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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인생의 희로애락을 노래와 안무로 표현하는 뮤지컬의 영역은 점점 확대되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역사를 바탕으로 개인의 고뇌와 사랑을 다룬 작품들은 가장 인기 있는 분야. 축제 기간 중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3편의 뮤지컬(김종욱 찾기, 난설,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소극장보다 더 가깝게 배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실존 인물인 아나키스트 독립운동가 박열과 그의 일본인 아내 가네코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일제강점기 시대를 살아갔던 피 끓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뮤지컬 제목인 22년 2개월은 박열의 투옥 기간이자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을 의미한다. 1919년, 동경으로 가던 배 안에서 우연히 마주친 박열과 가네코는 서로의 당당함에 매력을 느낀다. 박열은 일본 황태자의 암살을 계획하면서 가네코와 이별을 결심하지만 관동대지진의 혼란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른다. 두 사람은 구속된 후에도 서로를 향한 사랑과 신뢰를 굳게 지켜나간다. 통통 튀는 가네코의 캐릭터가 상당히 매력적이며, 청년 독립운동가들의 군무 장면과 자유를 상징하는 수천 마리 나비 연출이 인상적이다. DATA ・ 일자 : 2023.8.31 - 11.5 ・ 장소 :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 러닝타임 : 140분(인터미션 15분) 조선시대, 자유를 갈망했던 허균의 누이 허난설헌의 이야기를 국악과 피아노의 선율에 담았다. 허난설헌의 실제 시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樑文), ‘견흥’(遣興), ‘상봉행’(相逢行), ‘가객사’(賈客詞), ‘죽지사’(竹枝詞), ‘유선사’(遊仙詞) 등으로 풀어나간 점이 독특하다. 광해군 10년, 역모를 도모했다는 죄로 허균이 잡혀온다. 허균은 모진 고문에도 죄를 인정하지 않지만 그와 함께 끌려온 이들의 거짓 자백으로 인해 역적으로 몰린다. 처형 전날 밤, 정신이 흐릿해진 그의 앞에 누이 허초희와 그의 스승 이달이 나타난다. 세 사람은 함께 시를 쓰며 지새웠던 지난밤들을 이야기한다. 허난설헌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넘버에 맞춰 무대 바닥에 적히는 한시가 극의 감동을 더한다. DATA ・ 일자 : 2023.10.18 ・ 장소 : ON-LINE ・ 러닝타임 : 110분 2017년 아르코-한예종 아카데미 쇼케이스를 거쳐 2022년 초연 무대를 가진 나치 독일 시대 배경의 창작 뮤지컬. 제목(Widerstand)은 ‘저항’을 의미하는 독일어다. 5명의 학생과 1명의 선생님이 서로 협력하고 맞서는 데에서 발생하는 긴장감이 팽팽하다. 1938년 독일, 최고의 펜싱 선수가 꿈인 17살 고등학생 매그너스는 친구 아벨과 함께 아이드 스포츠 학교에 입학한다. 과거 세계적인 펜싱 영웅으로 불리던 라인하르트 클레어를 만난 기쁨도 잠시, 학교는 이들이 예상했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흘러간다. 아벨과 재스퍼가 선생님의 말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지하방에 감금당하자 매그너스는 강압적인 학교 시스템에 반감을 가지고 저항 조직인 비더슈탄트를 결성한다. 다섯 소년의 화려한 펜싱 액팅과 역동적인 안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DATA ・ 일자 : 2023.9.12 - 11.26 ・ 장소 : 드림아트센터 1관 ・ 러닝타임 : 150분(인터미션 15분) 우리나라 소극장 뮤지컬의 전설. 2005년 초연 이후 28차 공연까지 18년 동안 5,000회 이상 공연에 관객 100만 명을 달성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나영은 산동네 옥탑방으로 이사하며 새로운 이웃들과 인사를 나눈다. 몽골 출신의 이주노동자 솔롱고, 아픈 자식을 돌보는 집 주인 할머니, 애교가 넘치는 희정 엄마, 로맨티시스트 구씨는 겉으로는 밝지만 모두 아픈 사연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다. 나영과 솔롱고는 얼룩 같은 하루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탈탈 털며 애틋한 사랑을 키워간다. 언제 보아도 훈훈한 이야기, 언제 들어도 따뜻한 넘버가 가득하다. DATA ・ 일자 : 2023.10.12 - 2024.5.26 ・ 장소 : 유니플렉스 2관 ・ 러닝타임 : 165분(인터미션 15분) 박민재 작가가 실제로 의무 소방관으로 복무하며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든 2인극이다. 제목인 ‘사칠(47)’은 소방관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알았다’라는 뜻이다. 부제인 ‘돌아오지 않는 대답’이기도 하다. 빈번한 암전과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재난 현장 연출 등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이 많다. 원척소방서 소방행정과 장비계에서 내근직으로 근무하던 안정원. 어느 날 의무 소방관 시절 안정원의 후임이었던 강이준이 발령받아 찾아온다. 두 사람은 의무 소방관 시절 작성했던 구급일지를 보며 과거를 회상한다. 소방관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고뇌와 외면하고 싶지만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이 이어진다. DATA ・ 일자 : 2023.8.29 - 11.8 ・ 장소 : 드림아트센터 2관 ・ 러닝타임 : 80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2023년 선정작으로 셰익스피어의 유물 사기극이라는 실화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했다. 셰익스피어가 세상을 떠난 지 200년이 지난 1796년 런던.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와 그의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는 한 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숨겨졌던 희곡 ‘보르티게른’을 공개한다. 셰익스피어의 물품에 열광하던 사람들은 이 희곡을 반기지만 지나치게 낮은 완성도로 인해 의문을 갖는 이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헨리의 거짓말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미지의 신사 H가 이들 앞에 나타나 사건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요즘 시사하는 바가 많다. DATA ・ 일자 : 2023.10.16 ・ 장소 : ON-LINE ・ 러닝타임 : 100분 셰익스피어 소설 속의 인물이 자아를 가지고 뛰쳐나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재기 발랄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이 뮤지컬은 작법서를 따라 <햄릿>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던 셰익스피어가 실수로 원고를 뒤섞으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르네상스풍의 음악과 셰익스피어 원전에 나온 문학성 높은 대사 등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검을 잡고 싶어 하는 줄리엣, 주목받기를 즐기는 로미오, 시인이 되고 싶은 햄릿 등 셰익스피어 극 속의 인물들이 자아를 깨달으면서 제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셰익스피어는 빨리 이들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웃음을 터트리며 극을 관람하다 보면 평범한 삶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메시지를 깨닫게 된다. DATA ・ 일자 : 2023.9.12 - 12.3 ・ 장소 : 아트원씨어터 1관 ・ 러닝타임 : 100분 스페인 희곡의 거장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원작을 뮤지컬로 제작했다.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맹인학교의 시각장애인을 소재로 진실과 외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조명과 암전 등 빛을 이용한 연출이 뛰어나다. 돈 파블로 맹인학교에서 살아가는 시각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평화롭게 살아간다. 그들의 중심에는 모범생 까를로스와 그의 여자친구 후아나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별빛을 보고 싶어 하는 전학생 이그나시오가 등장하면서 점차 묻어두었던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을 외면한 채 자신만의 평온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날리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DATA ・ 일자 : 2023.8.26 - 11.26 ・ 장소 :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 ・ 러닝타임 : 150분(인터미션 15분) 판소리가 뮤지컬을 만나 현대적인 느낌의 민속극으로 재탄생했다. 독특한 형식의 이 뮤지컬은 양반가의 자제지만 책보다 세상사에 관심이 많은 달수가 천하의 전기수 호태를 만나 이야기꾼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극이다. 키보드 반주에 맞춰 부르는 넘버들은 묘하게 재지한 느낌을 준다. 19세기 말 조선, 풍자소설이 서민들 사이에 퍼지자 관에서는 세책가의 소설을 모두 거둬 불태운다. 과거에는 관심이 없는 양반집 자제 달수는 세책가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아름다운 이덕에게 한눈에 반한다. 그녀를 쫓아 따라간 매설방에서 최고의 이야기꾼 호태를 만나며 달수는 점점 책을 맛깔나게 읽는 법에 빠져든다. 판소리의 풍자와 관객 유도에 현대적 감성을 덧입혀 세련된 퓨전극이 되었다. 한판 제대로 놀아볼 기회다. DATA ・ 일자 : 2023.9.19 - 11.26 ・ 장소 : TOM 1관 ・ 러닝타임 : 100분 ※위 정보는 2023년 10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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