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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토요일 오후, 이천 사기막골 도예촌으로 가을 나들이를 나선다. 예쁜 카페처럼 생긴 공방들이 어우러져 감성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공방 앞에 고양이처럼 옹기종기 햇볕을 쬐고 앉아 있는 도자기 그릇들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 공방 안에 고운 자태로 들어앉은 도자기들은 은은한 빛을 발한다. 도예촌을 돌아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온화하고 발걸음은 여유롭다. 사기막골 도예촌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영동고속도로 이천IC로 나가 3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길가에 커다란 도자기 조형물과 함께 '사기막골 도예촌'이라는 입간판이 떡하니 서 있다. 수백 개에 달하는 공방, 요장 등이 모여 있는 이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자기 도시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사기막골 도예촌은 이천을 대표하는 도자기 마을이다. 사기막골 도예촌이 자리한 동네 이름은 사음동이다. 1914년 사기막골과 절음리를 병합할 때 한 글자씩 따서 사음리(현재 사음동)라 부르게 됐다. 사기막골이라는 이름이 예부터 도자기를 구웠던 마을임을 보여준다. 이 지역은 옹기를 굽던 칠기가마가 밀집해 있던 곳으로, 지금은 여러 도예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사기막골 도예촌 입구에서 길을 따라 쭉 들어가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사기막골 주차장이 나타난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도예촌을 돌아보면 된다. 아니면 입구 쪽 '한국도자관'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이곳부터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계획이라면 후자를 추천한다. 한국도자관에서는 물레로 도자기 만드는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주말에는 이용자가 꽤 많은 편이라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먼저 예약을 해두고 기다리면 효율적이다. 한국도자관 매장을 둘러보며 기다리거나, 한국도자관에 자리한 카페에서 쉬고 있어도 된다. 다소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 도예촌을 한 바퀴 먼저 돌아봐도 좋다.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체험 안내자의 말을 듣고 사기막골 도예촌을 먼저 둘러보기로 한다. 넓은 길 양쪽으로 저마다 개성을 자랑하는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사기막골 도예촌 안에는 50여 개의 상점이 있다. 가게마다 특색이 있어 그냥 쑥 훑어보며 지나칠 수가 없다. 예술가들이 모인 곳답게 저마다 특별한 미적 감각을 뽐낸다. 그런 모습들이 모여 사기막골 도예촌만의 감성적인 풍광을 완성한다. 가게 외관만큼 형태도 다양하다. 한 작가의 작품만을 전시, 판매하는 상점이 있는가 하면,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곳도 있다. 전통적인 도자기는 물론 현대적인 감각의 도자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청자나 백자 같은 빛깔의 도자기가 있는가 하면, 알록달록 모던함이 더해진 도자기도 눈길을 끈다. 물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수천만 원에 이르는 대작이 있는가 하면, 몇만 원 혹은 몇천 원짜리 생활자기도 찾아볼 수 있다. 취향을 저격하는 상점 앞에서 자꾸 걸음을 멈춰 서게 된다.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젊은 층을 유혹하는 ‘무아공방’, 단아한 빛깔과 자태로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는 ‘식구기’ 등 취향이 이끄는 대로 들어가 본다. 사기막골 도예촌에서는 쭈뼛거리지 말고 과감히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구경만 하고 나간다고 눈총을 주지 않는다. 돌아다니다 쉬고 싶을 때는 도예촌 안쪽에 자리한 광장이나 군데군데 있는 카페를 이용하자. 한국도자관 안에는 ‘스노 몬스터’, 토루공방 옆에는 ‘카페 토루’가 있고, 카페 겸 쇼룸으로 운영 중인 ‘달레마노’도 있다. 도예촌 내 카페에서는 자연스럽게 안에 담기는 내용물만큼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에도 관심을 쏟게 된다. 이곳저곳 구경하다 보면 30분이 후딱 지나간다. 한국도자관에서 체험 차례가 되었다고 친절하게 전화로 알려준다. 체험장에는 연인, 가족, 친구 등 다양한 연령층의 체험객들이 모여 있다. 5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물레로 도자기를 빚는 장면은 언제 봐도 매혹적이다. 이 장면에서 거의 자동반사적으로 영화 <사랑과 영혼>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꽤 있을 테다. 물레 체험을 선택하면 먼저 접시, 그릇, 항아리, 꽃병, 화분 중 만들고 싶은 품목을 결정한다. ‘과연 초보자인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도예가의 지도하에 차분히 원하는 형태의 도자기를 완성해간다. 한 덩이의 흙이 물레 위에서 점차 모양을 갖춰간다. 물레가 돌아가면서 손가락의 작은 움직임에 따라 흙덩이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목이 긴 꽃병이 되기도 하고, 옆으로 넓적한 접시가 되기도 한다. 이 과정이 신기한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체험하는 어른들도 상기된 표정이다. 성형이 끝나면 작품에 나만의 그림을 그려 넣는다. 보고 그릴 수 있는 다양한 샘플 그림도 준비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 이니셜 정도만 넣고 그림은 그리지 않아도 된다. 어떻게 꾸미든 순전히 본인의 자유다. 완성된 도자기는 가마에서 구워 집으로 보내준다. 보통 3주 정도 걸린다. 체험비는 1인당 2만 원이며, 택배비는 별도다. 이천 도자기로 눈이 호강했다면, 이제 이천쌀밥으로 입이 호강할 차례다. 사기막골 도예촌을 지나는 경충대로(3번 국도)를 따라 이천쌀밥집이 늘어서 있다. 으리으리한 한옥부터 아담하고 소박한 집까지, 식당의 규모와 모습이 다양하다. 식당마다 내놓는 반찬의 가짓수와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갓 지어낸 새하얀 이천쌀밥을 내놓는 것은 똑같다. 이천쌀은 기후, 토양, 수질 등 여러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 품질이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진상미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1995년 이천쌀에 ‘임금님표’라는 차별화한 상표를 붙이기 시작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잡곡밥과 현미밥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이천쌀밥집에서만큼은 새하얀 쌀밥이 더 대접을 받는다. 언제부턴가 밥보다는 화려한 반찬들이 밥상의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지만, 이천쌀밥집에서는 여전히 밥이 확실한 주인공이다. 게장이나 고기 같은 반찬이 올라도 밥보다는 뒷전이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이천쌀밥이 상에 오르면 모두가 밥맛부터 보느라 정신이 없다. 한 숟가락 크게 떠서 호호 불어 입에 넣는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새하얀 밥 한 술에 생선 한 점, 김치 한 점, 나물 한 점, 차례차례 얹어 먹다 보면 밥 한 그릇이 뚝딱 사라진다. 뱃속이 뜨뜻하고 든든해진다. 사기막골 도예촌 주소 : 경기 이천시 경충대로 2995번길 49 일원 문의 : 설봉공원관광안내소 031-634-6770 1.주변 음식점 청목그릴정식 : 돼지불고기 그릴정식 / 이천시 경충대로 2849 / 031-637-9595 나랏님 : 이천쌀밥정식 / 이천시 경충대로 3052 / 031-636-9900 고미정(이천쌀밥집) : 이천쌀밥정식 / 이천시 신둔면 원적로89번길 140 / 031-634-4813, 031-634-0066 2.숙소 미란다호텔 : 이천시 중리천로115번길 45 / 031-639-5000 http://www.mirandahotel.com/renewal/index.asp 이즈호텔 : 이천시 이섭대천로 1229 / 031-637-8611, 031-637-8612 지산리조트 메이플콘도 :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산 28-1 / 031-638-5940 https://www.jisanresort.co.kr/condo/info01.asp 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9년 3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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