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도 대공원이 대세다. 369만㎡(약 110만 평)의 넓고 푸른 터에 나비원, 동물농원, 환경놀이터 등 잔잔한 재미가 더해진 곳이다. 용인 에버랜드에 한 번쯤 놀러 가본 사람이라면 울산대공원의 규모에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울산대공원의 총면적은 에버랜드의 두 배가 넘고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크다. 그렇다고 어마어마한 테마파크를 상상해서는 곤란하다. 연인이나 가족끼리 손잡고 오붓하게 걸으며 산책하기 좋은 체험 놀이터다. 원래 이곳이 그린벨트였지예. 공원 만들면서도 간절하게 살리고 싶은 나무에는 꼬리표를 붙여서 그대로 보존했어예. 요즘도 고라니, 살쾡이가 밤이면 산속을 뛰어 다닙니더. 공원지기의 설명처럼 공원의 대부분은 녹지다. 남문을 중심으로 나비식물원, 테마초화원, 환경놀이터, 동물농장 등이 갖춰져 있는데 전체 구간은 슬슬 걸어 서너 시간이면 족하다. 울산대공원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나비식물원이다. 나비를 1,000마리나 풀어놓은 상설 나비 전시관이다. 나비원 관계자는 자연 그대로를 뚝 잘라 이곳에 넣어놓았다고 얘기한다. 나비원 안에 울산 태화강을 재현하고 민물고기들을 방류했다. 나비처럼 노란 옷을 맞춰 입은 꼬마들이 나비를 잡겠다고 깡총깡총 뛰며 손뼉 치고 난리다. 아빠에게 자랑하겠다고 절묘한 셀카 포즈를 취하며 연신 브이 자를 그려낸다. 나비식물원 선생님이 귀띔하는 최적의 방문 시각은 오전 10시부터 12시 사이. 나비들이 잠에서 깨어나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때란다. 나비는 빛에 민감하거든요. 흐린 날은 나비가 다 숨어서 잠을 자요. 화창한 날 오전이 훨훨 나는 나비를 구경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나비관에서는 애벌레, 번데기 등 나비의 성장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나비식물원 옆으로는 곤충관, 분수대, 꽃밭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울산대공원에는 바이킹이나 롤러코스터가 없다. 환경테마놀이터의 시설들은 대부분 무동력 환경친화적이다. 고래뼈놀이, 그물 위를 신나게 구르는 무지개 그물놀이, 45도의 완만한 암벽 등반 시설 등은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라 자연 현상과 과학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흰 구름 위에서 통통 뛰며 놀 수 있는 뜀동산은 깡총깡총 재미있을 뿐 아니라 엄마 품처럼 포근하다. 꼬마들이 끊임없이 엄마 나 좀 봐를 외치며 뛰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 대공원의 시설들은 대부분 외국, 그 중에서도 일본의 공원들을 벤치마킹했다. 후쿠오카의 우미노나카미치 공원, 도쿄의 소화기념공원, 요코하마의 코도모노쿠리 등의 장점이 이곳에 녹아들어 있다.
환경놀이터에서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은 한적한 산책로다. 환경관, 에너지관, 교통안전공원, 피크닉장 등이 드문드문 이어진다. 실제 도로의 축소판인 교통안전공원에서는 모든 코스를 통과하면 어린이 운전면허증을 발급해준다. 동물농장에서 장미계곡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동물농장에 악어, 호랑이는 없다.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니돼지, 다람쥐, 오리들이 있다. 토끼들은 개장 이후에 여러 번 탈출을 시도해 '빠삐용' 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동물들 중에는 스파이더맨처럼 철조망에 달라붙는 다람쥐와 포동포동한 미니돼지가 단연 최고의 스타이다.
예전에는 동물을 보려면 부산까지 가야 했거든예. 애들이 참 좋아합니더. 세 살배기 딸과 대공원을 찾은 아빠의 입도 함지박만 해졌다. 봄이 무르익으면 동물농장 옆 장미계곡은 100여 종의 장미와 분수가 어우러진 장미 세상이 된다. 장미계곡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계곡 물줄기처럼 지그재그로 정원을 조성한 듯한 형상이다. 장미광장을 지나면 미네르바, 비너스, 큐피드 정원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다. 울산대공원은 꼬마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려고 사전답사 왔어예. 울주군에 사는 자매는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를 위해 정성들여 미리 답사를 왔단다.
대공원 정문에서 동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청춘남녀들이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이 길은 잉어연못, 호랑이발 테라스, 풍요의 못 등 각종 연못이 어우러진 넓고 여유로운 산책로로 꾸며져 있다. 공원 관계자는 암석원에서 야생초화원을 거쳐 유실수원으로 이르는 길도 일부러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낮은 언덕을 조성했다며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라고 전한다. 야생초화원은 어릴 적 시골에서 봤던 양지꽃, 수선화, 동자꽃 등을 심어놓아 순수한 추억의 길로 꾸몄다. 옛 연못을 그대로 살린 습지원, 미로원, 자원식물원 등은 꽃과 나무에 이름표를 붙여 자연학습장으로도 좋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울산-경주 간 국도가 놀러가는 사람들로 꽉 막혔지예. 하지만 어데예. 이제는 다 대공원으로 놀러가니까 국도가 뻥뻥 잘 뚫립니더. 대공원이 들어선 후 누구보다 울산 사람들이 신명이 났다. *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울산으로 진입한 뒤 신복로타리에서 월드컵경기장.울주군청 방면으로 간다. 울산역, 버스터미널에서 울주군청행 버스(307, 401, 427번)를 타면 정문 앞에서 하차할 수 있다. * 이용안내 울산대공원 입장은 무료. 에너지관, 환경관, 숲속공작실 등의 입장도 무료다. 주차요금은 30분에 500원이다. 개장 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동물농원, 나비관 등의 유료 시설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한다(월요일은 휴장). 유료 시설을 함께 이용하면 1개 시설 요금을 50% 할인해준다. 대공원 내에는 아쿠아시스라는 물놀이 시설도 갖추고 있다. 대공원 내에서 이동할 때는 자전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시간 대여료는 1인용 3,000원, 2인용 6,000원. 유모차 1회 대여료는 2,000원. 동문에서 남문까지 트램카도 운행한다. 요금은 성인 6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300원. 트램카 운행노선은 동문광장 파고라 앞→정문 풍요의 다리→남문 장미원 앞(30분 간격 편도 운행) * 공원시설 입장요금 - 나비식물원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500원(65세 이상, 4세 이하 무료) - 동물농원 성수기(4~6월, 9~10월) : 어른 1,5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비수기(7~8월, 11~3월) : 어른 1,000원, 청소년 500원, 어린이 무료 (65세 이상, 4세 이하 무료) - 동물농원, 나비식물원 동시 이용요금 성수기(4~6월, 9~10월) : 어른 2,5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750원 비수기(7~8월, 11~3월) :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 - 글, 사진 :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 위 정보는 2013년 1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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