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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북 의성군에는 2천 년 전 고대왕국의 흔적이 남아있다. 역사에 남은 기록조차 몇 줄 되지 않는 신비한 나라, 조문국이다. 370기가 넘는 고분이 모여 있는 조문국 사적지는 조문국의 옛 터전이다. 거대한 고분들만 남아 베일에 싸인 고대국가의 옛 영화를 짐작케 한다. 5월이면 고분 사이로 온통 붉은 작약 꽃밭이 장관이다. 고분과 고분 사이로 난 ‘고분거님길’을 걷는 시간이 한없이 평화롭다. 고대 유적지와 작약꽃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풍경에 고운 미소가 피어난다. 의성은 조문국의 고장이다. 이름조차 낯선 조문국은 마한, 진한, 변한으로 알려진 삼한시대 부족국가 중 하나다. 서기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까지 독자적이고 융성한 문화를 이뤘다. 문헌으로 남은 기록조차 몇 줄 되지 않는 신비한 나라다. 삼국사기 지리지에는 고려 시대 의성부였던 문소군이 원래 조문국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의성지역에 조문국이 있었다고 나온다. 삼국사기에 ‘이사금이 조문국을 징벌하였다’는 내용으로 보아 신라에 복속된 것으로 확인된다. 의성읍에서 10km 정도 남쪽에 자리한 금성면 일대는 조문국의 중심지였다. 무려 370기가 넘는 거대한 고분이 금성산 아래 몰려있다. 무덤의 크기와 규모가 대단하다. 경주 왕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대형 고분들이 즐비하다. 봉분의 직경이 20m가 넘는 것이 16기나 된다.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무덤의 크기와 수장품으로 보아 조문국을 통치하던 그들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봉분 중에 유일하게 주인의 이름이 밝혀진 무덤이 있다. 1호 고분인 조문국 경덕왕릉이다. 능 앞은 상석과 비석으로 단장되어 있어서 유난히 눈에 띈다. 다른 고분과는 달리 ‘召文國景德王陵(조문국경덕왕릉)’이라고 쓰인 비석이 당당히 서 있다. 경덕왕릉을 발견하게 된 건 5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봉분이 무너져 오이밭으로 쓰고 있었는데 당시 의성 현령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나는 조문국 경덕왕이다. 내 무덤에 원두막을 치워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현령이 부랴부랴 봉분을 쌓고 제사를 지내왔다고 한다. 이후 영조 원년인 1725년에는 현령 이우신이 경덕왕릉을 증축하고 하마비를 세웠다. 경덕왕릉 앞에는 고분전시관이 있다. 고분처럼 생긴 전시관에는 2009년에 발굴한 대리리 2호 분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2호 분에서 나온 출토 유물과 발굴 과정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당시 매장 풍습인 독특한 순장 문화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조문국 사적지는 야트막한 언덕에 금성산이 병풍처럼 서 있다. 드넓은 유적지는 초록빛 잔디로 덮여 있고 언덕 위로 맞닿은 하늘이 그림 같다. 고분과 고분 사이로 난 산책로는 ‘고분 거님길’이라는 고운 이름을 가졌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탁 트인 들판에서 마음의 평화가 느껴진다. 조문국 사적지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은 5월 말이다. 붉은 작약 꽃이 들판을 수놓는다. 조문국의 잃어버린 시절의 화려함을 대변하듯 아름답다. 고대 유적지와 어우러진 작약 꽃단지는 전국의 사진작가들에게도 이름난 작품 명소다. 조문국 사적지 중앙에 자리 잡은 작약 꽃단지에는 산책길과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팔각 정자인 조문정에 오르면 작약 꽃과 고분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문국의 역사가 한층 신비롭게 다가온다. 의성은 우리나라 작약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작약이 많다. 크고 탐스럽게 피는 작약꽃은 함박꽃이라고도 부른다. 붉게 물든 작약 꽃밭 사이로 걷다 보면 함박웃음이 절로 피어난다. 조문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의성조문국박물관으로 가보자. 조문국의 유물을 비롯해 의성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여러 유물 중에 ‘장식 봉’이 달린 금동관모는 조문국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 1층에는 유물 발굴과 복원 과정을 체험해 보는 어린이고고발굴체험관이 있다. 박물관 주변에 지석묘 정원과 미로정원, 공룡 놀이터 등 다양한 야외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코로나로 인해 실내 관람이 힘들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의성은 시간 여행의 메카다. 국보 제77호인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이 지척에 있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다음으로 오래된 석탑이다. 9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탑리리는 시골 분위기가 가득하다. 보물 제327호인 의성 빙산사지 오층석탑은 빙계서원과 함께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시간 여행을 선사한다. 1 여행 팁 - 작약꽃은 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5월 20일에서 6월 초 사이에 핀다. 개화 시기가 짧은 편이라서 여차하면 놓치기 쉬우므로 여행 일정 짤 때 유의해야 한다. 글 : 여행작가 유은영 사진 : 의성군청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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