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겐 저마다 단골집이 있다. 인간적인 매력을 폴폴 풍기는 주인장 덕분에 입맛이 확 돌아오는 밥집, 배고파서 생각났는데 아직 식욕이 남아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근처 식당, 언제 가도 맛깔스러운 밥상을 받을 수 있는 안정된 손맛의 음식점, 그런 곳들을 우리는 단골집이라 부른다. 적당한 공복과 소박한 기대감을 안고 망원동 골목길에서 소문난 동네 단골집 네 곳을 사부작사부작 찾아 나섰다. 홍대입구역에서 마포15번 버스를 타고 성서초등학교에 내린다. 서너 정거장 이동했을 뿐인데, 홍대 입구에서는 찾을 수 없는 평화로움을 만난다. 오늘 누군가의 단골집으로 가는 길목이다. 망원동 골목은 서울 어느 동네에서나 만날 법한 작고 평범한 도로가 얼기설기 이어져 있다. 그 도로에 질 좋은 육우를 먹을 수 있는 ‘외양간’, 건강한 밥상을 내는 ‘성미산밥상’, 매일 굽는 신선한 빵이 가득한 ‘키다리아저씨’, 향긋한 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커피 콘하스’가 있다. 한번 가면 오랫동안 단골 삼고 싶어지는 마음이 절로 드는 곳들이다. 6호선 망원역에서 성서초등학교 쪽으로 가는 성미산로에는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운영하는 밥집과 빵집, 카페 들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성미산마을은 행정구역상 이름이 아니다. 성산동, 서교동, 망원동 등 성미산 인근 마을 사람들이 공동육아를 하며 만든 커뮤니티에서 유기농 밥상을 파는 성미산밥상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성미산밥상은 맞벌이 부부가 아이들 손잡고 아무때나 와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밥상, 엄마가 차려주는 음식처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밥상을 지향하는 밥집이다. 성미산밥상은 분위기가 소박하고 편안하다. 벽면에는 국적 불명의 다양한 메뉴가 가득하다. 4년째 요리를 맡아 하고 있는 김요리사(성미산마을 사람들은 닉네임으로 불린다)가 잘 만드는 요리들이다. 내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음식으로 시작했다는 메뉴에는 표고탕수가 눈에 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맛이 달콤한 소스와 어우러져 아이들이 좋아한다. 먹는 동안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기 메뉴인 된장찌개의 구수하고 깊은 맛은 집밥처럼 편안하다. 매콤한 오징어콩나물밥과 한우뚝배기불고기도 인기 있다. 몇 가지 소스를 빼고는 모두 생협에서 유기농 제품을 가져다 쓰는 친환경 농산물 우수 식당이다. 처음엔 가격대가 높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좋은 재료와 취지를 이해하고 나면 고개를 끄덕인다. 오후 2시 반부터 5시 반까지는 저녁을 준비하는 시간이니 점심은 서둘러 가는 편이 좋다. 일요일 휴무, 12:00~14:30, 17:30~24:00. 된장찌개 8,000원, 오징어비빔밥 8,500원, 한우뚝배기불고기 1만 원, 표고탕수 2만 3,000원 가게로 들어서면 단골들만 가는 식당인가 싶을 정도로 낯선 이에겐 서먹하다. 간판 없는 식당을 열고 싶을 만큼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게 주인장의 꿈이라니, 어색함을 떨치기엔 메뉴부터 고르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막상 주인장에게 고기의 질을 물어보면, 육우에 대한 소신과 열정이 청산유수로 이어진다. 생갈빗살과 안창살, 꽃갈빗살을 100g씩 골고루 주문하면 비장의 메뉴인 안심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최상의 고기 맛을 소개하고 싶은 주인장의 욕심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다. 고기는 생갈빗살과 안창살, 꽃갈빗살 순서로 굽는다. 외양간의 상차림에는 상추나 채소가 없다. 몇 가지 반찬과 구운 소금, 소스에 버무린 양파채뿐이다. 고기 맛으로 경쟁하겠다는 자신감이 돋보이는 밥상이다. 바질과 구운 소금, 통후추를 갈아서 안심에 넉넉히 뿌려주었다가, 불판이 뜨거워지면 두툼한 안심을 얹어 레어와 미디엄의 중간쯤에서 굽기를 끝낸다. 주인장이 집게로 부드러운 안심을 툭툭 끊어내는데 육즙이 촉촉하다. 소금 간이 알맞게 스며든 안심은 입에 넣는 순간 녹아버린다. 소고기는 육즙 맛으로 먹는다는 주인장의 표현대로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이다. 연중무휴로 영업하는데, 고기가 안 좋은 날엔 문을 닫는다. 전화 예약 필수. 12:00~24:00. 생갈빗살 1만 2,000원, 안창살 1만 6,000원, 꽃갈빗살 1만 9,000원 빵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상상했던 키다리아저씨는 까맣게 잊어버린다. 오븐에서 따끈따끈하게 구워져 나오는 천연발효 바게트와 유기농 호밀빵 냄새가 후각과 미각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새카만 먹물바게트에는 달콤한 크림치즈가 숨어 있고, 올리브가 콕콕 박힌 치아바타는 폭신한 식감이 말랑하게 느껴진다. 가게에 진열된 맛있는 빵들과 눈인사를 마치고 나면, 편안한 미소의 주인장이 곁에서 빵을 나르고 있다. 여섯 살짜리 아들에게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는 빵과 케이크를 동네 아이들에게도 먹이고 싶다는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다. 키다리아저씨 빵집은 우리 밀만 사용하고 국산 천일염과 우유버터, 우유생크림을 사용한다. 다른 재료들도 생협에서 구매한다. 첨가제와 방부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당일 판매가 끝나고 남은 제품은 모두 푸드마켓에 기부한다. 빵을 사간 지 며칠 지나 빵에 곰팡이가 폈다며 신기해서 찾아오는 단골들 덕분에 키다리아저씨는 즐겁다. 먹물바게트 3,500원, 티라미슈 4,300원, 아메리카노 2,500원 성미산밥상과 외양간, 키다리아저씨가 옛 성미산로를 따라 이어진다면 커피 콘하스는 서교동 방향으로 꽤 걸어가야 만날 수 있다. 커피 콘하스는 컨테이너로 지어진 외관이 톡톡 튀는 곳이다. 건물 자체의 존재감만으로 눈길을 끌다가 이제는 1층과 2층, 일부 실내 공간이 카페로 변신했다. 어느 공간으로 들어서도 답답하지 않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건물 구조가 아름답다. 1층 매장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드립 커피의 그윽한 향도 매혹적이다. 콘하스는 전국의 수준 있는 로스터리 커피를 다양하게 가져다 쓰기 때문에 한국 최초의 원두 편집 매장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다양한 원두만큼이나 추출과 세팅 과정이 복잡하지만, 커피 마나아들에게는 한곳에서 다양하고 개성 있는 커피를 음미할 수 있는 멋진 기회다. 드립 커피 한 잔이면 단골이 되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 명절 휴무. 월~금 11:00~23:00, 토~일 12:00~23:00. 핸드드립 커피 5,000~6,000원(테이크아웃 3,000~4,000원), 생맥주 바이엔슈테판 7,000원 성미산밥상 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43 문의 : 02-336-0317 외양간 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3 문의 : 02-334-7942 키다리아저씨 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22 문의 : 02-6489-4200 커피 콘하스 주소 :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05 문의 : 02-325-0792 1.주변 여행지 하늘공원 : 마포구 하늘공원로 95 / 02-300-5500 http://worldcuppark.seoul.go.kr/ 선유도공원 : 영등포구 선유로 343 / 02-2634-7250 http://parks.seoul.go.kr/park/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서대문구 통일로 251 / 02-360-8590 2.숙소 베니키아 홈 the M 호텔 : 마포구 월드컵북로 120 / 02-336-0001 WS호텔 신촌 : 마포구 신촌로18길 15-6 / 02-357-0059 울타리호스텔 : 포구 서강로 134 / 02-715-6277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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