휴무 야트막한 언덕을 뒤로 둔 채 층층이 쌓인 해안가 마을은 푸른빛의 하늘과 바다가 동네의 다채로운 색감과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불러오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보리를 말리기 좋다고 해서 ‘보리마당’이라 불렸던 곳은 이제 목포를 대표하는 조망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죠. 게다가 영화 <1987>의 촬영지로 등장한 ‘연희네 슈퍼’는 시화마을을 찾는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했는데요. 영화 속 대학 신입생 연희가 어머니, 외삼촌과 같이 살았던 곳으로 개봉 이후 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1980년대 후반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뒀답니다. 금방이라도 영화 속 연희와 삼촌이 문을 열고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연희네 슈퍼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시화마을을 즐길 수 있는 세 갈래 골목길이 나타나는데요. 물론 모든 길은 같은 곳으로 통했지만, 골목마다 녹아있는 각자 다른 풍경들이 궁금해 세 곳 모두를 돌아봤어요. 한 굽이를 돌 때마다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이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어요. 보리마당에서 바라보는 시화마을의 전경도 좋았지만 이렇게 우연히 골목에서 만나는 소박한 일상이야말로 이 동네만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그 사잇길에서 만난 고양이는 천진난만한 모습을 뽐내며 순간 제 관심을 빼앗는 데 성공했네요. 잠시 발걸음을 멈춘 채 그곳에서 여유로운 순간을 느꼈어요. 골목길 어디서든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어서 천천히 걷는 여행에 안성맞춤이었답니다. KTX를 타고 호남선의 종착역으로 내려와서 평소에 느끼던 조급함을 잠시 내려놓는 것을 권유받는 기분이라 힐링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잠시 바삐 움직이던 발걸음을 멈춘 채 바다를 바라보며 찰나의 여유를 그렇게 가져 봤습니다. 보리마당&시화마을 - 주소: 전라남도 목포시 보리마당로 27 - 문의: 061-272-2171 “호텔 델루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 한마디에서 비롯된 관심은 작중 이국적인 모습의 외관과 촬영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져, 직접 목포근대역사관을 다녀와 보았어요. 건물 뒤쪽으로 깔린 노적봉의 풍경은 주변을 더욱 풍성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었네요. 원래 이곳은 구목포일본영사관으로 사용되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목포이사청, 목포부청사, 목포시청, 목포시립도서관, 목포문화원 등으로 거듭 쓰였습니다. 이후 내부 보수를 거쳐 2014년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공개가 됐습니다. 전시는 목포진이 처음 세워진 시점부터 대한제국의 칙령에 따라 목포항을 개항했던 1897년 10월 1일까지의 역사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도시가 점차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를 시작으로, 통감부 시절 목포의 면화 재배와 함께 시작된 수탈의 역사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었어요. 이후 1919년 3월 1일부터 전국으로 퍼지기 시작한 만세운동의 물결은 4·8 만세운동, 청년운동 등으로 이어지며 목포에서 벌어졌던 항일 운동의 기록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저는 광복 후 한참이 지난 1980년대에 들어서 발견되었다는 ‘독립가’의 내용을 보고, 당시 독립을 향한 염원이 감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무단통치 기간 만세운동이 마무리된 뒤 목포청년회에 의해 주도됐던 문화운동의 모습과 원도심을 오갔던 인력거에 이르기까지 보고 배울 거리가 꽉 찬 곳이었습니다. 끝으로 근대기 목포 원도심의 모습을 구현한 전시물과 포토존은 그 시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도와줬답니다. 호텔 델루나로 시작해 그 안에 담겨 있는 목포의 숨겨진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곳. 목포역 주변 원도심을 돌아보기 전 먼저 이곳에 들러 당시의 모습을 살펴본다면 조금 더 깊이 있는 목포 여행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 박물관이었습니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 - 주소: 전라남도 목포시 영산로29번길 6 - 운영 시간: 09:00~17:30 (입장 마감 17:00) ※ 매주 월요일 휴무 - 이용 요금: 성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초등학생 500원 ※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고 - 문의: 061-242-0340 목포에서 가장 높아 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목마다 정자가 잘 조성되어 있고, 중간까지 케이블카도 운행하여 정상까지 수월하게 오갈 수 있지만, 저는 노적봉이 있는 곳에서부터 올라갔는데요. 등산로가 마냥 완만한 게 아니라서 중간에 셀 수 없이 많이 쉬었답니다. 노적봉은 이순신 장군이 바위를 짚으로 위장하여 군량미처럼 보이게 해 적군을 물리쳤다는 내용의 전설이 내려오는 곳입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노적봉에서 유달산으로 올라가는 초입에 위치해 있습니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 뒤쪽에 위치해 구도심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어 떠나는 날 친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는데요. 산책 삼아 가볍게 올라갈 수 있는 곳이기도 했고 동상을 따라 목포를 바라보며 마치 제가 이순신 장군이 된 듯 목포의 바다를 한참동안 바라봤답니다. 그렇게 30여 분을 올라가 정상에 도착하면 가슴 시원한 풍경을 양쪽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역시 풍경은 높은 곳에서 봐야 제대로라고 다들 말씀하시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저뿐만 아니라 이곳까지 올라오신 다른 분들도 한동안 내려가지 않으시고 유유자적 여운을 즐기는 데 몰입하셨답니다. 그렇게 목포 여행의 마지막을 힘들었지만 보람차게 장식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현지에 사시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날 좋을 때 일몰 시각에 맞춰 올라가면 정말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직접 올라가서 주변 풍경을 봤을 때, 눈에 담은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기에 말씀에 동감할 수 있었답니다. 유달산 자락에서 내려다본 목포는 낮의 활기와 바다의 고요함이 참 예쁘게 어우러진 곳이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조급함을 내려놓고 싶을 때, 옛이야기와 푸른 바다가 길동무가 되어주는 목포로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유달산 - 주소: 전라남도 목포시 죽교동 산27-3 - 문의: 061-270-8411 | 글, 사진 이진세 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26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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