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하동의 봄은 다채로운 색깔로 빛난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들녘은 생명력을 품은 황토색이고, 섬진강은 하늘보다 파랗게 흘러내린다. 십리벚꽃길에는 하얀 꽃 터널이 눈부시고, 매화꽃이 진 자리엔 연두색 매실이 맺힌다. 그 모든 색깔을 압도하는 것은 초록이다. 눈길이 닿는 언덕과 산자락마다 초록색 차밭이 가득하다. 차밭 사이로 이어진 천년차밭길은 하동의 봄을 만끽하는 최고의 길이다. 하동 천년차밭길은 차 향기 그윽한 산책길로 유명하다. 차 시배지에서 신촌 차밭, 천년 차 나무 후계목을 거쳐 정금 차밭에 이르는 2.7㎞ 구간으로 언덕과 차밭을 잇는 데크길과 좁은 마을길로 이루어져 있다. 제법 경사가 있지만 길이 험하지 않고 도보 50분 정도의 코스로 걷기에 딱 좋다. 차 시배지 입구에 위치한 하동야생차 박물관은 차의 역사와 하동의 차밭에 대해 알려주고 다도와 제다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인데 현재는 휴관 중이다. 천년차밭길은 쌍계사 인근에 위치한다. 화개 장터에서 쌍계사를 잇는 십리벚꽃길은 도로 옆으로 벚나무 고목이 즐비하게 이어져 봄철이면 꽃 대궐을 이룬다. 3월 하순에서 4월 초까지 황홀한 꽃 터널을 감상할 수 있다. 벚꽃 시즌에 천년차밭길을 찾는 것도 좋지만 최고의 시기는 5월이다. 상록수인 차 나무는 사철 푸르지만 5월 새 순이 돋아날 때면 더 산뜻한 초록빛을 띄어 가장 예쁘다. 하동의 차밭은 경사가 심한 언덕에 계단식으로 일궈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차밭 중간에 불쑥 불쑥 솟은 바위, 야트막한 차 나무, 그 뒤로 근사한 배경이 되어주는 대밭까지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하동 야생 차밭 고유의 멋을 보여준다. 차 시배지에는 기념비와 안내판 등이 여럿 서 있다.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차나무 씨앗을 가지고 돌아왔으며 임금의 명으로 지리산 아래 씨앗을 심었다고 한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에서 차 나무를 재배한 것이 1200년 이상 된 오랜 역사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차 시배지와 오래된 차밭 사이를 연결하는 길을 ‘천년차밭길’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 시배지를 출발해 대숲을 통과하는 데크길을 지나다 보면 시멘트 포장된 마을길로 이어진다. 비탈진 곳에 좁고 긴 계단처럼 형성된 차밭을 지나 언덕길을 내려가면 신촌마을과 신촌차밭이 나온다. 화개천 쪽으로 다가갈수록 차밭 경사가 완만하고 넓어진다. 신촌마을 옆은 도심 마을인데 다원 8경 중 하나인 도심다원과 천년차나무 후계목이 있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을 골라 8경, 10경이라 칭하는 곳이 많은데, 하동은 차밭이 아름다운 곳 8군데를 골라 ‘다원 8경’을 선정했다. 차 시배지, 명원 다원, 고려 다원, 도심 다원, 쌍계 야생 다원, 한밭 다원, 매암 다원, 정금 차밭 등 8곳 가운데 천년차밭길에서는 차 시배지와 도심 다원, 정금 차밭 3군데를 볼 수 있다. 도심다원은 근사한 차밭과 전망대가 있다. 바로 근처에 천년차나무 후계목이 있으니 걷기를 잠시 멈추고 쉬어가는 것도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최고(最古) 차 나무를 하동에서는 ‘천년차나무’라고 부르는데 2011년에 동해로 수명이 다하였고, 천년차나무 근처에 있는 차나무 가운데 유전 형질이 비슷한 나무 15개체를 후계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후계목이라고 하여 어린 나무는 아니다. 최소 수령 100년부터 500년으로 추정되는 고목들이다. 도심다원을 지나 산길을 넘어가면 천년차밭길의 마지막 지점인 정금 차밭이 나온다. 차밭 맨 꼭대기에 정자가 마련돼 있다. 정자 마루에 오르면 차밭은 물론 아담한 정금마을과 지리산 자락까지 시원하게 펼쳐진다. 차밭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최고의 사진 촬영지다. 하동은 섬진강과 화개천이 가까이에 있어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밤낮의 기온차가 커서 차를 재배하기에 좋은 자연조건을 갖췄다. 천년차밭길 구간 외에 화개면과 악양면 곳곳에 크고 작은 차밭과 다원이 포진해 있다. 마음에 드는 다원을 찾아가 향긋한 차 한 잔과 눈부신 봄날의 차밭을 감상해 보자. 3 여행 팁 - 차를 가져간다면 하동야생차 박물관이나 켄싱턴리조트 지리산하동점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켄싱턴리조트 바로 옆이 차 시배지다. 정금 차밭에서 걷기를 시작할 경우 정금 새마을회관이나 정금 다원으로 찾아가면 된다. 다원마다 직접 생산한 차를 판매하며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글 : 여행작가 김숙현 사진 : 한국관광공사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4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mo{display:none;} @media screen and (max-width: 1023px){ .mo{display:block;} .pc{display: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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