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다사다난한 겨울을 보낸 뒤라 그런지 올봄은 유난히 반갑다. 예년보다 빨라진 봄꽃 소식에 마음이 먼저 발그레하게 물든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서울의 봄꽃 명소 가운데 하나다. 1년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봄날엔 더 많은 이들이 찾는다. 노란 개나리꽃과 연분홍 수양벚꽃, 진분홍 진달래꽃이 평화로운 묘역 사이로 아름다운 잔치를 벌인다. 보통 3월부터 피기 시작한 봄꽃은 4월경 만개한다. 서쪽과 동쪽 묘역을 가로질러 흐르는 현충천을 따라 무리 지어 피어난 개나리꽃은 봄의 전령 구실을 톡톡히 한다. 샛노란 봄빛으로 둘러싸인 현충천 양쪽에 정겹고 소박한 꽃길이 이어지며 이른 봄나들이를 부추긴다. 천변을 작은 공원처럼 꾸며 산책하기 좋다. 현충원은 서울의 숨은 벚꽃 명소로,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정문에서 현충문 뒤쪽까지 사방이 연분홍 물결로 뒤덮인다. 수양벚나무 가지가 봄바람에 하늘거리며 운치를 더하고, 꽃잎이 바람결에 흩날리며 꽃비를 내린다. 학도의용군무명용사탑 뒤에 있는 충무정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고색창연한 정자 주위로 가지를 드리운 수양벚나무가 수묵담채화처럼 아름답다. 시기를 잘 맞추면 벚꽃과 목련꽃이 활짝 핀 풍경을 담을 수 있다. 현충원에서는 해마다 4월경 벚꽃 축제와 행사가 열린다. 벚꽃의 향연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발길이 현충지에 닿는다. 현충원에서 가장 수려한 경치를 품은 힐링 공간이니,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보자.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연못 둘레를 수놓은 진달래꽃도 놓치기 아쉬운 봄날의 풍경이다. 현충원 동문을 이용하면 현충지로 이어진다. 현충지 맞은편에는 호국전시관과 유품전시관이 마주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나선 길이라면 들러보기를 권한다. 호국전시관은 일제에 맞서 투쟁한 독립운동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군인, 국가를 위해 헌신한 경찰, 소방관의 노고를 돌아보고 추모하는 자리다. 태극기와 현충원 등을 테마로 한 디지털 퍼즐 맞추기, 독립군 암호 해독, 포토 방명록 등 관람객 체험 시설도 있다. 유품전시관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더욱 생생한 역사를 만난다. 이곳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분들의 유품과 자료를 전시한다. 1층에 독립운동가실과 국가유공자실이, 2층에 자주국방실과 유해발굴실이 있다. 청산리대첩에서 사용한 피 묻은 태극기가 가슴 뜨거워지는 감동을 전한다. 한국전쟁 전사자와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유공자의 유품과 자료도 살펴볼 수 있다. 현충원 중앙에는 한국전쟁 전사자들의 위패와 유해를 모신 현충탑과 위패봉안관이 자리한다. 언덕진 곳에 자리한 충열대는 애국지사와 임시정부 요인, 무후선열제단에 모신 선열을 합동으로 추모하는 제단이다. 위패에 새겨진 이름을 하나씩 읊다 보면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진다. 현충원에 이어진 꽃길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희생정신이 송이송이 맺힌 또 다른 의미의 꽃길이다.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면서도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 이곳에 깃든 숭고한 정신과 더불어 현충원의 봄은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국립서울현충원 인근에 조선 시대 효의 상징인 효사정이 자리한다. 세종 때 우의정을 지낸 노한이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워하며 세운 정자다. 효심이 깊은 노한은 모친상으로 3년간 시묘한 뒤에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효사정을 지어 어머니를 그리고, 멀리 개성에 묘가 있는 아버지를 추모했다고 한다. 정면 3칸, 측면 2칸에 팔작지붕을 얹은 정자는 성종 때 헐렸고, 1993년 복원했다. 효사정의 또 다른 미덕은 한강과 도심 전망이다. 예부터 효사정은 한강 변에 자리한 정자 가운데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했으며, 신숙주와 정인지, 서거정 등 많은 문인이 이곳의 경치를 시로 읊었다. 지금도 ‘서울시 우수 경관 조망 명소’로 꼽힐 만큼 멋진 풍경을 자랑한다. 푸른 한강과 그 위에 놓인 수많은 다리, 높은 빌딩이 만든 스카이라인이 감탄스럽다. 화려한 불빛이 쏟아지는 밤의 정취도 매혹적이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도시의 야경이 어우러져 눈을 뗄 수 없다. 효사정 아래는 동작구에서 태어난 문학가 심훈의 동상이 있다. 양녕대군 이제 묘역(서울유형문화재 11호)도 가볼 만하다. 주택가에 있지만, 무덤이 소나무에 둘러싸였고 주변을 산책로처럼 조성했다. 명필가 양녕대군이 쓴 숭례문 현판 탁본과 초서로 쓴 ‘후적벽부’를 새긴 오석이 묘역에 있다. 묘역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며, 공휴일과 일·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애완동물 출입과 음식물 반입은 금지되며, 문화해설사 프로그램은 최소 3인 이상 일주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달마사는 1931년에 창건한 도심 속 산사다. 굴사처럼 꾸민 소림굴, 탁 트인 전망을 품은 대웅전, 석조관세음보살이 아기자기하게 들어섰다. 경내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한강과 서울 시가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깜짝 선물을 받은 듯 설렌다. 도시의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봄나들이가 곱게 마무리된다. 〈당일 여행 코스〉 국립서울현충원→양녕대군 이제 묘역→달마사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국립서울현충원→사육신공원→효사정 둘째 날 / 양녕대군 이제 묘역→달마사 ○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국립서울현충원 www.snmb.mil.kr - 달마사 www.dalmasa.org ○ 문의 전화 - 국립서울현충원 02)813-9625 - 양녕대군 이제 묘역(문화해설사 프로그램 신청) 02)820-9231 - 달마사 02)813-7425 ○ 대중교통 정보 [버스] 350번·360번·362번·452번·640번·752번 간선버스나 5524번·6411번 지선버스 이용, 동작역·국립현충원 정류장 하차, 도보 약 5분. * 문의 : 서울특별시교통정보센터 120, https://topis.seoul.go.kr [지하철] 4·9호선 동작(현충원)역 8번 출구, 도보 약 1분. * 문의 : 서울교통공사 1577-1234, www.seoulmetro.co.kr ○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한남 IC→올림픽대로→국립현충원·동작대교 방면 오른쪽→국립현충원 방면 왼쪽→국립서울현충원 ○ 숙박 정보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어반플레이스 강남 : 서초구 효령로77길 30, 02)3474-6476, www.urbanplaces.co.kr -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강남 아르누보씨티호텔 : 서초구 서초대로74길 49, 02)580-7300, www.seanhotelgroup.com/hotels/artnouveau-city/ko · 한국관광 품질인증 이란? ☞ 숙박, 쇼핑 등 관광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발되며, 다양한 사후관리를 위해 품질을 유지합니다. ※ 더 많은 품질인증업소 정보는 네이버, 다음 등에서 「한국관광 품질인증」 검색! - 카라쉬호텔 : 동작구 동작대로1길, 02)588-2000, https://hotel-karashy.com - 핸드픽트호텔 : 동작구 상도로, 02)2229-5499, http://handpicked.kr - 베니키아프리미어여의도호텔 : 영등포구 영등포로, 02)833-8887, www.yeouidopremier.com ○ 식당 정보 - 뚜스뚜스 흑석역점 : 뚜스로얄브런치, 동작구 현충로, 02)3664-9000, www.instagram.com/toustouscoffee - 수목식당 : 칼국수·칼제비, 동작구 서달로14나길, 02)816-3556 - 육갑식당 본점 : 참숯삼겹살·육갑돼지갈비, 서초구 방배중앙로, 02)596-9292 ○ 주변 볼거리 노들섬,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용산가족공원 등 ※ 위 정보는 2020년 2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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