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순천만과 국가정원만 보고 순천을 떠나기엔 아쉽습니다. 원도심 매산등 언덕의 100년 전 근대 유산부터 옛 성곽의 기억을 품은 남문터광장, 순천만 들녘에 오붓하게 들어선 초가 문학관까지. 그저 지나치기엔 아까운 믿음과 역사, 문학의 숨결을 따라 순천의 색다른 반전 매력을 찾아 떠나봅니다. 📖 역사와 문학의 숨결이 가득한 순천의 여행지 📖 -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 근대 선교와 교육·의료의 발자취를 만나는 박물관 - 남문터광장: 옛 순천부 읍성의 기억을 품은 원도심 문화 공간 - 순천문학관: 김승옥과 정채봉의 문학 세계를 만나는 초가 문학관 순천 원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매산등은 근대 순천의 교육과 의료, 종교 활동이 아늑하게 뿌리내린 언덕입니다. 긴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뾰족한 지붕 구조가 돋보이는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전남 동부 지역의 개신교 전래 100주년을 기념해 2012년에 문을 연 이곳은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의 헌신적인 발자취와 지역의 근대사를 한눈에 품어 낸 공간입니다.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선교사들이 남긴 빛바랜 사진과 문서를 시작으로 풍금, 타자기, 청진기, 수동 세탁기와 오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생활 유물이 이어집니다. 종교 활동을 넘어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주민들과 삶의 온기를 나누었던 당시의 일상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특히 목사이자 의사로서 광주와 전남 동남부 일대를 오가며 순천 선교의 든든한 초석을 놓았던 클레멘트 C. 오웬 선교사의 기록은 깊은 여운을 전합니다. 한국 초기 예배당의 모습을 그대로 본뜬 ‘ㄱ자 기도실’ 역시 인상적입니다. 남녀의 자리를 엄격히 나누던 당시 사회 관습과 새로운 서양 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옛 건축 구조로, 십자가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묵상의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에는 매산등 성지순례길을 따라 가벼운 산책에 나서기 좋습니다. 인근에는 순천 구 선교사 프레스턴 가옥, 코잇 가옥, 조지와츠 기념관, 1910년대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 세워진 외국인 어린이학교 등 고풍스러운 국가등록문화유산들이 울창한 수목 사이에 조화롭게 모여 있습니다. 선교와 교육, 의료가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마을을 이루었던 근대 순천의 고즈넉한 풍경 속을 걸으며 잊고 지낸 신념과 헌신의 의미를 차분히 되새겨보시길 바랍니다. 순천시 기독교역사박물관 -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시 매산길 61 - 운영 시간: 09:00~18:00 ※ 매주 일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문의: 061-749-4532 순천 원도심의 중심인 중앙로와 옥천이 만나는 자리에 순천부읍성 남문터광장이 환하게 펼쳐집니다. 이곳은 조선 시대 순천부읍성의 남문과 문루였던 연자루가 있던 역사적 터전입니다. 옛 성문을 그대로 복원하는 대신, 실제 성벽 터를 따라 돌을 쌓아 올린 성벽 복원구간과 회랑, 수직 기둥이 선명한 ‘신연자루’ 등 현대적인 건축 언어로 성곽의 공간감을 근사하게 재해석했습니다. 광장 진입로에서는 순천의 독립운동가 박항래 의사의 흉상이 묵직한 울림을 전합니다. 1919년 4월 7일 순천 장날, 이곳 연자루에 올라 목놓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고문 후유증으로 순국했던 그의 숭고한 기개를 온전히 기억하기 위해 바로 이 터에 흉상을 세웠습니다.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서면 아늑하게 둘러싸인 야외광장이 반겨줍니다. 붉은 곡선 계단과 흰 차양, 신나는 영상이 흐르는 미디어 타워가 초록 잔디와 어우러져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나무 스탠드와 캠핑 의자에 누워 여유를 즐기기 좋아, 평소에는 시민들의 다정한 휴식처가 되고 주말이면 화려한 공연과 문화 행사가 열리는 열린 마당이 됩니다. 관람을 마친 뒤, 잔잔한 옥천 물길을 따라 낭만적인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버드나무 그늘 아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묵직한 역사의 기억과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교차하는 남문터광장만의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남문터광장 -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시 중앙로 93 - 운영 시간: 09:00~18:00 ※ 매주 일요일, 법정공휴일 휴무 - 문의: 061-746-2915 순천만습지로 이어지는 고즈넉한 들녘길을 따라가다 보면 낮은 초가지붕들이 옹기종기 어깨를 맞댄 순천문학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흙빛 토담과 아담한 장독대, 바람에 춤추는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정경은 화려함 대신 시골 외갓집 같은 다정함을 품고 있습니다. 2010년에 문을 연 이곳은 순천의 풍요로운 자연을 젖줄 삼아 피어난 한국 문학의 두 거장, 소설가 김승옥과 동화작가 정채봉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아홉 채의 초가 중 가장 먼저 발길을 끄는 곳은 '김승옥관'입니다. 1960년대 한국 소설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현대 문학의 지평을 넓힌 작가의 친필 원고와 초판본, 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 상패가 정갈하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으로 활약했던 그의 다재다능한 흔적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소설 《무진기행》을 영화화한 〈안개〉의 시나리오 각본과 직접 연출한 영화 〈감자〉의 옛 영사기, 메가폰, 빛바랜 영화 간판 등이 아날로그 감성을 더합니다. 전시관을 나와 문득 들녘을 바라보면, 소설 속 무진(霧津)을 감싸 안던 특유의 아련한 안개가 금세라도 밀려올 듯합니다. '정채봉관'에 들어서면 마음이 맑고 따스해집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훗날 안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오세암〉의 원작자이기도 한 정채봉 작가의 온기가 깃든 곳입니다. 서까래 아래로 그의 안경과 부채, 친필 원고가 소박하게 전시되어 있으며, 생전 그가 사용하던 책상과 찻상으로 꾸민 서재 공간은 금방이라도 작가가 돌아와 글을 쓸 것만 같은 생동감을 줍니다. 절친했던 법정 스님과 주고받은 서신과 묵주에서는 그가 평생 품어온 정결한 영성이 느껴집니다. 전시관을 모두 돌아본 뒤 초가 사이 돌담길을 천천히 거닐어 봅니다. 순천문학관은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소형 무인궤도차(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역에 내려 순천만 갈대열차로 갈아타는 이색 여정의 중간 길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순천의 드넓은 자연이 어떻게 이토록 눈부신 문학적 감수성으로 승화되었는지, 그 고요한 울림을 가슴 깊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순천문학관 - 주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순천시 무진길 130 - 운영 시간 [11월~2월] 08:00~17:00 [3월~4월, 9월~10월] 08:00~18:00 [5월~8월] 08:00~19:00 ※ 매주 일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휴관 - 문의: 061-749-3114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글, 사진은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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