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 가는 길은 멀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무안을 지나 신안 지도와 사옥도를 거쳐야 비로소 닿을 수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대략 6시간 걸린다. 멀고 먼 곳이지만 여행자들에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로망의 섬'이기도 하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도 이국적인 풍광을 선사하기도 한다. 증도의 별칭은 '보물섬'. 1976년 중국 송·원나라 때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도자기, 동전 등 모두 2만 3,000여 점의 보물이 발견되었는데, 증도 북서쪽 끝머리에 이를 알리는 기념비가 서 있다. 이 일대는 증도에서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손꼽힌다. 호롱섬, 도덕도, 대단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진 낙조가 운치 있다. 기암절벽을 따라 펼쳐진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증도는 담양, 완도와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2007년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치타슬로(chittaslow, 슬로시티의 국제적 공식 명칭)' 인증을 받았다. 1999년 '느리게 살자'라는 구호 아래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시티 운동(국제적인 공용어는 '치타슬로')은 국제연맹이 설립되며 전 세계로 확산됐다. 경쟁하듯 '더 많이, 더 빨리, 더 풍족하게'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좀더 느리게, 좀더 작게, 좀더 부드럽게'를 추구하며 영속성을 지켜나가자는 운동이다. 슬로시티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인구가 5만 명 이하여야 하고,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어야 하며, 패스트푸드점이 없어야 하는 등 수십 가지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증도의 가장 큰 볼거리는 태평염전이다. 우리나라 단일 염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전체 크기가 약 460만㎡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한다. 1953년 전증도와 후증도 사이의 갯벌을 막아 만들었다. 피난민 구제와 국내 소금 생산 증대가 목적이었다. 태평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연간 1만 6,000톤.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6%를 차지한다. 4월부터 10월까지 바닷물을 끌어들여 소금을 만들어낸다. 값싼 중국산 소금과 일본산 정제염(기계로 생산한 소금)에 밀려 대부분의 염전이 설 곳을 잃었지만, 이곳 태평염전만은 천혜의 자연 조건 덕택에 국산 천일염의 명성을 지켜오고 있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3km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27개의 소금창고가 도열한 풍경은 오직 증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 새벽녘이나 해질녘에 특히 장관을 이룬다. 태평염전은 그 자체가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60호)으로 지정돼 있다. 염전 안에는 염전체험장과 염생식물원도 있다. 염전체험장에서는 직접 결정판에 들어가 소금을 긁어모으는 대파질을 비롯해 물레방아 같은 수차로 소금물을 퍼 올리는 체험도 가능하다. 염생식물원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20m의 목재 관찰 데크를 따라가며 자연 갯벌에 자생하는 갖가지 염생식물 군락지를 관찰할 수 있다. 함초(퉁퉁마디), 나문재, 칠면초, 해홍나물 군락과 함께 오염된 습지에서는 자랄 수 없는 띠(삐비)가 물결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염생식물은 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총칭한다. 염전 입구에 자리한 소금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건물은 염전 초창기에 실제로 사용했던 석조 소금창고를 개조한 것이다. 요즘 소금창고는 대부분 목조인 데 비해 돌로 지은 모양새가 이색적이다. 국가유산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소금의 역사와 제조 과정, 문화 등 소금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소금 생산에 필요한 도구, 소금으로 만든 돌고래와 꽃게 조각품 등 재미있는 볼거리도 많다. 염전 전체를 조망하려면 염전 입구 야산에 마련된 소금밭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소금밭 전체는 물론 멀리 증도대교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증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우전해수욕장이다. 규모가 제법 커서 백사장 길이가 4km가 넘는다. 모래가 곱고 부드러운 데다 폭도 100m에 달한다. 수심도 완만해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우전해수욕장에서 유명한 것은 비치파라솔. 동남아 해변 휴양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짚풀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해변은 이국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일몰 때는 더 그렇다. 해수욕장 뒤로는 해송숲이 울창하다. 50~60년생 소나무 10만여 그루가 들어서 있다. 50년 전 거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숲이다. 넓이가 90h에 달한다. 숲의 모양새가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고 해 '한반도 해송숲'으로 불리는데 이 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다. 한반도 모양을 선명하게 보려면 증도에서 가장 높은 상정봉에 오르면 된다. 면사무소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오르면 정상이다. 우전해수욕장 북쪽 끝에는 갯벌이 있다.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으로 422만 4,000㎡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이 갯벌에 길이 470m의 일명 짱뚱어다리가 놓여 있다. 갯벌을 탐방할 수 있도록 갯벌 위에 만들어둔 다리다. 다리 아래 짱뚱어가 많이 살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철제 구조에 널판을 댄 모양새가 예쁘다. 바닷물이 들어올 때에는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물이 빠지면 짱뚱어, 갯지렁이, 칠게, 농게, 맛조개 등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 체험 명소가 된다. 다리 중간쯤에 갯벌로 내려가는 계단도 설치되어 있다. 다리를 배경으로 바라보는 일몰도 아름답다. 화도도 가볼 만하다. 장혁과 공효진이 나왔던 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 증도와 화도는 1.2km의 노둣길로 연결되어 있다. 노두는 개펄 위에 돌을 놓아 건너다니던 징검다리다. 물이 차면 사라지고 물이 빠지면 모습을 드러낸다. 길을 가다 보면 짱뚱어를 낚시로 잡는 홀치기 광경도 볼 수 있다. 섬이 작아서 승용차로 30분이면 너끈히 돌아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길이 평탄해 그다지 힘들지 않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용 서해안고속도로 → 북무안IC → 현경 → 해제 → 지도읍 → 증도 * 대중교통 서울→지도 :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114)에서 1일 2회(7:30, 16:20) 운행, 4시간 10분 소요 * 지도에서 증도행 버스 이용, 15분 소요 2.맛집 증도슬로푸드점 : 증도면 방축리 / 짱뚱어탕 / 061-271-9205 갯풍식당 : 증도면 증동리 / 장어구이 / 061-271-0248 반올림식당 : 증도면 화도 / 숭어회 / 061-261-1544 갯마을식당 : 증도면 증동리 / 병어찜, 백합탕 / 010-4543-7527 솔트레스토랑 : 증도면 대초리 / 함초요리 / 061-261-2211 3.숙소 엘도라도리조트 : 증도면 우전리 / 061-260-3300 / www.eldoradoresort.co.kr 현대장 : 증도면 증동리 / 061-271-7528 에벤에셀민박 : 증도면 대초리 / 011-645-5569 장고민박 : 증도면 대초리 / 010-9394-4100 - 글, 사진 : 최갑수(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3년 7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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