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하면 응당 서울을 떠올리겠지만 경남 창원에도 같은 이름의 거리가 있다. 1980년대, 도시 녹화를 위해 용호동 일대에 메타세쿼이아를 심은 것이 가로수길의 시작이 되었다고. 이후 메타세쿼이아가 울창하게 늘어선 길을 따라 예쁜 카페와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이곳은 창원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카페나 맛집을 찾아 가로수길을 방문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술적 감성이 깃든 특별한 공간들도 발견할 수 있다. 창원 가로수길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 나섰다면 모래아트스튜디오와 바인딩을 기억해 둘 것. 모래아트스튜디오는 가로수길 초입 대로변에 자리한 도자기 핸드페인팅 공방이다. 공방 입구를 장식한 화려한 도자 타일 작품 덕에 찾기 어렵지 않다. 40년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도예가 한경순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오랫동안 마마스핸즈라는 상호를 달고 있다가 올해 모래아트스튜디오로 이름을 바꿨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며 ‘작은 알갱이가 모여 하나의 예술을 완성’하는 도예의 특징을 담아 모래아트스튜디오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창원에서 도예 관련 교육과 전시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고 공방을 운영한 지도 오래돼 지역에서는 꽤 입소문이 났다. 덕분에 핸드페인팅 도자기를 구입하거나 체험하려는 사람들이 공방을 꾸준히 찾아든다. 공방 안에는 한 대표가 작업한 각양각색의 도자기 작품과 체험객들의 작품이 가득하다. 저마다의 개성이 깃든 도자기를 구경하노라면 ‘나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는 도전 의식이 샘솟는다. 모래아트스튜디오에서는 원데이 클래스로 누구나 쉽게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초벌이 된 접시나 머그잔 중 원하는 도자기를 선택해 체험을 진행하는데, 다른 기물을 원한다면 추가 요금을 내고 선택할 수 있다. 기물을 정한 후에는 스케치와 채색 작업이 이뤄진다. 스케치의 경우 자유롭게 나만의 작품을 그려도 되고, 자신이 없다면 공방에서 준비한 초급자 패턴을 따라 그려도 된다.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면 전사지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빨간 머리 앤이나 꽃 모양 등 여러 전사지 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 기물에 그대로 선을 찍어낸 후 채색만 하면 된다. 각자의 방식대로 채색까지 마친 작품은 후처리 과정을 마무리해 집으로 배송해 준다. 모래아트스튜디오는 지역 작가들과 함께 가로수길이나 창원의집 등 지역 대표 명소를 담은 다양한 전사지를 개발할 예정이다. 창원과 가로수길만의 특색을 살린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바람에서다. “재미있게 체험을 즐기는 동시에 그 결과물이 멋진 여행 기념품이 된다면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모래아트스튜디오를 가로수길, 넓게는 창원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자락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한 대표의 포부가 모래알처럼 반짝거린다. 모래아트스튜디오를 나와 메타세쿼이아가 시원하게 쭉쭉 뻗은 가로수길을 따라 기분 좋게 걷는다. 가로수길 유명 카페인 ‘1997영국집’이 보이면 골목으로 접어든다. ‘특별히 볼 게 있을까?’ 싶은 조용한 주택가 사이를 거닐다 보면 곧 아담한 갤러리 하나가 나타난다. 바인딩(BINDING)이라는 이름이 소박하게 걸린 갤러리는 주택의 반지하를 개조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 주택가에서 튀지는 않되 갤러리로서의 존재감은 충분히 과시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 이 공간은 스스로를 예술로 소통하는 ‘아트 커뮤니케이터’라 소개하는 정진경 작가가 만들었다. 창원에서 활동 중인 그는 2019년, 방치되어 있던 창고를 지역의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하는 소통의 장이자 실험 공간인 바인딩으로 변신시켰다. 인적 드문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작은 규모의 갤러리지만 바인딩에서는 기획전, 대관전 등 연중 전시가 이뤄지고, 관람객의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바인딩을 만든 정 작가도 이런 호응이 놀랍다고. 바인딩은 지역 작가들에게는 자유롭게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선보이는 공간으로, 지역민들과 여행객들에게는 다양한 예술을 편하게 접하는 공간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바인딩은 무인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관람객이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어떤 선입관도 갖지 않은 채 자기만의 방식으로 오롯이 작품에 빠져드는 시간을 제공하고 싶은’ 정 작가의 의도가 담긴 방침이다. 관람객은 방문 전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문의하거나 갤러리 문 앞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바인딩은 단순히 갤러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갤러리 맞은편에는 바인딩이라는 이름이 걸린 또 하나의 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정 작가의 작업실이자 지역 작가들과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공간이다. 그는 바인딩이라는 이름으로 뜻이 맞는 지역 작가들과 함께 활발한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며 작가들에게는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또한, 진해구 돌산마을 미술 프로젝트, 문신미술관 꿈다락 문화예술학교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통해 산업 도시 창원에 예술적 이미지를 더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모래아트스튜디오 - 장소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로239번길 4 지하 1층 - 문의 : 0507-1446-1149 - 운영시간 : 11:00~19:00(월요일 휴무) / 원데이 클래스는 주로 토요일과 월요일에 진행, 사전 문의 요망 - 체험 프로그램 : 도자기 핸드페인팅 원데이 클래스 3만 원(기본 접시 또는 머그잔 기준) 바인딩 - 장소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외동반림로258번길 15 지하 1층 - 문의 : 0507-1325-9614 - 운영시간 : 11:00~20:00(수요일 휴관) / 전시에 따라 휴관일, 시간 등 변동 가능하니 사전 문의 요망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bind__ing - 그랜드시티호텔 창원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78 / 055-262-9090 / www.grandcityhotel.co.kr - 프라임호텔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로 102 개나리종합상가 4층 / 055-264-6800 / www.hotelprime.co.kr - AT비지니스호텔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로 102 개나리종합상가 5층 / 055-266-3600 / http://athotel.kr - 모루식당 창원점 : 카레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로265번길 7 / 055-606-5656 / www.instagram.com/moru_changwon - 브레드웜 : 밤식빵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지로245번길 16-1 / 055-262-7957 - 포숑 : 분짜·쌀국수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용호로 109 / 055-261-8887 (글, 사진) 여행작가 김수진 ※위 정보는 2023년 1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