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는 미석 박수근 화백의 고향이다. 1914년 태어난 그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02년에 개관한 박수근미술관은 화백의 생가터에 조성한 미술관으로 오는 8월 3일까지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 특별전이 열린다.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박수근 화백의 작품 108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찾아가 본다. 2007년 3월 그림 한 점이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45억 2,000만 원이라는 최고가를 경신하며 낙찰되었다. 박수근의 작품 <빨래터>다. 2006년 <노상>이란 작품이 10억 4,000만 원, 이듬해 3월 <시장의 사람들>이 25억에 낙찰된 뒤 이어진 기록 경신이었다.한국 미술계를 뒤흔든 박수근 화백. 그의 작품을 둘러보기 전에 그의 생애를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박수근은 1914년 현 박수근미술관이 위치한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한국 근현대사의 힘겨운 시절을 고스란히 안고 살았다. 그가 태어날 당시 가정 형편이 부유했지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급속히 기울었다. 성인이 되어서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다. 그는 가난 속에서도 고달픈 작가의 길을 걸었다. 어렸을 적 밀레의 작품 <만종>을 보며 키웠던 화가의 꿈을 모질게 이어갔다. 26세 되던 해에는 인생의 가장 큰 동반자이자 반려자를 만났다.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고는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로는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귀여운 당신을 내 아내로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겠습니다. 내가 이제까지 꿈꾸어오던 내 아내에 대한 여성상은 당신과 같이 소박하고 순진하고 고전미를 지닌 여성이었는데, 당신을 꼭 나의 배필로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약혼 전 아내 김복순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프러포즈가 담겨 있다.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작품 <빨래터>는 박수근 화백이 그녀를 처음 봤던 장소라 하니 작품의 의미마저 되새겨보게 된다. 결혼 후 평양의 도청 서기직을 거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박수근은 한국전쟁을 겪게 된다. 한국전쟁은 그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다. 공산 치하에서 신변에 위협을 느낀 그는 혈혈단신 남하했다. 아내 김복순은 남매를 데리고 피난을 내려왔다가 서울 창신동에서 남편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이후 박수근은 미군부대 PX에서 초상화 그려주는 일을 하며 붓을 다시 들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 1956년까지 국전과 대한미술가협회전에 출품해 여러 작품이 입상을 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삶도 별로 나아진 게 없었다. 그에게 병마가 찾아들었고, 1965년 예술혼을 한창 불태울 51세의 나이에 눈을 감았다. 2002년에 개관한 박수근미술관은 미술관 자체가 화가와의 만남을 만드는 통로여야 한다는 모토로 설계되었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에서 주로 보이는 색감과 질감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짙은 화강석을 켜켜이 쌓아 지었다.관람 동선은 전시공간인 1관과 2관으로 이어지지만, 1관을 둘러본 뒤 전망대, 빨래터와 자작나무 숲, 박수근 화백 부부의 묘소를 거쳐 2관을 둘러보면 그의 작품뿐 아니라 생애와 삶의 흔적까지 온전히 살펴볼 수 있다. 제1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기념전시실이다. 박수근 화백의 생애와 그의 유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의 안경과 연적 등 유품뿐 아니라 자녀를 위해 만든 스크랩북 등이 영상과 어울려 그의 생애를 더듬게 한다. 1관과 2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출품작과 개인 및 박수근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등 총 108점이 전시된다. 유화, 수채화, 목판화 등 분야도 다양하다.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흔히 가장 한국적이고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빨래터> <노상> <절구질하는 여인> <애기 업은 소녀> 등 그의 그림에는 1950~60년대 한국인의 질박한 삶이 녹아 있다.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 그가 붓으로 그려낸 작품세계는 말 그대로 그의 궁핍했던 시절을 대변했다. 또 궁핍했지만 당차게 살아나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래서 그의 그림 속에는 일하는 여인, 광주리를 이고 가는 여인, 아기를 업은 여인의 모습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또 하나, 박수근의 작품에는 그의 가족이 담겨 있다. <절구질하는 여인>은 아내 김복순을 모델로 했고, <애기 업은 소녀>는 딸과 아들을 모델로 삼았다. 전쟁통에 이별과 만남을 거듭하다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한 후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는 다짐 속에 그린 작품이 <장남 박성남>이다. 힘든 삶 속에서도 놓칠 수 없었던 가족의 모습이 오롯이 남아 있다. 1관을 둘러보고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 박수근 화백의 동상이 있다. 창신동 집에서 촬영한 사진 속 모습 그대로다. 무릎을 접은 채 두 손을 맞잡은 모습이 온화하고 따뜻하다. 전망대를 지나 울창한 숲을 지나면 박수근 화백 부부가 잠들어 있는 묘소로 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100m 정도 이어지는 숲길이 제법 오붓하다. 부부가 함께 잠든 묘소에 누군가 가져다놓은 꽃 한 다발이 놓여 있다.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 특별전은 오는 8월 3일까지 열린다. 평일(화~금)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주말(토~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4시에는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백자는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그릇이다. 백자로 잘 알려진 곳은 경기도 광주와 이천, 여주다. 하지만 강원도 양구도 백자의 고장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구는 질 좋은 백토가 많이 나 조선시대 왕실의 백자를 생산했던 분원에 백토를 공급했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600년 넘는 세월 동안 백자를 생산해왔다. 양구 백자의 역사를 실감할 수 있는 유물이 있다. 일제강점기 금강산에서 발굴된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다. 이 사리장엄구는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인 1391년 새로운 왕조의 건립을 기원하며 봉안한 것이다. 사리장엄구 가운데 사리외함이 백자로 만들어졌는데, 백자의 굽에 '방산사기장 심룡'이란 글자가 음각되어 있다. 바로 양구 방산에서 만들어졌음을 알려준다. 양구의 백자 가마터는 방산면 일대의 장평리, 칠전리, 송현리, 금악리, 오미리 등 6개 지역과 양구읍 상무룡리 등 7개 지역으로 40여 기의 가마터가 확인되었다. 그중 금악리와 장평리, 송현리, 상무룡리 가마터는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 중기로 접어들면서 경기도 광주에 분원이 들어서자 양구에서의 백자 생산은 중단됐고, 백자의 원료인 백토를 물길과 육로를 통해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양구백자박물관은 백자 작품을 전시해놓은 전시실과 백자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실로 나뉜다. 전시실에는 백자청화초화문호, 백자황금진사홍시문호 등 백자 작품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였을 백자병, 요강, 사발, 연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체험실에서는 양구 백토를 이용해 물레성형 또는 코일링으로 머그컵이나 접시를 만들어볼 수 있다. 박수근미술관 주소 : 강원 양구군 양구읍 박수근로 265-15 문의 : 033-480-2655
http://www.parksookeun.or.kr/
양구백자박물관 주소 : 강원 양구군 방산면 평화로 5182 문의 : 033-480-2664
http://www.yanggum.or.kr/
1.주변 음식점
전주식당 : 촌두부전골, 돼지고기김치찌개 / 양구군 양구읍 비봉로 91-23 / 033-481-7922 시래원 : 시래기정식 / 양구군 남면 봉화산로 457 / 033-481-4200
청수골쉼터 : 산채비빔밥 /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 70-2 / 033-481-1094
2.숙소
현대모텔 : 양구군 양구읍 관공서로 15-1 / 033-482-1234
KCP호텔 : 양구군 양구읍 파로호로 993-19 / 033-482-7700
http://www.yanggukcphotel.com/
양구테마모텔 : 양구군 양구읍 비봉로 46-20 / 033-482-3113
http://blog.naver.com/eodk6302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위 정보는 2014년 5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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