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도래하기 직전인 2월 말에서 3월 초. 바깥나들이를 즐기기엔 뭔가 애매하고, 집에서 뭉그적거리자니 그것도 서운하다. 이럴 땐 학습과 놀이를 겸한 당일치기 천문대 여행이 제격. 충주에 위치한 고구려천문과학관은 수도권에서 두 시간 거리라 부담이 적고, 수안보온천 등 주변 관광지를 묶어 1박 2일 코스로 다녀오기에도 좋다. 여러분~ 지금처럼 환한 대낮엔 하늘에 별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없어요! 없어요!! 강사 선생님의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35명의 아이들이 입을 모아 없어요를 합창한다. 아이들을 인솔하고 온 어린이집 교사들도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우뚱하며 긴가민가 하는 눈치다. 우리 눈에 안 보여서 그렇지 낮에도 별이 있어요. 그런데 딱 하나, 낮에도 볼 수 있는 별이 있죠. 그게 뭘까요? ……. 바로 태양이에요. 별이란 스스로 빛과 열을 내면서 타는 천체를 말해요. 태양도 혼자서 빛을 낼 수 있으니까 별 맞아요. 그런데 이상한 게 있어요. 다른 별들은 콩알만 한데 왜 태양만 엄청 크게 보일까? 질문과 답이 오가고 왁자지껄 시끌벅적,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는다. 쉽고 재미있는 설명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귀가 솔깃해지는 이곳은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천체투영실은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하루 8회, 천체관측실은 하루 7회에 걸쳐 정해진 시간에 설명과 함께 관람이 진행된다. 오늘은 중원어린이집 아이들이 단체로 천문학습에 나섰다. 그럼 우리가 사는 지구는 별일까요, 아닐까요? 별 맞아요~ 아니에요~! 깜깜한 천체투영실 안이 또다시 와글와글 난리가 났다. 아까 선생님이 별은 스스로 열과 빛을 내면서 탄다고 했죠? 지구가 활활 타고 있으면 우리가 그 위에서 살 수 있어요, 없어요? 지구는 별이 아니라 행성이에요. 38석의 좌석을 꽉 채우고 보조의자까지 들여놓은 천체투영실에서는 재미있는 천문 강의가 한창이다. 강사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반구형 천장에 태양이 뜨고 지고, 그 자리에 반짝반짝 별들이 나타나 금세 하늘을 가득 메운다. 금성과 목성이 커다랗게 확대되고,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휘리릭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이번엔 별자리를 찾아볼 차례. 겨울철에 볼 수 있는 오리온자리와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황소자리가 차례로 투영되면서 쉽고 재미있는 설명이 곁들여진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촘촘히 박혀 있는 별들이 마냥 신기하다. 과학관은 2008년 4월에 일반 시민을 위한 천체 관측소로 문을 열었다. 위치는 충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 북충주IC에서 10분 거리로 접근성도 좋다. 가까이에 중원고구려비가 있으며, 고구려의 기상을 이어받는다는 뜻에서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 1층에는 전시실과 시청각실, 천체투영실이 있고, 2층에는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이 배치되어 있다. 1층 전시실은 다채롭지는 않지만 꽤 흥미롭다. 고대 수메르, 이집트, 중국, 인도 사람들은 우주와 세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고구려 시대의 별자리는 어떠했는지 등을 디오라마 형식으로 전시해놓았으니 찬찬히 둘러보자. 이를테면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하늘의 여신 누트가 평평한 땅을 위에서 에워싸고 있고, 누트의 몸에는 수많은 별들이 아로새겨져 있으며, 누트가 매일 저녁 태양을 삼켰다가 새벽에 다시 토해내기 때문에 낮과 밤이 생긴다고 생각했다”는 설명이 시각 자료와 함께 전시되어 있어 이해가 쉽다. 조선시대 천문도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도 큰 수확.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는 천체투영실이나 관측실과 달리 전시실은 항상 열려 있으니 자유롭게 관람하면 된다. 과학관의 하이라이트는 2층에 위치한 관측실이다. 천체투영관에서 가상의 별자리와 행성, 별의 운행 등을 관람한 다음 2층으로 올라가 실제 태양과 별을 관측해보자. 주관측실에는 60cm 고성능 대구경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서 낮에는 태양의 홍염을, 밤에는 달과 행성, 성운, 성단 등을 관측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서는 40cm, 25cm 굴절반사망원경과 15cm, 12cm 굴절망원경, 14cm 쌍안경으로 태양 흑점과 다양한 천체를 관측한다. 망원경은 손으로 잡지 말고 눈으로만 보자. 관측 대상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홈페이지에 주 단위로 '금주의 별자리와 관측 대상 위치'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니 미리 확인해두면 도움이 된다. 별은 추운 날일수록, 보름에서 멀어질수록 더욱 밝고 선명하게 보인다니 참고하자. * 개관시간 : 오후 2시~10시. 천체투영실은 1시간 간격으로 하루 8회, 천체관측실은 하루 7회 입장(관람객이 많은 주말에는 추가 편성). 박명시간인 오후 5시 30분~6시 30분에는 관측이 불가능. 월요일, 명절,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 단체는 예약 필수.
* 이용요금 : 성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000원 / 천체투영실 이용료는 별도(1인 500원)
* 문의 : 043-842-3247, 043-842-3248, www.gogostar.kr 과학관에서 시내 방향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중앙탑은 현재 남아 있는 신라시대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높은 탑이다. 건립 시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으나 대체로 9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한다. 정식 명칭은 중원 탑평리 7층 석탑인데, 국토 중앙에 있다 하여 중앙탑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중앙탑공원 내에 충주박물관 등과 함께 자리 잡고 있으며, 1962년 국보 제6호로 지정되었다. <교통정보> 중부내륙고속도로 북충주IC에서 520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금면 방향으로 15분쯤 달리면 된다. 충주 시내에서는 탄금대교 쪽으로 가다가 중원고구려비를 지나 묘곡삼거리에서 우회전해 2km가량 직진하면 닿는다. - 글, 사진 : 이정화(여행 칼럼니스트) ※ 위 정보는 2012년 10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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