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식물원은 연둣빛이다. 포천 영북면 산정리에 자리한 평강식물원에 여름 소식이 찾아들었다. 아이리스, 수련 등 수줍은 꽃들이 식물원 곳곳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경기도 최북단에 자리한 평강식물원은 각종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로 거듭나면서 더욱 화사해졌다. 우물목 마을의 평강식물원은 5,0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들을 보듬고 있는 생태식물원이다. 한 한의사가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산을 되찾기 위해 7년 동안 애정을 쏟아 조성했으며, 화려하고 예쁘게 정돈된 식물원이 아닌 옛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쉼터가 되고 있다. 평강식물원은 최근 각종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MBC 주말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에서 단골 배경으로 등장했다. 식물원 안에 세트장이 마련됐으며,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사물의 소리를 상상하며 산책하는 장면 등이 카메라에 담겼다. 평강식물원은 이 외에도 <로드 넘버원> <두 여자>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식물원은 6월부터 KBS 월화 드라마 <빅> 이 촬영되며 드라마 속 화원의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들꽃동산과 암석원의 여름 풍경이 안방에 전해질 예정이다. 이어 7월에 방송될 수목 드라마 <아랑 사또전> , SBS <짝> 등을 통해서도 그 아늑한 산책길이 소개된다. 넓고 커다란 규모는 아니지만 평강식물원은 각각 개성 넘치는 12개의 테마 정원을 갖추고 있다. 6월, 식물원의 가장 아름다운 로맨스는 연꽃정원에서 피어난다. 연꽃정원은 식물원 안에서 사람의 손길을 듬뿍 받은 공간이다. 크고 작은 연못에 물에서 피는 차우엔바수, 루시데 등 50여 종의 수련과 숙근초들이 어우러진 고급스런 정원으로 꾸며졌다. 가장 예쁜 수련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는 6월이다. 수련은 오후 3시가 지나면 꽃잎을 닫기 때문에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다. 연꽃정원과 함께 식물원의 여름을 단아하게 장식하는 곳이 습지원이다. 개구리와 물새가 여유롭게 뛰노는 습지원에는 부채붓꽃, 노랑꽃창포 등이 한가득 피어난다. 물이 많아 우물목이라 불렸던 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테마원으로, 습지원 사이에 200m의 산책로를 조성해 코앞에서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버들치, 붕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를 볼 수 있으며, 왜가리와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야생 조류들이 함께 노니는 정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 벤치에 앉아 아기자기한 습지원을 내려다보는 것 자체가 아늑한 휴식이 된다. 이 밖에 식물원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는 암석원이다. 울퉁불퉁한 암석들 사이로 백두산, 히말라야 등에서 서식한다는 고산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이곳 암석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다. 테마원 안에 작은 폭포와 연못을 조성했고, 땅 밑에는 기온 유지를 위한 특수 장치를 설치해놓았다. 작은 언덕 같은 암석원을 거쳐 오르면 들꽃동산, 고산습원, 고층습지가 이어진다. 들꽃동산에서는 여름날의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고산습원과 고층습지는 작지만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을 지녔다. 고산습원은 한라산 습지를 재현했고, 고산습원 지나 나타나는 고층습지는 백두산 장지 연못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지대 습한 땅에서 자라나는 진귀한 식물들이 옹기종기 그 숨은 자태를 뽐낸다. 소나무가 무성한 작은 오솔길을 지나면 식물원의 또 다른 면을 엿볼 수 있는 습지원 전망대가 나타난다. 다람쥐들이 뛰노는 전망대에서는 만병초원, 습지원, 잔디광장에 이르는 식물원의 정경이 내려다보인다. 습지원 위쪽으로는 아기자기한 테마원이 모여 있다. 사람들의 재잘거림도 이곳에서 한껏 두드러진다. 백두대간에 피어나는 야생화를 전시한 자생식물원, 울창한 숲과 냇물 사이로 녹색 이끼가 가득한 이끼원, 만 가지 병에 쓰인다는 약초를 모아놓은 만병초원, 고사리 등 양치식물만 모아놓은 고사리원 등 재미있는 볼거리가 널렸다. 젊은 연인들은 흰 꽃들이 만발한 화이트가든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모습을 연출한다. 식물원을 여유롭게 둘러보는 데는 두세 시간이면 족하다. 해오라기난초, 뻐꾹나리 등 보기 드문 식물들에는 작은 팻말을 붙여놓아 이해를 돕는다. 식물원 내에 자리한 레스토랑 '엘름'에서는 직접 재배한 채소와 식물을 사용해 약선산채정식 등 몸에 좋은 약선요리를 내놓고 있다. 평강식물원에서 포천의 명승지인 산정호수, 명성산, 백운계곡이 승용차로 불과 5~10분 거리다. 산정호수가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지 40년, 오랫동안 투박했던 호수는 조각공원이 들어서며 모양새가 제법 단아해졌다. 사람이 호수에서 걸어 나오는 형상의 <무제> 조각은 어느새 산정호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조각 작품들은 햇살이 쨍하고 호수의 분수가 쏟아지는 날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평강식물원뿐 아니라 산정호수 일대도 한 편의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다. 두 자매의 애증을 그린 <신데렐라 언니> 의 한옥 세트장이 산정호수 인근에 있다. 자매의 눈물은 새벽녘이면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뒤섞여 안방극장을 아득하게 적셨다. 드라마 속 술도가를 배경으로 출연진이 연일 들이켜던 게 막걸리다. 하룻밤 묵을 요량이면 포천의 명물 이동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것도 꽤 운치 있을 듯하다.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강일 IC에서 구리, 퇴계원 방향 → 퇴계원 방향 47번 국도 → 수입사거리에서 운천, 신철원 방향 좌회전 → 낭유사거리에서 산정호수 방향 좌회전 → 낭유고개 → 한화리조트 방향 좌회전 → 정항동 입구 → 평강식물원 * 대중교통 강남, 동서울, 수유터미널에서 운천행 버스를 이용한다. 운천터미널에서 내려 영북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10번 버스를 타고 20분쯤 가면 평강식물원에 닿는다. 71, 138-6번 버스를 타면 우물목 입구에서 하차해 20분쯤 걸어 들어간다. 운천터미널 앞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요금이 1만 원 정도 나온다. 2. 관람안내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668 개장시간 : 오전 9시~오후 7시(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입장료 : 어른 6,000원, 청소년 5,000원, 아동 4,000원 문의 : 031-531-7751 www.peacelandkorea.com 3. 주변 음식점 레스토랑 엘름 : 영북면 산정리 식물원 내 / 약선산채정식 / 031-531-7751 함병현 김치말이국수 : 내촌면 내리 / 김치말이국수 / 031-534-0732 김미자 할머니 갈비 : 이동면 장암리 / 이동갈비 / 031-531-4459 4. 숙소 로뎀하우스 : 영북면 산정리 / 031-533-4084 www.minpark.net 산비탈펜션 : 영북면 산정리 / 010-3654-3991 www.sanbital.com 잔디밭펜션 : 영북면 산정리 / 031-531-2389 글, 사진 : 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 ※ 위 정보는 2014년 4월에 갱신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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